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시용 경기도의원

‘노인학대 예방의 날’인 6월 15일은 노인 인권을 보호하고 노인 학대를 예방하기 위해 노인복지법에 따라 제정한 법정 기념일이다. 경기남부경찰청과 경기북부경찰청은 6월 15일부터 한 달간 노인학대 예방·근절 추진 기간을 운영 중이다. 이 기간 동안 경기남․북경찰청은 경기도‧노인보호전문기관과 함께 노인학대 공동대응 체계를 구축하고, 노인학대 예방‧근절에 적극 나서고 있다.

1955년부터 1974년사이 태어난 베이비 부머세대의 노령화와 65세 이상 고령인구가 전체 인구의 18%를 넘어서고, 여기에 나홀로 1인 가구가 전체 가구의 1/3을 차지하는 인구구조를 보이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여기에 홀로 지내는 노인의 고독사와 가정과 생활시설에서의 노인학대가 매년 증가하고 있어, 이에 대한 관심과 대책 마련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맞이하는 노인학대 예방·근절 추진기간은 그 효과성에 대해 의구심이 드는게 필자 뿐만이 아닐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경기도내 노인학대 신고건수는 2022년 말 기준 3,116건으로 2019년(2,445건) 대비 27.4% 증가했다고 한다. 그 중 학대 사례로 인정된 것은 1,572건으로 2019년(914건) 대비 72.0%나 늘어날 정도로 가파르다.

전국 대비 경기도의 노인학대 신고건수 비율은 2022년 기준 15.9%로 2019년(15.2%) 대비 크게 증가하지 않았지만, 전국 대비 경기도의 노인학대 사례비율은 2022년 기준 23.1%로 2019년(17.4%) 대비 증가 폭이 큰 편이다.

학대 신고의 상당수인 86%가 가정 내에서 발생하는 가운데 2022년엔 양로시설, 노인요양시설 등 생활시설과 노인복지과, 경로당 등에서의 노인학대도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해 노인학대 가해자 7,494명 중에는 피해자의 배우자가 2,615명으로 가장 많은 34.9%(전년보다 6.5% 증가)를 차지했다. 학대 가해 배우자는 남성이 87.8%(2,295명)였고 여성은 12.2%(320명)로 나타났다.

2020년까지만 해도 학대가해자는 아들인 경우가 가장 많았지만, 2021년부터는 배우자(34.2%)가 아들(27.2%)을 넘어섰다. 부부가 학대 가해자라는 사실이 씁쓸하다.

이에 정부(보건복지부)는 증가하는 노인학대, 특히 생활시설에서의 노인학대를 예방하기 위해 국비 92억 원을 투입, 금년 6월 22일부터 장기요양기관 내에 CCTV 설치 및 관리를 의무화했다.

그리고 2023년, 처음 65세 이상 인구비율(14.2%)이 14%를 넘어 고령사회에 진입한 경기도는 노인권익 증진과 학대노인 보호를 위해 노인보호전문기관 5개소(수원, 성남, 부천, 의정부, 고양)와 학대피해노인 전용쉼터 3개소(부천, 의정부, 용인)를 운영하고 있다. 또한 전국 최초로 노인보호전문기관에 변호사를 배치해 피해 노인을 위한 법률적 지원을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와 경기도의 지원책이 가정까지 전해지기에는 아직 진입장벽이 높다.

노인 학대는 노인을 부양하는 배우자, 아들, 딸 등 가정내에서 암묵적,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기에 이들의 부양 부담을 경감시켜 줄 수 있는 가족지원프로그램 도입이 필요하다. 그 일환으로 단기보호시설, 주간보호시설, 재가복지봉사센터 등의 재가복지서비스의 강화 및 확대 실시가 시급히 요망된다.

또한 65세 이상 노인 가운데 혼자 사는 노인비율도 매년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기에, 독거 노인의 발견 및 보호정책에도 보다 각별한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여기에 피해를 입은 노인들이 일정기간의 치료와 회복기간을 보낼 수 있는 노인전문시설 확충이 시급하다. 우리모두 서로 합심하여 노인이 행복한 나라를 만드는데 힘을 보태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