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정협회, 지난해 대비 20% 쌀값 낮춰
“밥 한 공기가 담배 한 개피만도 못해”
쌀값결정 무임승차 신김포농협도 성토

김포시 대곶면 농민들이 “생산자들이 배재된 도정협회의 쌀값 결정은 무효”라며 이의를 제기했다. 

대곶면 친환경 쌀 생산자들은 21일 오전 사우문화체육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이 주장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이돌찬 김포시친환경농업인연합회장과 고재평 김포시친환경학교급식공선출하회장도 참석했다.

김포의 경우 RPC(미곡종합처리장)를 보유한 신김포농협과 민간 도정업자들이 매년 전체 벼 생산량의 50%를 각각 수매하고 있다. 

앞서 지난 1일 민간업자 단체인 김포시도정협회는 올해 쌀값을 80kg 한 가마당 고시히카리 17만원, 추청 15만5천원, 하이아미 등 기타 품종은 14만원으로 고시했다. 신김포농협은 21일까지도 수매가를 결정하지 않았다.

지난해 고시히카리 20만원, 추청 18만5천원 보다 각각 25%(3만원), 16%(3만5천원) 하향 결정 된 가격이다.       

농민들은 “경기도 여주는 전년도 가격과 동일하고 강원도 철원은 농가와 합의 후 일부만 조정됐다”면서 “가격 결정회의에 시에서 한 명도 참석을 않했다. 고양이에게 생선을 주고 ‘몇 마리 먹을 거냐’고 하는 거 밖에는 아니다”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들은 또 “농협이 비 농민적인 작태를 보이고 있다고 성토했다. 타 시군의 경우 농협이 도정, 가공협회 보다 수매가를 먼저 결정하고 있으나 신김포농협은 도정협회가 가격을 정하는 것을 지켜 본 뒤 결정해 무임승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농민들은 친환경 쌀 학교급식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2010년부터 시작해 올해 약 400톤의 무농약 친환경 쌀 인증을 받았는데 2013년 3천만원 지원 이후 일방적으로 예산을 삭감해 어려움을 격고 있다는 것이다.

더욱이 지난 3, 4일 고촌읍 아라뱃길 문화광장에서 열린 ‘친환경 농산물 대잔치’에 돈이 없다던 김포시와 경기도가 2억원의 돈을 부담했지만 수입 고구마를 판매했고 김포시친환경연합회는 참가도 못했다며 문제 삼았다.

그러면서 지난 14일 면담에서 김포시장이 “‘도정협회, 김포시, 농민 3자 쌀 가격 재결정’, ‘농협 먼저 쌀가격 결정, 불이행 시 보조 재협의’, ‘친환경 쌀 김포시 재개’ 3개 항을 약속했다”면서 “위 사항들이 지켜지지 않을 시 우리의 행동에 대해 김포시장이 책임을 져야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농민들은 김포시의회에 김포쌀의 혼합표시 금지 조례 제정도 요구했다. 이들은 “창고만 김포에 두고 ‘김포양곡’이라고 표시하고, 품종이 ‘혼합’인데도 고시히까리라고 버젓이 표기, 판매한다”며 단속을 촉구했다.

기자회견에 참가한 한 농민은 “30년 전 쌀 한 가마가 13만원일 때 비료 한 포가 2천원이었다. 지금은 쌀값 15만원에 비료가 3만원이다. 재료비를 따지면 쌀 한 가마가 얼마가 돼야하나?”라면서 “한 가마당 3만원 내려가면 지난해에 비해 1천5백만원이 손해다. 밥 한공기가 담배 한 개피만도 못한 게 말이 되나”라고 하소연했다.

또 다른 농민도 “농민들이 정부에서 지원을 받는 건 단 1원도 없다. 모두 농협과 도정업자에게 간다”면서 “가격이 몇 만원씩 떨어진다지만 마트에선 1, 2천원 정도만 내려간다. 덤핑은 덤핑을 낳는다. 도정업자는 벌이가 주는 정도지만 농민과 농업은 망한다”고 말했다.

다른 한 농민도 “농민들이 쌀 직불금을 탈 거라고 생각들을 하는데 받는 사람은 10%도 안 된다”면서 “세금 문제로 90%를 지주들이 가져간다. 포대갈이, 직불금 이런 걸 시에서 단속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한편, 도정협회, 김포시, 농민 3자는 22일 처음 모여 쌀 가격을 협의하기로 했다. 농민들은 지난해 수준의 쌀 수매가 동결을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