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0 국민 대회를 불법 집회로 규정하고 경찰력을 총동원하여 이를 원천 봉쇄 한다는 방침을 세워 놓았던 정부는 전국 경찰에 갑호 비상을 발령하는 한편 6월 7일부터 주요 대도시에서 검문 · 검색을 강화하고 인쇄소 등에 대한 경찰의 경계와 수색, 버스 · 택시 회사에 경음기를 떼어내고 교대시간도 바꾸도록 종용하였습니다. 심지어 행인들의 애국가 합창을 막기 위해 오후 6시에 시행하던 애국가 옥외 방송도 금지하였습니다. 그리고 대회 전날인 9일부터는 민주 인사에 대한 가택 연금을 실시하였으며 전국 110개 대학을 전격 수색하여 시위 용품을 압수하기도 하였습니다.

드디어 6월 10일.
오전 11시 15분 서울 잠실 체육관에서 민정당 대통령 후보 지명대회가 열리고 있었고 12시 30분 채문식 전당대회 의장이 투표 결과를 발표한 뒤 노태우 민정당 대표가 민정당 대통령 후보로 선출되었음을 선언하였습니다. 전두환이 노태우 후보와 손을 잡고 연단 앞쪽으로 걸어 나가 번쩍 치켜들고 신군부 내의 권력 승계를 선언하던 그 시간, 서울시청 건물에 걸린 대형 시계의 숫자가 12 : 00로 변하는 순간 도로 건너편 성공회 대성당 종탑에서 종소리가 울려퍼지기 시작하였습니다. 잠시 후 종탑 꼭대기에서 "우리는 민주주의를 갈망하는 온 국민의 이름으로 민정당의 대통령 후보 지명이 무효임을 선언한다. ……"

그리고 그날 오후 6시, 약속된 시간이 되자 '호헌 철폐!', '독재 타도!'라는 거대한 함성이 도심을 울렸습니다. 학생들이 나서고 시민들이 속속 동참하였습니다. 연세대생 이한열이 전날인 9일의 시위 도중 최루탄 파편에 맞아 중태에 빠졌다는 뉴스로 인해 불에 기름을 부은 듯 규모가 커지면서 급속히 확산 되어갔습니다. 차들은 일제히 경적을 울렸고 시위대와 경찰은 밀고 당기는 공방전 속에 거리는 마치 포연에 휩싸인 전쟁터 같았습니다.

6 · 10 국민 대회는 서울, 부산, 대구, 공주, 인천, 대전 등 대도시를 비롯하여 전국 22개 지역에서 24만여 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가두시위로 확산하였고 경찰의 강경 진압으로 시위가 점차 격화되면서 시청 한 곳, 파출소 열다섯 곳, 민정당 지구당사 두 곳 등이 파손되었습니다. 경찰은 그날 전국에서 3,831명을 연행하였다고 발표하였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끝이 아니었습니다. 그날 저녁 명동 성당에서는 8백여 명의 학생과 시민들이 농성 투쟁을 시작하고 있었습니다.

6월 10일 밤부터 시작되어 15일까지 5박 6일 동안 진행된 명동 성당 농성 투쟁은 민주화를 염원하는 국민들의 희망이었습니다. 명동 성당을 중심으로 그 희망의 파문은 전국으로 퍼져나갔고 시민들은 명동 성당에서 농성하던 사람들에게 성금은 물론 빵, 음료수, 의약품 등을 전달하였으며, 점심을 먹으러 나왔던 회사원들도가두시위를 벌이기도 하였습니다. 남대문 시장 상인들도 성당에서 농성하고 있던 학생들에게 옷을 보냈습니다.

군대 동원의 가능성에 대한 정부의 엄포에도 굴하지 않고 6월 26일 '국민 평화 대행진'에는 100만의 국민이 참여하였습니다. 이런 국민들의 거대한 힘에 놀란 정권은 '직선제 개헌' 및 광범한 민주화 조치 등을 보장하는 '국민 화합과 위대한 국가로의 전진을 위한 특별 선언(일명 6 · 29 선언)'을 내놓았고 우리 국민은 위대한 민주항쟁의 승리의 역사를 썼던 것입니다.

이러한 위대한 민주항쟁 승리의 역사 이면엔 전두환 군부 집단의 각본에 의한 일련의 정치 일정에 충실히 보조를 맞추면서 5.18은 '국기(國基)마저 위태롭게 한 국난(國難)'이라고 규정하고, 이러한 상황은 '북괴의 남침을 야기할 위험이 있'고 따라서 군사독재정권에 전폭 지지. 협조. 참여해야 한다는 매국적인 논리를 편 어용단체가 있음을 알아야합니다.

이러한 관제 어용 단체들의 기본적인 입장은 '반공'의 허울 아래 자신들의 기득권에 도전하는 일체의 행위를 반국가적인 것으로 규정하고 매도하는 안보 이데올로기임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즉 민주화 투쟁은 혼란이고 혼란은 남침 위험을 야기하고 따라서 국가보위를 위해 응징. 탄압해야 한다는 논리입니다.

정말 한심스러운 반민주, 반민족적 작태가 아닐 수 없습니다. 관제 어용 단체들의 준동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멀리는 일제 침략의 하수인이 되었던 일진회를 비롯한 각종 친일 단체, 가깝게는 해방 직후 반탁과 단정이 라는 매국의 논리로 온갖 민족 인사를 탄압. 폭행 살해했던 반공 청년 단체들 서북 청년단, 대동 청년단, 독립촉성 중앙 협의회청년단 등등.. 오늘날에도 그들의 준동이 그치지 않고 있음은 누구나 다 아는 바입니다.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한국예총)도 한국노동조합총연맹, 한국여성단체협의회, 전경련 등등 무수한 관변단체 등과 함께 지난 1987년 6월항쟁 당시 광주학살 주범인 전두환 정권이 기도한 4․13호헌 조치에 찬성 및 동참하는 성명서를 공공연하게 언론에 내걸었던, 군사독재정권에 충성스럽게 부역한 관변단체입니다.

예총의 초대회장인 유치진은 일제 말기 <흑룡강> 등의 친일작품을 직접 썼고, 조선총독부의 지시에 따른 연극을 주도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1948년 김구 선생의 지시로 작성된 '친일파 263인' 명단에 포함되었으며 2005년 친일인명사전편찬위원회가 친일인명사전 수록예정자 1차 명단에 포함하기도 했습니다. 3대회장 박종화는 ≪매일신보≫ 1944년 8월 27일에서 9월 2일에 걸쳐 연재된 수필 『동양은 동양사람의 것』 中, 『입영의 아침』에서 반도청년들의 황군입영을 노골적으로 찬양, 강요하였습니다.

순수예술(pure art, fine art)을 지향한다는 예총의 이면에는 반공으로 가려진 그들의 반민족적이고 친권력(자본)적인 하수인의 추악한 모습이 오버랩되어 있으며 지금도 그들만의 기득권을 지키고 유지하기 위해 일진하고 있습니다.

이에 상응이라도 하듯 2014년 전국동시지방선거 직전, 김포시는 김포시문화예술진흥조례 (2014.04.16.제정. 조례 제1125호)에 제2조 2항, 제15조 2항에 특정단체(김포예총)의 정의와 보조금 지원에 따라 예총 사무에 필요한 시설을 무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조항을 삽입 김포시 문화행정의 투명성과 공정성, 그리고 정당성에 대한 시비의 불씨를 자초했습니다. 김포시 문화행정의 이런 우와 파행성은 세계적 평화문화도시 건설이라는 지향성과 정체성을 바탕에 깔고 힘차게 추진되고 있는 문화중심도시의 흐름에 역행하는 처사이고 문화의 다양성, 보편성을 왜곡, 기형적이고 편향적인 예술행정으로 고착화 될 우려가 큽니다. 민주자치정부란 시정과 예산 책정에 시민자치를 확대하고 불편부당, 기회주의적 예산을 배격하며 그 결과를 투명하게 시민들과 함께하는 것입니다.

지금까지의 지방자치는 주요 결정 추진과정에서 민주적, 참여적이기 보다는 관리적 차원이 컸습니다만, 차제라도 김포시는 주민자치 즉 지역의 모든 구성원이 협력하여 지역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다양한 시민참여, 시민통제가 보장된 민주적 분권체제를 마련, 운영해 주시기 바라며 열린 시정 구현을 위해 각종 정책의 수립 및 시행에 있어 시민의 의견과 전문가적 소양을 통합, 조장, 반영해 주시기 바랍니다.

6월 민주항쟁 28주년인 올 6월, 
다시 민주주의를 생각하며 김포시와 김포시의회의 투명하고 시민중심의 열린 행정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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