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곶면 대능리에 있는 사회복지법인 아름다운집은 노인요양시설이다. 이곳에 머무는 환자는 치매나 와상 환자들로 장기요양인정서 1~5등급을 받은 어르신들이 고요한 노년을 보내고 있다.

크리스마스를 사흘 앞둔 21일. 고요하던 이곳 어르신들의 주름에 옅은 미소가 피어오른다. 어르신들의 주름이 미소 지을 수 있었던 건 19명의 어린 천사들 덕분. 통진읍 매수리10단지 어린이집(원장 신선미) 원생들로 구성된 천사들의 재롱이 이곳 할머니‧할아버지의 주름을 제대로 춤추게 했다.

아이들의 재롱을 보는 어르신들은 혹시나 어린 시절 자신의 모습을 회상하고 있는 건 아닌지. 연신 손뼉을 치며 천사들의 율동에 눈을 떼지 못한다. 천사들의 씰룩이는 율동에 몇몇 어르신은 장단 맞추고, 다른 어르신은 천사들의 통통한 볼을 쓰다듬기 바쁘다.

한편에서 평소 거동이 불편하고 감정 표현이 없던 할머니의 주름진 볼에 뜨거운 눈물이 고인다. 혹시 어디가 불편한지 물었더니 너무 기뻐서 그런다며 눈으로 이야기하는 할머니 모습에 그동안 소원했던 우리를 반성해 본다. 그러나 천사들, 마른 감정에 생명을 불어넣으니 이 정도면 기적까지 만든 게 틀림없다. 역시 천사다.

19명의 어린 천사들은 재롱잔치에서 그친 게 아니다. 지난 10월 고사리보다 작고 여린 손으로 엄마‧아빠 그리고 이웃과 함께 바자회를 열고 그 수익금 모아 이날 아름다운집 할머니‧할아버지를 찾았다는 것. 기특하기 짝이 없다.

열 밤만 자면 여섯 살이 된다는 이가연 천사는 “할머니‧할아버지를 위해 춤도 추고, 트위스트도 해 재미있었어요. 할머니‧할아버지 빵도 사 오고, 귤도 사 왔어요”라며 약 2주간의 맹연습이 있었는데도 재미있다고만 한다. 아직 말로 표현하기가 서툴러서 그렇지 그 조그마한 속내에는 크나큰 선물이 안겨졌을 게 분명하다.

매수리10단지 어린이집은 지난 2011년 개원 후 줄 곳 사랑의집을 찾아 어르신들에게 안부를 전한다. 올해로 8년 째. 무슨 일이든 꾸준히 한다는 마음먹은 것처럼 쉬운 일이 아님에도 꿋꿋하게 해 내고 있다. 김포 여러 지역에서 이런 모습들이 모이고 모이기에 이번 겨울도 따뜻하게 보낼 수 있는 건 아닐는지.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찾아온 ‘매수리 천사들’. 그들은 자신이 보인 오늘의 재롱이 할머니‧할아버지에게 무엇을 의미하는 아직은 알 수 없었을 것이다. 이리도 순박한 천사들에게 이번 크리스마스에 산타할아버지가 큰 선물을 안겨주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 에고...천사 체면에 배꼽보이면 안 되는 데...

▲ 어린이들의 재롱에 동요된 한 어르신이 무대로 나와 천사들과 함께했다.

▲ 천사들의 맑은 재롱을 보고 한 어르신이 주체할 수 없는 눈물을 흘리고 있다. 오늘이 너무도 좋고, 기쁘다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