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성 폭력피해 가해자 10명 중 7명 배우자‧연인 등 친밀한 관계인
- 피해자의 가족·주변인들로부터 받는 2차 피해 심각
- 지난해부터 민‧관‧경 합동 ‘가정폭력‧성폭력 공동대응팀’ 가동

◆ 여성 폭력피해 가해자 10명 중 7명 배우자‧연인 등 친밀한 관계인

한국여성의전화(한여전)가 지난달 8일 ‘세계여성의 날’을 맞아 발표한 ‘2022년 전국 상담통계 분석’에 따르면 여성을 대상으로 폭력을 저지른 가해자 10명 중 7명가량이 여성과 친밀한 관계인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 결과를 구체적으로 살피면 폭력 가해자가 과거 또는 현재 배우자·연인이 53.2%로 나타났으며, 친족(부모·자녀·친척 등)이 15.6%다. 이를 더하면 친밀한 관계 안에서 벌어지는 여성 폭력은 68.8%에 달한다.

폭력피해를 유형별로 나누어보면 가정폭력이 71.1%로 가장 많고, 성폭력(성매매 포함) 49.1%, 스토킹 11.8%, 데이트폭력 11.3%, 직장 내 성적 괴롭힘 7.2%, 사이버폭력 4.0% 순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사회적으로 여성이 폭력에 쉽게 노출되어 오고 있음을 단편적으로 보여주는 결과다.

실제로 가정폭력을 일삼아온 30대 남성이 자녀가 보는 앞에서 아내를 심하게 때려 법정 구속된 사건이 있었다. 지난해 가을에는 입사 동기 여성을 스토킹하던 남성이 결국은 여성이 근무하는 곳을 찾아내 무차별하게 살해한, 일명 ‘신당역 여자화장실 사건’이 발생해 스토킹 범죄에 대한 경종을 울리기도 했다.

◆ 피해자의 가족·주변인들로부터 받는 2차 피해 심각

피해자가 가해자로부터 범죄를 일으키도록 동기를 제공했다고 매도하는 행위인 2차 피해도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2차 피해가 있는 사례 중 경찰이 38.5%로 가장 높았고, 그 뒤로 가해자 가족·주변인 28.8%, 피해자 가족·주변인 19.0%로 나타났으며, 피해 여성은 상담소를 통해 경찰을 만나면서부터 시작되는 제도권 내의 2차 피해를 호소했다(한여전, ‘2022년 전국 상담통계’ 자료 참고).

지난해 김포시 산하기관에서 발생했던 ‘직장 내 성희롱’ 사건과 중학교 교사들 간의 성추행 사건은 관리‧감독을 하는 상급부서의 미온적 태도와 주변인(피해자의 동료‧상급자)의 삐뚤어진 인식으로 인해 피해 당사자인 여성이 2차 피해를 보며 정신적 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기도 했다.

남에게 일어나는 일 같지만, 폭력 사건은 사람을 가려 발생하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사건이 발생했을 때 피해자 보호가 우선이며, 피해자가 회복하는 과정에서 수사‧법률‧의료복지 등 다양한 지역사회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 김포시, 지난해부터 민‧관‧경 합동 ‘가정폭력‧성폭력 공동대응팀’ 가동

그렇다면 김포시 사정은 어떠한가?

김포시는 가정폭력과 성폭력 등에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해 현재 민간주도로 성폭력상담소 2개소와 가정폭력상담소 2개소를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폭력 형태가 날로 흉포하고 잔인해지고 있어 그 초기 대응, 후속조치 등의 시급하지만, 이들 민간단체는 한계점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시는 이들 기관의 한계를 극복하고, 폭력으로부터 시민을 안전하게 보호하고자 지난해 8월 ‘가정폭력‧성폭력 공동대응팀(이하 공동대응팀)’을 가동했다.

공동대응팀은 112 신고된 가정폭력, 성폭력 등의 피해자와 그 가족에게 학대 전담 경찰관, 상담사, 통합사례 관리사가 초기 전화상담 등을 수행한다. 이후 피해자가 호소하는 문제들에 대한 개입, 현재 폭력의 원인이 되는 상황 등을 제거해 현실적인 욕구들을 지원하거나 해결될 수 있도록 정보 지원 등을 하는 기관이다.

즉, 이들은 가정폭력과 성폭력, 데이트폭력, 스토킹, 불법 촬영 등 다양한 폭력 피해자에 대한 초기 대응과 맞춤형 복지 등 후속 관리를 위해 상담사와 통합사례관리사, 학대예방경찰관(APO) 등으로 구성돼 폭력에 노출된 시민에 대해 초기 대응부터 후속 조치까지 책임진다.

◆ 스토킹·데이트폭력 피해자까지 지원 대상을 확대 예정

지난해 공동대응팀 개소 후 12월까지 이곳에서 폭력 등으로 상담(초기대응)받은 시민은 567명이며, 기관 연계(후속조치)를 건수는 2,686건으로 조사됐다.

가정폭력 상담 지원 대상으로는 일반가정이 497명(87.7%)으로 가장 많았으며, 한부모가정 18명, 다문화가정 14명, 이주가정 10명, 조손가정 3명, 북한이탈가정 1명 순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 기타 10명, 미 파악 14명이다.

피해자 지원내용으로는 안전확인 심리상담이 전체 건수의 87.3%에 달하는 2,345건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기관상담 연계 165건, 수사‧법률상담 54건, 긴급분리쉼터 지원 40건, 임시조치(접근금지) 39건, 사회복지정보 제공 25건, 진술조력신뢰동석 1건, 확인서류 발급 1건, 구직지원 1건, 기타(병원입원지원‧의료지원 등) 6건으로 집계됐다.

공동대응팀은 그동안 법무부 인권구조과와 협약을 맺고 월 2회 법률상담은 물론, 올해부터 가정폭력은 물론 스토킹·데이트폭력 피해자까지 지원 대상을 확대했다. 또한 재 발생을 막기 위해 피해자 모니터링에도 집중하고 있다.

폭력, 피할 수 있으면 피하는 게 옳다. 그러나 폭력을 피할 수 없다면 신뢰 기관에 도움을 청하는 게 현명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