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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철호의 사는 이야기> 내 삶의 맛
최철호  |  webmaster@city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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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3.11.09  09:4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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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에 대한 느낌이 무엇일까? 무슨 맛인지 내가 맛을 볼 수가 없는 것인지 아니면 그것을 맛볼 수 있는 내 감각이 그런 대상에 대한 맛을 볼 수 있는 본능을 애초에 지니고 있지 않은 것을 내가 허위의식에 취해서 지금껏 아는 양, 행복한 양하면서 맛본 듯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맛이나 느낌은 감각적인데 비해 삶의 가치는 추상적인 것이라 추상적인 것의 가치의 맛이란 결국 은유적인 표현이 될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어느 날은 밤늦도록 책을 보지만 사실은 그것도 내가 취해서 보는 것이 아니고, 그저 매달아 놓고 고문하듯 하는 공부지만 몸이 지치고, 집중력이 떨어질 때쯤이면 내 삶의 맛이 뭘까? 하며 생각할 시간이라도 주니 그나마 위로가 됩니다. 이쯤에서 삶의 가치를 내가 만들어 가고 그 기반 위에서 내가 살아가고 있거니 하는 자위의 의식이 싹트는 것이라고 여깁니다.

어떤 때는 취미생활인 요즈음 배운 견지낚시에 빠져 종일 계곡 여울에 몸을 담그고 몸이 지칠 때까지 잡념없이 도락에 빠져 몰입하지만 나이 들어가는 몸이 내 뜻대로 움직여 주지 않으니 그도 원 없이 하긴 틀리기도 하지만 차분하게 침잠해가는 맛이 있으니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 멀게 느껴져 낯선 집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은 날도 있습니다. 때때로 다가오는 낯익은 것들과 헤어짐을 익숙하게 받아들이는 것이 내 삶의 성숙에 도움이 되는 듯 합니다. 마치 여행이 내게 항상 그런 느낌을 주는 것처럼.

내 삶의 맛은 다른 사람들의 삶을 보며 그저 내 삶은 그래도 나으니 그렇고 그런 맛이려니 늘 짐작할 뿐입니다. 행복하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말고 자신만의 기준으로 살라 하지만 어찌 사람들 속에 살면서 남을 보지 않고 살겠습니까?

이 넓고 넓은 세상에서 하고 많은 사람들 중에 끼워져 있으면서 나 자신을 느끼지 못하고 남에게 기대여 그들이 무슨 내 거울이라도 되는 양, 쇼윈도에 날 비추듯, 그들이 내게 무슨 그럴 의무라도 있는 양 힐끗거리며 내가 날 보지 못하고 뒤돌아 보기만 하면서 살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사실 그들도 내 앞의 들꽃이나 풀, 나무들처럼 그냥 서 있었을 뿐이었는지도 모릅니다.

현실의 내 일상은 곁에 있는 사람들에게 날 비춰보는 일에 익숙해지며, 나는 내 곁에 오는 사람들에게서 만 내 삶을 느끼는 외눈박이 장애인이 된 듯, 그들에게 갖은 경칭과 애교와 미소를 보냅니다. 불필요하고 잔망스러운 눈길에 천박한 직관으로 성냥개비를 쳐대듯 해가며 불을 지핍니다. 아무런 불씨를 가지지도 못하고 재로 빚어진 손을 내밀고, 공명하는 유리병 같은 심장으로 그들의 소리를 되받아 보낼 준비를 하고 웃습니다. 그러고도 나는 그들이 내게 보낸 몸짓들이 내 삶의 평가라고 깊은 밤이 되면 혼자 몰래 내게 편지를 씁니다.

밤에 혼자 몰래 편지를 쓰는 것은 내가 밤마다 만드는 나의 허상을 누군가 무너뜨릴지 모를 불안감과 이 사이비 종교의 밀교 같은 의식에 취한 나를 누군가에게 들키지 않으려 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하지만 이조차도 아직은 내가 어디쯤에선가 날 스스로 볼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어서 기도하듯 하는 것일 것입니다.

내가 날 보지 못하고 사람들에게 흘금거리며 비추어진 날 보지만 날 따라다니는 내 그림자는 누굴 비추어 만든 빛의 어둠일까? 아마 내 그림자도 스스로를 보지 못할 것입니다. 누구에게 비추어 볼 본인도 없으니...... 내 삶은 그렇게, 어느덧 그림자의 그림자처럼 되돌아 비추어볼 본질 없는 것이 된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나와 상관없는 타인들과 세계가 날 둘러싸고 있다 할지라도 내 삶의 행복은 내가 선택한 것을 해내는 만족감에 있을 것입니다.

 

   
▲ 최철호 원장

<필자소개>

청석학원 원장 최철호(전 경기도학원연합회장)

* 학력
- 한국방송통신대학교 11개학과 졸업 
 (경영학, 영어영문학, 법학, 국어국문학, 행정학, 문화교양학, 
  교육학, 청소년교육학, 중어중문학, 일본학, 관광학)
- 한국방송통신대학교 행정학 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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