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가 열린 장소는 한강의 섬, 김포와 연결된 고촌읍 전호리 백마도. 일년에 단 하루만 민간에 개방되는 7천 여 평방미터의 작은 섬이다.

김포 뱃길축제는 2012년까지 고촌읍 대보천에서 '농수로 축제'로 열렸지만, 군 협의로 한강하구가 개방 돼 지난해부터 백마도에서 개최되고 있다.

이날 참가자들은 오전 8시부터 삼삼오오 현장에 도착, 입구에서 신분증을 확인받은 뒤 번호표를 달고 철책을 넘었다. 휴대폰과 카메라는 가지고 갈 수 없었다. 백마도가 남방한계선(SLL) 평화지대이지만 사실상 북한에서 가장 멀고 서울과는 가장 가까운 비무장지대(DMZ)이기 때문이다.

또, 군에 사전 신고한 카메라맨들에게도 한 사람씩 군인이 따라붙었다. 군 경계시설과 신곡수중보, 철책이 있는 엄연한 군사지역임을 실감할 수 있는 것.

500여명의 사전 참가신청자들은 한강보트체험에 기대가 컸다. 백마섬에서 일산대교까지 왕복 15km를, 한강에서 육지를 바라보며 달리는 기회가 극히 드물기 때문이다.

배를 탈 수 있는 시간은 오전, 오후를 합쳐 총 4시간. 그 외 시간은 한강 수위가 낮아 배를 띄울 수 없었다. 지난해와 달리 어선이 아닌 보트 3대가 연신 참가자들을 실어 날랐다. 안전면에서 당연하지만 운행거리가 대폭 짧아진 점은 아쉬웠다.

올해 행사는 서울 용산 미8군 병사와 가족 40여 명도 참가했다. 이들은 한강보트체험은 물론 '600명 김포금쌀 비빔밥 만들기'에 참여하고 무대공연을 즐겼다. 조그만 섬에서 열린 행사지만 한강하구 안에 들어와 있다는 사실에 상기된 모습들이었다.
 
한편, 백마섬 출입통문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까지 통제됐다. 올해는 지난해와 달리 비가 내리지는 않았지만 11월 초 강바람이 쌀쌀해 여기저기서 몸을 움추렸다.

개최일을 좀더 당긴다면 공연과 노래자랑까지 주말 가족 방문객들이 차분히 만원의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축제로 발전이 기대된다.

곽종규 김포농수로축제위원회 위원장은 인사말에서 "통제현장에서 축제를 연다는 게 쉽지 않지만 여기 오신 분들은 이제 현장을 이해하셨을 것"이라면서 "분단의 아픔과 평화 통일의 염원을 다시 한번 새기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