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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철호의 사는 이야기> 꽃은 왜 아름다운 것인가!
최철호  |  sja@city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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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3.04.13  09:4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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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철호 전 경기도학원연합회장

꽃은 왜 아름다운거지? 챗GPT에게 물어봤습니다. 여러 이유를 나열합니다. 요약하면 인간에게 여러 가지 색깔과 향기로 긍정적인 에너지와 건강하게하는 힘을 준다는 이유입니다. 꽃의 존재와 미의 본질이 어디에서 오는지에 대해서는 알 수가 없다는 말투입니다.

봄이 온다는 소문이 들녘에 흉흉하게 떠돌 때쯤에 나는 내집 앞 김포평야의 수로를 따라 매일 산책 하거나 문수산을 오릅니다. 이웃집 담 너머에 핀 꽃들, 수로 가의 아주 작은 야생화들, 문수사 아래 양지쪽에 핀 현호색을 바라보며 해마다 같은 시기에 온 들녘이나 산의 꽃들이 어느 날쯤에 기습적으로 피었다 사라지는 이 자연의 섭리가 신기하기만 합니다.

봄까치, 꼬딱지나물, 광대나물, 복수초, 현호색, 수선화, 진달래까지 서로 연락이라도 한 듯 일정한 시기 그날이 되면 모두 함께 개화합니다. 이는 생존을 위한 전략이고 그것이 경쟁임을 보여 줍니다. 그 경쟁의 전략이 아름다움이라는 것은 사람들에게 놀랄만한 메시지를 줍니다.

사실은 이제부터 들이나 산에서 가을이 깊어질 때까지 꽃들이 피고 집니다. 나는 꽃을 볼때마다 그들이 아름다운 이유가 궁금합니다. 또한 그 아름다움이 인간의 기준에 부합하는 것도 궁금합니다. 아름다움이란 문화와 인문적 축척에 따라 다양한 관점을 갖고 변화해 왔지만 꽃에 관해서는 시대와 역사의 한계를 넘어 항상 인간의 아름다움 관점에 부합하고 있습니다. 어찌보면 꽃이 인간의 아름다움 관점에 부합한게 아니고 인간의 아름다움이란 관점이 꽃에서 왔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들은 항상 최선을 다해 피기도 하지만 최선을 다해 이쁘려고 작정한 듯 흔들고, 그 모습을 볼때마다 언제나 나는 내 마음이 흔들림을 느낍니다. 봄, 여름, 가을 꽃피는 계절마다 내 삶의 공간에 있었던 꽃들에 대한 기억이 추억 속에 배경의 정물처럼 오롯하게 앉아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꽃은 내 과거이고 내 정서를 이루는 감성의 일부분이 되었습니다. 사람들에게 계절마다 피는 꽃들과의 사건들의 추억이 겹겹이 겹쳐져 아름다움의 기억으로 연장되어 있는 것은 아닐까 싶습니다.

산등성이을 타고 오르는 진달래의 분홍빛 멍울들이 번져가는 모습들 위에 점점이 연록색의 이파리들이 수놓기 시작하면 진달래꽃 필 때마다 겪었던 온갖 추억들이 산등성이 구름만큼 커져 마침내 나를 하늘로 띄워 올립니다.

배고프던 유년의 봄날, 하교 길에 보던 진달래 꽃과 아카시아 꽃, 어머님의 운구를 모시고 오르던 그 언덕에 피었던 진달래 꽃 무더기들, 혼자 다니던 봄 낚시터 야산의 양지쪽에서 불타던 진달래 꽃이 그렇습니다. 꽃이 배경으로 있는 내 추억의 그림들은 모두 하나같이 사랑에 관한 정서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이런 특징으로 봐도 꽃은 세상을 움직이는 가장 큰 전략이 사랑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꽃의 아름다움이 본질이라면 수단적 가치는 유혹이고 에너지입니다. 다른 단계로 나가기 위한 에너지를 만들어 분출시키려는 욕구를 자극시키는 유혹입니다. 마치 사랑에 빠진 연인들이 자신들에게 반대하는 세상 모두를 대적할듯한 에너지를 분출하듯 식물들에게 유혹과 에너지 분출은 생존과 번식의 전략인 것 같습니다.

실제로 미학자들의 이론에 의한 미의 역사적 변천을 보면 대부분 태초 인류의 생식적인 기능과 관련된 것들이 아름다움으로 변천되었다고 합니다. 이런 이유로 자연과 동화된 사람이 꽃을 바라볼수록 그런 유혹과 자극을 느끼며 에너지를 충전시키는 것 같습니다.

4월 어느 날 일시에 만개하고 지는 벚꽃의 모습은 언제나 우리를 애절하게 만듭니다. 대개 모든 아름다움의 유혹은 짧고, 강렬합니다. 짧고 강렬해야 충동의 힘이 본능을 이끌어 갈 듯 싶습니다. 나는 산책길을 다니며 꽃의 이름을 부르며 그들의 유혹에 나를 대입해 봅니다. 살구꽃, 수선화, 앵두꽃, 벚꽃들 하나 하나 파문을 일으키며 내게 삶의 본능을 거세당한 듯 살지 말라며 유혹하는 봄날이 떠나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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