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9년 욱일기를 닮은 학교 교표를 바꿔 세간에 관심을 모았던 김포대명초등학교(이하 대명초)가 올해 그동안 논란에 휩싸였던 ‘책 읽는 소녀상’ 존치 문제를 제시하며 일제 잔제 청산에 앞장서고 있다.

‘책 읽는 소녀상’의 존치 문제는 식민지 근대성이 가정과 여성의 이미지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청산에 여지를 둔 경기도교육청 운영 방침에 따른 것이다. 이 소녀상을 일제 잔재로 포함할지에 대한 여부는 학계에서도 민감한 사안이고, 그에 따르는 의견도 분분하다.

이 사실을 접한 대명초는 방학진 민족문제연구소 기획실장과 허은철 총신대학교 교수를 초청해 일제 잔재 의미와 청산의 중요성에 대해 학생들에 인지시키고, 교내 동상 설치의 역사와 조선시대와 일제강점기 여성상의 비교 등을 살피는 시간을 가졌다.

이어 ‘책 읽는 소녀상’을 일제 잔재로 봐야 하는지, 잔재로 분류된다면 어떻게 청산해야 하는지 각 학급에서 심도 있는 토론이 이어졌다. 학생들은 학급회의 결과를 모아 ‘책 읽는 소녀상’이 철거가 아닌 존치로 결정하고, 학생들의 이와 같은 고민을 담은 안내판을 설치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대명초 원하연 학생(6학년)은 “그동안 ‘책 읽는 소녀상’은 전설만 들었지 왜 소녀상이 세워졌는지 생각해 보지 않았다”라며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일제 잔재 청산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살필 수 있었고, 우리의 의견대로 안내판 설치돼 소녀상이 존치할 수 있게 돼 뿌듯하다”는 소감을 남겼다.

학생들의 프로젝트를 지원한 김원기 교사는 “아이들이 충분히 학습하고 고민하고 토론하는 등 일제 잔재 청산에 대해 어른들보다 적극성을 보였다”라며 “대명초는 일제 잔재 청산을 두 번째 진행한 것으로, 학생들이 근현대사에 대한 역사의식을 함양해 자신들이 하는 활동을 자랑스럽게 여겼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한편, 대명초는 지난 2019년 일제 잔재 청산의 하나로 욱일기를 닮은 교표를 6학년 학생에 의해 변경한 바 있으며, 현재 대명초는 전교생은 이 교표를 사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