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시의회 후반기 원(院)구성을 놓고 새누리당이 자리 나눠먹기 잔치를 벌이고 있다. 6석 새누리는 4석 더불어민주당에 시의장, 부의장은 물론, 상임위원장 3자리 중 2개를 모두 가져가겠다고 선포했다.

시의장과 부의장을 다 가져가고 그나마 마음 좋게 상임위원장 3자리 중 1개를 양보(?)하겠다는 얘기다. 쉽게 말해 의회의 장(長) 자리 5개 중 1개나 가져가라는 말이다.

더민주에서는 “그런 식이면 생색 낼 것도 없이 그냥 다 가져가고, 2년 뒤에 보자”는 결의도 들린다. 다음번 지방선거에서 한 석이라도 다수당이 된 뒤 이번 새누리가 한 것처럼 그냥 다 가져가겠다는 소리이다.  

새누리는 “더민주가 빌미를 줬으니 당연한 결과”라고 말한다. 더민주 시의원이 국회의원에 출마하며 보궐선거를 치렀고, 그 결과가 6대 4니 책임을 지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새누리는 자당 소속 시의원이 선거법 위반으로 1년 전 의원직을 상실해 재선거를 치렀다는 사실은 입 밖에 내지 않고 있다. 

선거법 위반 당선무효는 출마용 자진 사퇴보다 비난 가능성이 크다. 재보궐선거로 불필요한 세금을 낭비했다는 점에서는 같지만 법 위반과 사퇴는 엄연히 다르다.

그런데도 새누리는 민선 6기 첫 재선거의 원인은 함구하고 마지막 보궐선거의 결과로 두 배의 책임을 지라고 더민주에 요구하고 있다.   

의석이 6대 4면, 장 자리 5개를 3대 2로 나눌 법도한데 상임위원장 한 석이나 받으라는 건 사실상 다 가져가겠다는 얘기다. 의석 비율이 아닌, 승자독식이고, 60%의 민의가 80%로 왜곡되는 셈이다. 여의도에서도 혀를 내두를만하다.

의장과 부의장을 다 가져가겠다는 이유는 더 가관이다. 최소한 야당에 부의장을 포함해 한 자리 또는 그 이상을 제시할 것이란 전망이 공공연했지만 협의는커녕, 그냥 선택지에서 지워버렸다.

자당의 현 의장과 의원이 후반기 의장직을 놓고 신경전을 벌이자 해당 의원을 눌러 앉히기 위해 부의장을 줘야한다는 것이다. 재보궐로 뒤늦게 입성한 두 의원을 빼고 초선 3명을 포함해 4명 모두가 한자리씩을 차야겠다는 의중도 읽힌다.

그렇게 더민주에 대한 협상 토대가 망가지고, 여기에 동조한 자당 초선의원들에게도 상임위원장 자리를 줘야해 상대에게 줄 게 없다는 푸념(?)이다. 겨 묻은 김에 똥물을 뒤집어써도 다 먹겠다는 낯 뜨거운 심보다.

놀라운 건 이런 결의에 새누리의 거의 모든 시의원들이 동조했다는 점이고, 더욱 더 놀라운 건 이런 과정에서 제대로 소신을 밝힌 사람이 결국 없었다는 것이다.

"시의원이 무슨 국회의원을 하나?"라는 자기 소명 비하는 둘째고, "초선이 의장하는 건 좀 그렇다"면서도 "부의장, 상임위원장은 괜찮다"는 의식도 문제다. 의장은 명목이고 의회의 꽃은 상임위다. 상임위원장이 의장보다 오히려 더 전문성과 정교함이 있어야 하는데 이를 쉽게 생각하는 시선이 가볍다.

의회의 원구성 결정도 다수결이 절대 원칙이라면 그냥 새누리가 다 가져가면 된다. 다수 독식, 소수 독박의 자연법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그러나 그 당연해 보이는 자연법칙도 만년 다수나 영원한 소수가 없다. 2년 뒤 정 반대의 상황이 됐을 경우, 새누리는 더민주의 결정에 기분 좋은 박수를 칠 수 있을까?

전무후무한 연임 시의장이나 초선의원이 부의장, 위원장 자리에 앉아 법인카드를 쓰는 것도 좋겠지만 서로가 과욕을 보일 때 오히려 누구 하나라도 첫 등원의 초심을 되새길 순 없을까?

더민주가 상임위원장 한 자리마져 통크게 새누리에게 양보하고 방송 3사와 종편에서 이 훈훈한 김포시의회의 싹쓸이 미담(?)을 보도할 날도 멀지 않았다.

'부자 몸조심'이란 말이 있다. 순간의 쏠림을 과욕과 오만으로 해갈해서는 안된다. 속 좁은 정치, 협치(狹治)가 아닌, 대통령도 다짐한 협력과 배려의 협치(協治)를 기대해 본다. 그래도 욕심이 나면 어쩔 순 없지만 2년 뒤가 참으로 궁금하다. 

*'독구다이(獨口多耳)'는 '입은 하나지만 듣는 이가 많다'는 뜻으로 '사실과 실체적 진실을 전달하기 위해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자'는 경계와 다짐으로 쓰는 씨티21뉴스의 기자수첩 코너입니다.   

최구길 편집국 부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