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도 정부에서 흡연의 위험성과 그에 따른 질병의 고통을 과장스럽게 표현하면서 금연을 유도할 목적으로 만들어서 보여주는 듯싶다. 우리는 ‘흡연이 건강에 좋지 않다’는 얘기는 수 없이 들었고 실제로 ‘몸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치리’라는 사실을 모르는 국민은 없으리라 본다.

그러면서도 담배를 끊지 못하고 주위의 시선을 의식하면서도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을 우리는 흔히 본다. 아마도 흡연과 동시에 몸이 아프고 병이 생긴다면 사람들은 담배를 끊겠지만, 흡연으로 인한 고통은 한참의 시간이 지난 뒤에 생겨나기 때문에 우리들은 쉽게 담배를 끊지 못하는 듯싶다. 이런 인간적인 약점 때문에 담배회사는 계속해서 담배를 팔고 돈을 번다. 그러나 인간의 이런 약점을 이용해서 몸이 망가진다는 사실을 뻔히 알면서도 담배를 팔아서 돈을 버는 이런 담배회사가 과연 도덕적으로 용납될 수 있을까?

도덕적인 면을 제쳐두고 흡연에 따른 경제적인 부담도 한번 따져보자. 흡연자들이 자신의 선택으로 담배를 피우고 나중에 질병의 고통과 질병치료비를 모두 다 감수한다면 우리 제 3자들은 흡연자들의 건강이 걱정이 될 뿐이지 뭐라고 할 얘기가 없다.

그러나 흡연자들의 질병치료비는 흡연자 개인의 부담뿐만이 아니라 건강보험공단에서도 상당부분 부담한다. 왜냐하면 전 국민은 건강보험에 당연히 가입되어 있고 병의원에 가서 치료를 받으면 건강보험 급여혜택을 받기 때문이다. 모든 국민이 십시일반 모은 건강보험료로 모든 국민의 질병치료비를 부담하기 때문에 전 국민이 흡연에 따른 질병치료비를 부담하는 것이 대한민국의 건강보험제도이다.

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11년 기준으로 흡연 때문에 지출하는 건강보험 재정이 한해 약 1조7천억원이라고 한다. 좀 이상하지 않은가? 흡연에 따른 위험과 폐해는 이미 의학계에서는 상식으로 통하고 세계보건기구(WHO)는 담배를 마약으로 까지 규정했다. 그리고 흡연자의 질병치료비를 모든 국민이 다 부담하고 있는데 흡연자에게 담배를 팔아서 돈을 버는 담배회사는 전혀 부담을 하지 않는다면 상식적으로 맞는 얘기일까? 담배회사는 정부의 허가를 받아서  담배를 제조하고 판매하기 때문에 자신들은 전혀 책임이 없다는 주장을 하고 있는 모양이다.  

재작년에 건강보험공단는 담배회사를 상대로 흡연으로 인한 질병 치료비를 담배회사가 부담해야 한다고 소송을 제기했다. 이 소송은 현재까지도 지방법원에 계류 중이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담배회사와 건강보험공단이 흡연의 책임, 흡연과 질병과의 인과관계 등 여러 가지 쟁점들을 둘러싸고 치열한 법정공방을 진행 중이다. 

일반국민의 입장에서 보면 너무도 쉬운 상식적인 판단임에도 사법부의 입장에서는 쉽지 않은 모양이다. 국민 모두가 어려운 가계형편에도 건강보험료는 국민의 의무이기에 매달 꼬박꼬박 납부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이렇게 힘들게 모은 국민들의 건강보험료가 흡연자의 질병치료비에 쓰여 지고 있지만 정작 담배를 팔아서 돈을 버는 담배회사는 전혀 부담하지 않는 이 상황에 대해서 관심을 가져야 할 때다. 과연 건강보험공단과 담배회사 중 어느 쪽의 주장이 옳으며, 사법부는 어떤 판단을 내리는지 소송 진행과정을 관심 있게 지켜보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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