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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철호의 사는 이야기> 직업을 위해 무엇을 배울 것인가?
최철호  |  webmaster@city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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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3.05.25  09:3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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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철호 청석학원장 (前경기도학원연합회장)

직업을 위해 무엇을 배울 것인가?

"만약 내주머니 속에 당신에게 꼭 맞는 일을 가지고 있다면 지금 바로 꺼내 주겠어요. 그런데 세상일이란 그렇지가 않아요. 당신이 가장 만족할 수 있는 삶을 살고 싶지요? 어떻게 해야 그렇게 할 수 있는지 제가 가르쳐 드릴게요."

- Mitchell, Levin & Krumboltz, '사회학습의 진로상담과정' -

오늘은 해질 무렵 들녘으로 나왔습니다. 오후 7시인데도 아직은 어둠이 내리지 않았습니다. 수로의 제방길을 따라 멀리 내가 사는 아파트를 바라보며 크게 한바퀴를 돕니다. 이렇게 들녘을 돌면 2시간 정도를 산책할 수 있습니다. 바람이 시원해서 상쾌합니다.

이 들판을 거닐 때면 늘 생각합니다. 내가 이 벌판을 지나는 버스에 실려 43년 전 어느 겨울날 이곳에 도착하던 젊은 시절을 생각합니다. 이곳에 정착하러 온 것이 아니고 잠시 머물다 가려고 왔었는데, 이곳에서 직업을 얻고, 결혼하고 아이들을 낳고 기르면서 40여 년을 넘게 살고 있습니다. 돌이켜보면 청소년기와 청년기, 장년기에는 하고 싶었던 일도 많아서 나름 노력도 하고 준비도 했지만 인생의 행로는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고, 제 인생은 노년기에 접어들었습니다.

직업진로발달 이론 중에 비교적 최근 이론으로 반두라의 사회학습이론을 적용한 우연학습이론과 사회인지진로이론이 있습니다. 진로를 계획하고, 개인의 성격, 흥미에 따라 맞춰 나가는 전통적인 진로발달이론들과 달리 우연학습이론은 삶의 현장에서 이루어지는 우연이 진로발달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으로 상정하여 진로발달을 설명하고, 사회인지진로이론은 개인의 내적요인에만 초점을 두었던 전통적이론에서 벗어나 개인을 둘러싼 환경맥락을 고려하여 진로발달을 설명하는 것입니다.

교육 현장에서 오랜 세월 많은 학생들을 지도하고, 또 그들이 성장해서 직업을 갖는 모습을 본 경험에 비추어봐도 각 개인이 우연히 만나는 삶의 맥락을 고려한 이론은 그 어떤 진로발달 이론 못지않게 설득력있는 이론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어떤 학생이 어느 과목에 특별한 재능을 보여서 그 과목과 관련된 일을 하게 되는 경우를 보기보다는 부모의 배경이나 성장 과정에서 만나는 어떤 우연한 계기로 직업을 선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기 때문입니다.

삶이란 개인의 의지로 환경이나 여러 요건들이 자신에게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 한다 할지라도 자신이 어쩌지 못하는 운명의 틀을 버리거나 거부할 수는 없는 삶의 맥락이 있습니다. 학생들에게 진로를 이야기하면서 자신의 특성과 일반적인 진로를 맞춰 나가는 짝 맞추기 방식 보다는 개개의 학생들이 자신의 삶에 다가오는 “우연”에 대한 감수성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자신에게 주어진 환경과 조건에 대해 진지하게 대하고, 최선을 다해 반응하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제 자신도 돌이켜보면 젊은 날 꿈꾸던 이상이나 목표들이 현실에서는 물에 떠내려가는 조각배처럼 떠나고 실제 내게 남은 실존을 직시하던 것이 내 직업이 되고 내 삶이 되었습니다.

현실 속에서 매일 접하는 환경에 대해 정확하게 반응하며 감수성을 기르는 것이 언제나 삶의 위대한 스승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인생을 살아가는 행동 중, 호기심, 인내심, 융통성, 낙관성, 위험을 감수하는 두려움을 떨쳐내는 일 등을 배우는 것이 올바른 삶의 감수성을 높이는 일인 것 같습니다.

작년에 피었던 자리에 장미꽃, 달개비꽃들이 또 피었습니다. 변하지 않는 것과 변하는 것이 시차를 두고 뒤섞여 배열되어 있는 세상의 조합을 제대로 해석할 사람은 누구도 없을 것입니다. 그래서 운명과 우연에게 내 삶의 여백을 허락할 수 밖에 없는 부분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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