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가정은 모두 모습이 비슷하고, 불행한 가정은 모두 제각각의 불행을 안고 있다."
-- 톨스토이의 안나까레니아 중에서--

​길을 걸으며 스스로 행복한가 하며 자문해 봅니다. 위에 문장은 톨스토이의 소설 안나까레니아의 첫 문장입니다. 오전에 듣던 행복론 강의에서 인용된 문장입니다. 행복한 사람에겐 뭔가 공통점이 있답니다.

저보고 저 문장을 해석하라고 하면 모든 사람이 행복을 받아들이는 조건은 단순한 반면 불행한 사람의 조건은 더 복잡하고 이유 또한 많다는 것입니다. 이는 사람들이 삶의 조건들 중에 행복의 조건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이 적은 반면 불행의 조건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은 훨씬 많다는 뜻으로 느껴집니다. 달리 표현하면 욕망을 충족시킨 부분 보다 충족되지 못한 욕망에 더 마음을 쓰고 있다고 여겨집니다.

​전 세계 행복론을 연구한 학자들의 통계에 따르면 행복감을 느끼는 연령 분포는 U형의 형태를 띤다고 합니다. 10대에서 행복감이 높고 20대, 30대, 40대를 거치면서 낮아지다 60대에 도달하면 높아진다고 합니다.

행복감을 느끼기 위해서는 목표가 있는 삶, 성취에 대한 자부심, 자신만의 고요함 등이 있지만 대체적으로 60대 이상 나이가 들면 사람들은 안정감있게 정서적 상태를 유지하는 것으로 삶의 목표가 바뀌게 된다고 합니다. 나이가 들면서 얻게 되는 지혜입니다.

​맞는 것 같습니다. 불편한 관계를 해소하려 노력하기 보다 좋은 사람들과 좋은 일을 하려고 노력하려고 집중하는 것이 행복을 위해 도움이 된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나이가 들면서 젊은 날 느꼈던 무료한 일상성에 대한 새로운 인식이 싹트는 것 같습니다. 프르스트의 소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서 보여주는 잃어버린 일상성에 대한 성찰 같습니다.

마치 삶이 무료하다고 푸념하던 사람이 암판정을 받고 사망선고를 받으면 그에게 닥친 하루 하루가 얼마나 소중한지 새삼 깨닫게 될 것 같습니다. 저도 주변 지인들의 사망 소식을 들을 때마다 저도 꼭 죽어야 될 날이 대강 어느 정도 남았는지를 가늠합니다. 그렇다고 무슨 대단하게 열심히 사는 것은 아니고 그저 제 일상성을 되돌아 보고 성찰하려는 노력입니다. 떠난 것들이 다시는 오지 않는다는 것을 실감하며 느끼는 감정입니다.

행복은 내 삶을 예술작품처럼 액자에 넣어 스스로 전시하고 스스로 감상하는 주관적인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여러 사람 앞에 나를 들어내 보이며 존재감을 과시하려는 욕구를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스스로에게 자족하는 스스로에 대한 믿음입니다. 결국 행복을 담는 그릇은 자기 자신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행복은 어떤 조건이 충족되면 얻어지는 자연스런 작용이라기 보다는 내게 오는 사물이나 느낌들을 바라다보는 의지의 시선인 것 같습니다. 어떤 면에서는 행복하기 위해서는 결심을 하고 그런 시선을 길들이는 연습을 해야 할 일입니다.

"거지가 질투하는 대상은 백만장자가 아니라 좀 더 형편이 나은 다른 거지이다" 버트런트 러셀이 한 말입니다. 궁핍이나 행복을 느끼는 감정은 상대적인 것입니다. 그래서 행복하기 위해서는 어느 것을, 어떤 감정을 선택할 것인지 결심하고 훈련하고 노력해야할 것 같습니다.

▲ 최철호 청석학원 원장

<필자소개>

청석학원 원장 최철호(전 경기도학원연합회장)

* 학력
- 한국방송통신대학교 11개학과 졸업 
  (경영학, 영어영문학, 법학, 국어국문학, 행정학, 문화교양학, 
  교육학, 청소년교육학, 중어중문학, 일본학, 관광학)
- 한국방송통신대학교 행정학 석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