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포지역, 신도시에 이어 택지개발 지구까지 과밀‧과대 학급 확산
- 학부모들 “학교 신설” 한목소리 그러나 교육당국은 “교육부 방침” 고수
- 김포 교육당국, 지역현실을 반영한 전략적 계획 수립으로 교육부 등 정부 설득해야

지난해 우리나라 출산율은 0.8%로 사상 최저기록을 갱신함과 동시에 OECD 회원국 중 가장 낮은 출산율을 보였다. 계속되는 출산율 하락으로 정부는 각종 지원책을 마련하고 그에 따르는 예산을 투입하고 있으나 좀처럼 출산율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김포시 또한 출산장려 지원금부터 임산부‧영유아 지원 그리고 예방접종에 이르기까지 각종 정책을 펼치고는 있다. 그러나 출생 후 학령기인 아이들이 다닐 학교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아이러니한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아이를 낳으라면서, 정작 아이들이 다닐 학교가 없는 김포. 그 이유는 무엇이며, 이를 해결할 방법은 없는 것인지 짚어봤다.

■ 김포시, 신도시에 이어 택지개발 지구까지 과밀학급 확산

지난달 13일(일) 마산동에 위치한 은여울초등학교에서 과밀학급 해소를 위해 설치된 ‘모듈러교실’에 대한 설명회가 있었다. 이날 모인 학부모만 해도 300여명이 넘었는데, 설명이 진행된 후 학부모들의 불만이 이곳저곳에서 터지기 시작했다.

이들은 단지 모듈러교실에 대한 불만이 아닌 교육당국이 과밀학급 해소를 위한 방법론이 현실반영이 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은여울초는 2019년 3월 개교 후 1년 반 만인 2020년 하반기에 증축해야 했으며, 계속되는 학생 수 증가에 오는 7월 재 증축을 계획하고 있다.

김포시 과밀학급 문제는 비단 신도시만의 문제는 아니다. 신곡지구에 있는 보름초는 개교 2년이 채 되지 않아 신축을 고민하고 있다. 인근 입주 예정인 1,300여 세대를 대비하기 위함으로 빠르면 올 하반기 공사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풍무지역도 비슷한 상황이다. 특히, 풍무동은 김포시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지역이며, 평균연령은 39.9세(2022년 3월 기준/행정안전부 자료)로 학령기 자녀를 둔 가정 또한 많은 지역으로 분석되지만, 초등학교 4개교에 비해 중학교와 고등학교는 현저히 부족한 실정이다.

▲ 은여울초 운동장에 설치된 모듈러교실. 이곳 학부모들은 증축이나 모듈러교실 설치 등은 과밀학급 해소에 미봉책일 뿐이라 주장한다.

◆ 학부모들 “학교 신설” 한목소리 그러나 교육당국은 “교육부 방침” 고수

이처럼 김포전역에 과밀학급으로 인한 충돌에 예상되는 가운데 학부모들은 학교신설 등에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보름초 학부모들은 앞으로 입주할 단지의 세대수를 감안할 때 학교 신설만이 과밀학급을 사전에 방지할 수 있다며, 김포교육지원청에 수차례 신설학교를 요구하고 있다. 은여울초 학부모들 또한 학교 신설을 요구하고 있지만, 그에 앞서 과밀학급 발생의 원인은 공동학구 지정에서 찾고 김포교육지원청에 이를 조정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들의 요청에 김포교육지원청 관계자는 “과밀학급의 경우 인구감소에 따라 자연 해소될 것”이라며 학교 신설은 불가라는 입장이다. 또한, 학구조정 등으로 학생 수를 분산하자는 학부모들의 의견에는 “초‧중등교육법을 따를 뿐이다”라 일축했다.

김포시는 한강신도시 내 과밀학급 문제가 불거진 2017년 도시계획과 이로 인한 학생 수 예측의 실패를 인정했음에도 불구하고 개선의 모습은 커녕 신곡지구와 풍무지구 등 쪼개기 개발에 대해 ‘합법적인 절차를 거처 진행된 사항’이라며 한발 물러서 있다.

이처럼 김포시와 김포교육지원청의 빗나간 도시계획과 학생 수 예측 실패에 따른 책임은 그 누구도지지 않고 있는 가운데 학생들의 학습권은 공사 소음 속에 묻히고 있다.

▲ 김포교육지원청 전경.

◆ 김포 교육당국, 지역현실을 반영한 전략적 계획 수립으로 교육부 등 정부 설득해야

그렇다면 과밀학급 문제는 영영 해결할 수 없는 것일까? 비단 그렇지만도 않다.

이기형 경기도의원은 지난 2019년 경기도의회 5분 자유발언을 통해 이 문제에 대해 짚고, 2가지 해소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 첫째 신도시 인접지역에 토지를 확보해 ’초‧중등 병설 학교‘를 신설하는 것이다. 둘째 LH공사 소유의 ’도시지원 시설용지‘ 일부를 교육용지로의 전환 등을 들었다.

그리고 이듬해인 2020년 2월 장기‧운양지역에 초‧중 병설학교 신설 사업이 ‘경기도교육청 자채심사’를 통과했고, 4월에는 교육부 중앙투자심사 또한 통과했다. 이로 이지역 신설학교 설립에 대한 행정절차가 본궤도에 올랐다.

김포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어려우리라 생각했는데 (지역 현실을 토대로)전략적으로 교육부에 올렸고, 그게 적중해 통과한 것 같다”라며, “23년 개교로 심사받았으나 현재 설계 중이며, 토지주와 협상이 마무리되는 대로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다”고 말했다.

이처럼 그동안 ‘교육부 방침’으로 일관하던 교육당국이 지역현실을 적극적으로 반영한 전략적 준비와 설득 과정을 통해 마침내 운양장기지역에 초‧중 병설학교 신설을 끌어냈으며, 이 지역 과밀학급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도 밝힌 바와 같이 정부와 지자체는 출산율이 낮다며 각종 지원책과 예산을 투입한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학령기 아이들이 과밀학급 등으로 기본적인 학습권조차 보장 받지 못한 상태에서 출산을 독려할 명목이 있는 지 김포지역 학부모들은 정부와 지자체에 되묻고 있다.

▲ 운양동 999번지 일원. 토지협상 중인 이곳은 초.중통합 학교가 들어설 예정이다. (사진=네이버 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