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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철호의 사는 이야기> 손녀의 초등학교 입학식날
최철호  |  webmaster@city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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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3.03.09  10:5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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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에 사는 제 손녀 김지아 양이 대장초등학교 1학년에 입학하였습니다. 요즘은 초등학교 입학생이 줄어서 학교의 교실이 남아 돈다고 하는데, 이 학교는 1학년이 8학급이라고 합니다. 부산에 사시는 사돈 내외분께서도 손녀의 입학식을 위해 상경하셨습니다. 우리 부부도 마음 같아선 가고 싶지만 양가가 모두 부산스러움이 과한 것 같아서 참기로 했습니다. 이처럼 모두 각별하게 이 날의 감회가 남다른 까닭은 젊은 부부의 눈물겨운 육아일기를 알기 때문일겁니다. 둘 다 맞벌이를 하면서 어렵게 어렵게 전쟁을 하듯 두 아이를 길러 냈기 때문입니다.

딸과 사위는 대학교 1학년에 만나서 10년을 연애한 끝에 대학을 졸업하고, 사위는 동탄에 있는 반도체회사에, 딸은 미국에 가서 따온 항공기운항관리사 자격증으로 김포공항에 있는 항공사에 운항관리사로 직장생활을 했습니다. 결혼을 해서는 김포공항과 동탄의 중간 쯤인 서울 외곽에서 신혼집을 마련해서 살았습니다. 모두 출퇴근에 소요되는 시간이 만만치 않고 고생을 했었나 봅니다.

첫 손녀를 갖고도 육아휴직 기간을 길게 갖고 싶어서 만삭이 되도록 회사에 출근하는 딸이 안쓰러웠습니다. 출산하던 새벽엔 사위는 직장에서 야근하던 터라 연락을 받고 김포에서 맨발로 우리부부가 달려가서 겨우 병원으로 옮길 수 있었습니다. 그 뒤 딸은 육아휴직을 하고 신랑의 편한 출퇴근을 위해 동탄으로 이사를 했습니다. 이들 부부에겐 이 때가 가장 행복한 때 였던 것 같습니다.

1년 3개월 후 딸아이가 복직을 하면서 서로 출퇴근이 용이한 부천으로 집을 이사했습니다. 사위는 새벽 5시30분에 회사 통근버스를 타고 출근했습니다. 첫째의 육아는 아기를 돌봐주시는 분을 구해서 그분의 손에서 컸습니다. 주말에는 우리 부부가 교대로 근무도 했습니다.

2년 후 둘째를 낳고 딸애는 다시 육아휴직을 했고, 1년 후 복직한 후에는 사위가 6개월간 육아휴직을 받았습니다. 그 사이 딸아이는 동기들에 비해서 늦은 승진을 했다며 서운해 했습니다. 사위 역시 6개월씩 두 번의 육아휴직으로 직장 안에서 소외감을 느낀듯 합니다. 딸아이의 봉급은 전부 육아를 돌보는 아주머니에게 드려야할 정도가 되었습니다.

그래도 학창시절부터 꿈꾸던 일을 하고 싶어서 직장을 놓치고 싶지 않아 최선을 다 했지만 결국 직장을 그만 두고 커피전문점을 시작했습니다. 다행히 커피전문점은 열심히 해서 2년 후 권리금을 받고 처분했습니다. 직장생활과 육아를 함께 하기엔 너무나 많은 제약과 고달픔이 있었다고 합니다. 젊은 세대는 직장에 매이거나 예속되는 것을 싫어해서 더욱 육아가 힘든 부분도 있었을 법합니다. 여간해서는 간섭을 하지 않는 우리 부부지만 힘든 육아전쟁을 봤던터라 말문을 닫았습니다.

그렇게 키운 첫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했으니 젊은 부부에겐 아마 세상을 다 얻은 듯 자신들에게 뿌듯함이 넘쳐났으리라 생각됩니다. 우리 세대는 자식이 초등학교를 입학하는 것이나 본인이 초등학교를 입학하던 때를 생각하면 대수롭지 않은 일이건만 할아버지 세대의 육아관으로 젊은 세대의 아이키우기를 바라볼 수만은 없을 것 같습니다.

한국은 지금 200명의 부부가 78명의 아이를 낳는 세계적인 저출산국가가 되어있습니다. 요양원은 늘어나고 결혼식장은 줄어들고 있습니다. 지방의 초등학교와 대학교들은 폐교 위기에 처해졌습니다. 2012년 한해 출산 신생아가 48만명에서 2022년 신생아가 24만9천명으로 반토막이 났습니다. 소위 말하는 ‘30-50클럽’(소득 3만달러에 인구5천만)‘에 진입하자마자 탈락할 운명에 처해졌습니다. 대학에 대한 재정투자가 OECD 최하위에 머물고 있습니다. 젊은이들의 육아환경을 개선하고 지원하는 국가의 획기적인 노력 없이는 저출산 고령화사회를 개선하는 일은 요원한 일인 것 같아서 걱정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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