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당장 김포시가 갚아야 할 채무를 모두 정리하기 위해서는 27만 김포시민이 1인당 237만원, 4인 가족을 기준으로 가구당 1천여만원을 부담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의 채무가 7천여억원인 연간 예산의 90%가 넘는 6천400여억원이나 되기 때문이다.

이같은 사실은 김포시의회 유영근(사진) 의원을 통해 밝혀졌다. 유 의원은 최근 열린 제134회 임시회 본회의 마지막날 5분발언을 통해 "시와 공기업인 김포도시공사가 안고 있는 빚이 이렇게 많아 시민들에게 부담을 주고있는데도 공직자들이 안일하게 대처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유 의원은 "지난 7월을 기준으로 김포시가 지고있는 빚은 양촌산업단지를 비롯한 각종 사업을 위해 발행한 18건의 지방채와 하수도 특별회계 부족분인 250억원을 포함해 총 1천641억원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준공은 됐지만 분양 실적이 없는 학운2산업단지 건설과 쌍용예가 등 김포도시공사의 주택사업을 위해 시가 지급보증한 공사채 발행액 4천760억원을 포함하면 시가 부담해야할 총부채는 6천400억원으로 연간 이자만 381억원에 달해 매일 1억2천여만원의 시민 세금이 금융비용으로 새고 있다는 것이다.

유 의원은 도시철도사업을 위해 2천억원 규모의 지방채를 추가 발행해야 하고 한강변 철조망 제거에 필요한 70억원까지 포함하면 앞으로 2년에서 3년 사이에 2천500여억원의 채무가 추가로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며 "방만한 살림살이에 시민들만 골병 든다"고 지적했다.

유 의원은 "민자사업으로 진행중인 하수종말처리장 건설 역시 지난 7월 준공했지만 원인자부담금 393억원이 없어 이중 150여억원을 사업시행자인 포스코의 출자전환 형식으로 변경해 후손들에게 빚을 떠넘겼다"고 꼬집었다.

유 의원은 "시장과 공직자들이 보여주기식 행정과 치적쌓기를 위해 무리한 사업을 벌여 빚이 늘어났고 상황이 악화됐지만 막상 문제가 불거지자 책임지는 사람은 없다"며 "자산 매각과 구조조정 등을 통해 채무를 줄일 수 있는 현실적인 방안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박현수/경인일보김포주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