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포시의회 배강민 의원.

이목지신(移木之信)이라는 고사성어가 있습니다.

한자 그대로는 <나무를 옮겨서 믿음을 준다〉는 뜻이지만, 속뜻은 <남을 속이지 않고 약속한 것은 반드시 지킨다>는 의미입니다.

이 고사성어는 중국 진나라의 명재상이었던 상앙이 나무 옮기기로 백성들의 믿음을 얻었다는 이야기에서 유래되었습니다.

상앙은 법치주의를 표방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 부국강병책을 적극 추진해 진나라가 천하통일을 이룩하는데 주춧돌을 놓은 정치가였습니다.

어느 날 상앙은 새로운 법령을 만들었음에도 불구하고, 백성들이 이를 믿고 따르지 않을 것이 염려되어 공포를 미루고 있었습니다. 고민 끝에 그는 도시의 남문에 커다란 나무를 세워놓고 이를 북문까지 옮기는 사람에게 상금을 후하게 주겠다고 선포하였습니다.

처음에는 백성들이 이 말을 믿지 않고 감히 옮기려는 사람이 없었지만, 어느 한 청년이 나무를 옮기자 바로 상금을 주었고 백성들은 국가가 말한 것은 바로 지킨다는 믿음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이때 비로소 상앙은 새로운 법령을 선포하였습니다.

현대 민주주의 사회에서 정치의 본질은 국민의 의사를 반영하고, 사회의 다양한 의견을 조율하며, 공동체의 발전을 도모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정치가 이러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신뢰가 바탕이 되어야 합니다.

신뢰는 대외적으로는 시민과 정치인 간의 관계를 유지하는 기초이자, 내부적으로는 정치적 안정과 책임감을 바탕으로 의회민주주의의 가치를 증명하는 지름길이기도 합니다.

최근 김포시의회 내 국민의힘의 후반기 의장단 구성과 관련한 일련의 주장과 사태는 다시 한번 정치에서의 신뢰의 중요성을 환기시켜 줍니다.

제8대 김포시의회 국민의힘은 전반기 여야가 어렵게 합의한 ‘상생정치 실천 합의서’를 완전히 무시하는 행태를 서슴없이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합의서가 전·후반기 원 구성을 명문화한 상생의 정신을 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민의힘은 과도한 자리 욕심에 정치적 신뢰를 훼손하는 행위를 서슴없이 행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국민의힘의 행태는 다음과 같은 문제를 야기합니다.

첫째, 정치적 신뢰의 훼손입니다. 양당은 오랜 교섭 끝에 ‘상생정치 실천 합의’하는 결과를 도출했고, 이를 바탕으로 김포시민에게 책임 있는 정치와 행정의 연속성을 약속했습니다. 이러한 합의의 일방적 파기는 정치권에 대한 불신은 물론 김포시의회의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결과적으로 지방자치의 근본을 위협하는 심각한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입니다.

둘째, 시정 업무의 혼란입니다. 이미 합의된 원구성은 김포시의 행정과 의정의 안정적 운영을 위한 중요한 기반이기 때문입니다, 상생 합의의 파기는 시정 업무에 불필요한 혼란을 초래할 수 있으며, 이는 결국 시민들에게 막대한 피해를 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의회의 도덕성과 신뢰성 문제입니다. 합의를 번복하거나 이를 부당하게 변경하려는 시도는 의회의 도덕성을 의심하게 만들고, 시민들이 의회를 불신하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상생 합의는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자의적으로 변경될 수 없습니다.

정치적 합의는 단순한 문서 이상의 의미를 가집니다.

상호 신뢰를 기반으로 한 약속이자, 시민들에게는 정치적 책임감과 성실함을 보여주는 증거입니다.

정치인들이 스스로의 약속마저 지키지 않는 데, 과연 어느 시민이 정치에 대해 신뢰하고 존중할 수 있겠습니까?

일방적으로 상생 합의를 깨고 무시하는 국민의힘의 행태는 정치적 신뢰를 저버리는 행위를 넘어 시민들의 정치적 무관심을 초래하고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행위입니다.

정작 큰 것은 눈에 보이지 않습니다. 그 끝이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노자(老子)는 세상의 가장 큰 소리는 희성(希聲), 즉 들리지 않는 소리라고 했습니다. 그저 지금 당장 눈 앞에 보이는 이익에만 급급하다면, 더 귀하고 큰 것을 놓치게 될 것입니다.

신뢰와 합의의 민주주의 정신을 잃고 정치에 대한 환멸과 불신만 초래하게 될 것입니다. 시민은 안중에 없게 되고 자리에 급급한 정치인의 추악한 이면만 남게 될 것입니다.

지금 중요한 것은 권력이나 자리 차지가 아닙니다. 약속을 지키고, 신뢰를 바탕으로 정치적 합의를 이행하는 것이며 상생정치를 하라는, 진정한 민주주의를 실현하라는, 그리고 시민을 위한 정치를 하라는 시민들의 희성(希聲)입니다.

신의를 지키는 것이야말로 정치의 본질임을 다시 한번 상기하고 국민의힘 정치인들이 보다 성숙한 정치를 실현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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