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동네 > 사람들
<최철호의 사는 이야기> 사랑하는 일
최철호  |  webmaster@city21.co.kr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23.03.16  09:38:52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 최철호 전 경기도학원연합회장

산책길에 텃밭에서 고추밭의 메마른 줄기들을 걷어내고, 밭을 일구는 부부의 손길이 바쁩니다. 곧 어두워지기 전에 일을 끝내려고 하는듯합니다. 부부의 손길에서도 봄을 맞이하는 들뜬분위기가 느껴집니다. 산책길에 밭일하는 부부들은 모두 팔십 정도 되 보이는 부부들입니다. 밭일하는 모습을 멀리서 바라보면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며 천천히 꾸준하게 일손을 움직입니다. 오래된 헌 옷이 친근하듯 느리고 아득해 보이는 이 정물의 모습이 낯이 익습니다.

전 요즘 눈만 감으면 태어난지 7개월된 손녀의 작은 얼굴 표정이 떠오릅니다. 함께 살지 않아서 자주 보진 못해서 카톡으로 주로 봅니다. 제 목숨의 인연으로 태어난 그 긴 생명의 끈이, 너무도 당연한 줄 알았던 일이, 기적처럼 느껴집니다. 더구나 요즘 친구들을 만나면 모처럼 속을 내보이는 고민이 대부분 결혼하지 않는 자녀들 문제나 결혼하고도 자식을 갖지 않는 자녀들 걱정이 많기 때문입니다.

내 삶이 내 부모로부터 시작되었듯이 멈추지 않고 계속 확장되어 가는 것, 이것이 생명의 영원성이나 윤회가 아니겠는가 라고 생각해봅니다. 병원에 가면 의사 선생님들이 묻는 흔히들 말하는 가족력이라는 것은 부모로부터 받은 육체의 근원이 어디서부터 시작되었는지를 알게 해 줍니다. 부모로부터 생명을 복제받은 인연처럼 내 삶의 인연들은 어디선가로부터 흘러 지금 내곁을 지키고 있는 듯 싶습니다.

내 생명의 인연들과 함께 살아가는 내 삶의 하루 하루가 내 것만이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아침에 일어나면 나이드신 형님들, 홀로 시골에 계신 장모님, 누님들 모두 80이 넘은 분들이라 그 분들의 하루가 얼마나 소중할 지를 생각하게 됩니다. 내가 그분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없다지만 다만 바램을 담은 기도만큼은 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 마음에 담아 그 분들의 건강한 하루를 기도합니다. 나이들어 늙어가면서 병들고, 외롭고 쓸쓸함이 어찌 내 피붙이에게만 있겠냐 생각하면 새삼 하루 하루가 경건해집니다.

내게 오는 고통이나 슬픔, 기쁨도 밭을 일구는 노부부처럼 가꾸어서 나의 성찰로 갈고 다듬어 낼 일입니다. 얼마나 많은 기적들이 알게 모르게 내 삶을 지탱하고 있는지 모를 일입니다. 내게 다가오는 세상의 일들도 늘 혼란스러워 보여져서 시시비비을 가리고, 나름의 잣대를 들이대며 어떤게 공정한지 또는 정의로운지 생각해보지만 늘 주관적인 감정의 우물을 벗어나질 못합니다. 작금의 한국정치 세태를 보면 감정을 이기는 논리는 없는 것처럼 보입니다. 논리는 감정을 격발시키거나 감정을 강화하는 수단으로 쓰이는 것 같습니다. 결국 감정과 논리를 뛰어넘는 것은 사랑 밖에 없는 것처럼 생각됩니다.

세상을 사랑하는 일은 내 밖의 대상을 일일이 골라가며 선택하는 일이 아니고 내게 다가온 것들을 내 밭이라 여기고 일구어내는 나의 성찰에 달려있을 뿐인 것 같습니다. 어느 사회학자의 “삶의 전부는 사랑이다 그 외는 모두 부수적인 것이다”란 말 만큼 세상의 모든 문제를 해결할 방법은 사랑 뿐인가 봅니다. 그래서 예수님도 그렇게 사랑을 강조한 것 같습니다. 내게 온 생명의 인연들을 거절할 그런 권리는 애초부터 없는 것 같습니다.


필자 소개

청석학원 원장 최철호(전 경기도학원연합회장)

* 학력
- 한국방송통신대학교 11개학과 졸업
  (경영학, 영어영문학, 법학, 국어국문학, 행정학, 문화교양학, 교육학, 청소년교육학,
   중어중문학, 일본학, 관광학)
- 한국방송통신대학교 행정학 석사

 

 

최철호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최근 인기기사
1
"의회 무시한 집행부와 이에 동조한 국힘 의원들 유감"
2
김포시, 일본어 ‘오마카세’ 사용 논란
3
"마라톤 대회는 시민의 단합”
4
김포소방서, 의용소방대의 날 기념식
5
"농협 성장, 조합장 복지 향상"…조합장 취임식 잇따라 열려
6
막바지까지 버티기는 무리였나? ... 시의회, 9일 만에 본회의 개최
7
김포, 3‧22 독립만세운동 104주년 … 잊어서는, 잊혀서는 안 될 ‘그날의 함성’
8
"김포시의회 민주당의원들의 본회의 등원 환영"
9
"시간·절차 간소화… 시민편의 위한 'E·B' 허가행정"
10
‘앙금'으로 속개된 시의회 본회의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게시판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등록번호: 경기 아 50303 등록일: 2011.11.15 발행인·편집인: 전광희 청소년보호책임자: 전광희
주소: 경기도 김포시 사우중로 48 드림월드프라자 704호 Tel: 031)998-6161 Fax: 031)984-7117  |  이메일 : jkh@city21.co.kr
Copyright © 2004 씨티2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