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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향 어르신들에서 내 부모를 보다[인터뷰] 우리동네 둘도 없는 효자, 김포시농업기술센터 박용호 주무관
양미희 기자  |  suho@city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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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2.01.27  18:0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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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명절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명절이라고는 하지만 질긴 코로나19로 일가친척은커녕 부모 계신 고향을 방문하는 것조차 조심스러운 게 지금 우리의 현 상황이다.

그래도 찾아 갈 고향이 있다는 것, 찾아 뵐 부모와 일가친척이 있다는 것…, 명절을 앞둔 우리에겐 일상이지만, 고향을 떠나 다시 돌아갈 수 없게 된 실향민에는 너무도 큰 그리움일 것이다.

눈치 빠른 독자는 감 잡았겠지만, 이번 씨티21뉴스 인터뷰 주인공은 바로 고향을 지척에 두고도 갈 수 없는 그리움, 그 그리움에 이웃 어르신들에서 자신의 부모를 본다는 우리동네 효자 김포시농업기술센터 박용호 주무관이다.

   
▲ 우리동네 효자, 김포시농업기술센터 박용호 주무관.

┃무조건 기술을 배워야 만이 살길 

앞서 밝힌 바와 같이 박용호 주무관은 김포시농업기술센터에서 일하고 있다. 그가 맡은 업무는 우제류 농가예찰 및 방역 창고 관리, 살처분 지원 및 현장업무 차량관리, 드론방역관리 등등이다.

이를 위해서인지 그는 포크레인, 지게차 등 중장비 면허는 물론 대형면허와 드론 자격증까지 두루 갖추고 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박 주무관은 경비 교육 이수, 승강기 안전관리를 겸비한 실력자 중 실력자다.

남들은 하나 따기도 어렵다는 데 이렇게 여러 자격증을 겸비하고 있는 데에는 남다른 속사정이 있는데, 바로 고향이 이북인 북한이탈주민이기 때문이다. 지금이야 따뜻한 가정을 꾸려 남부럽지 않게 살고 있지만, 지난 2011년 귀순 후 안 해본 고생이 없을 정도라 한다.

“돈도 없고, 먹을 것도 없었습니다. 김포로 와 기초생활수급 대상자로 몇 달 생활했지만 남 도움을 받고 사는 것도 하루‧이틀이지, 그래서 김포중장비학원에 등록하고 중장비 다루는 방법을 익혔습니다”

그곳에서 6개월 정도 배우고 초급속으로 자격증을 땄다. 그리고 밤에는 중국동포를 가르치는 일도 해 보았다. 하나원 시절 자격증 없는 사람은 대우를 받지 못한다는 말을 되새이며 남들보다 더 열심히 매진했음이 눈에 선하다.

   
▲ 박용호 주무관이 맡고 있는 업무(방역작업).

┃이웃 어르신들에서 내 부모를 보다

본 취지로 돌아와 박용호 주무관이 우리동네 효자로 지목된 이유는 단순명료하다. 바로 명절마다 이웃 어르신들을 찾아 마음을 전하는 일이 수년째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몇 해 전, 동네 마트에 젊은 부부와 자녀로 보이는 아이 2명이 들어와 물건을 고르고 있었습니다. 아이들이니 갖고 싶은 게 많았을 텐데, 아이 부모는 800원 이상은 안 된다며 아이들을 다독이더군요. 그 모습을 가만히 보고 있자니, 젊은 사람들도 저러한데 나이 들어 경제적 여력이 없는 노인들은 어떠할까? 싶었습니다”

그래서 시작하게 된 일이 동네 어르신들을 위한 명절선물 준비이다. 경로당을 통해 알게 된 사실인데 박 주무관이 사는 동네는 홀로 사는 어르신이 상당했다. 모두 힘없고 돈 없는, 명절이라고 누구하나 찾지 않는 그런 어르신들 말이다.

첫해는 달걀 20판을 준비해 가가호호 방문해 전달했다. 다음 명절에는 30판이 동네 어르신들 댁에 전달됐다. 뜻밖에 명절 선물에 어르신들도 그동안 잊고 살았던 명절분위기 맛보았을 터. 명절을 앞두고 온 동네가 사람 사는 냄새로 풍요로웠을 게 분명하다.

박용호 주무관은 명절 선물 준비를 위해 매달 수입에서 일정부분을 떼어놓는다. 그렇지 않으면 목돈이 들어가 부담이 될 수도 있고, 부담이 되면 이 일을 지속할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사실, 이웃을 살핀다는 마음은 누구나 가질 수 있다. 매번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를 실천에 옮기느냐, 그렇지 않느냐의 차이다. 단순한 차이 같지만, 이 차이는 수치로는 가늠할 수 없을뿐더러, 우주 몇 바퀴를 돌 에너지와도 비교할 수 없는 것이 아닐까 싶다.

   
▲ 박용호 주무관이 맡고 있는 업무(드론방역).

┃하고 싶은 것을 한다는 것… ‘자유’ 그 이상의 의미

박용호 주무관은 한 가정에 가장이다. 명절이면 고향 생각, 부모님 생각, 가족 생각이 절실하지만, 살뜰한 아내가 곁에 있어 다행이라며 아내에 대한 깨알 자랑(?)을 한다.

내친김에 하나 더 이야기하자면, 평소 적응을 잘하는 편이기 나지만, 남한에 와 다소 어려웠던 게 음식에 적응하는 것이라 토로했다. 딱히 가리는 건 없지만, 소식에 익숙한 그에게 남들과 같은 양을 짧은 시간에 먹어야 하는 게 힘들었던 모양이다.

“아내가 음식을 맛있게 잘합니다. 이곳에 입사하고 몇 달 지나 아내가 도시락을 싸 주기 시작하더니, 지금까지 하루도 빠짐없이 아침 출근길에 도시락을 내밉니다”

깨알 자랑 맞다. 아니 깨알 사랑이 더 적절하다. 박용호 주무관의 아내는 그와 동갑내기이긴 하지만 중장비 학원에서 가르쳤던 제자로 몇 년 전 평생의 반려자로 맞이했다. 사담이지만, 그는 씩씩한 아내의 모습에 반해 보였다.

자유의 땅을 밟은 지 십여 년. 박용호 주무관에게 이곳에 와 가장 좋은 게 무엇이냐 물었다. 그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제가 하고 싶은 것을 해서 좋습니다”라 했다. 하고 싶은 것을 해서 좋다…. 이 말에는 그가 그렇게 바라던 ‘자유’와 ‘평화’가 뼛속까지 자리하고 있는 게 아닌지 싶었다.

그리고 또 물었다. 앞으로 바라는 게 무엇이냐고. 그는 “이곳(농기센터)에서 정년퇴직 할 때까지 근무하고 싶습니다”라고 했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을 퇴직할 때까지 하고 싶다는 그의 말에 우리나라 사람, 아니, 우라나라 사람의 한 가장이 다 됐다 싶었다.

타향에 와 정착한지 불과 몇 년. 넉넉한 수입도 아닐 터인데, 그는 올해 설해도 동네 어르신들을 위해 선물 꾸러미를 준비한다. 자신의 부모를 생각하면서, 자신이 부모에게 못 다한 효도를 하는 마음에서 말이다.

그 누구보다 따뜻한 마음을 가진 김포시농업기술센터 박용호 주무관. 앞으로 그와 그의 아내가 우리 김포시에서 꽃길만 걷기를 바라본다.

   
 
   
▲ 박용호 주무관이 맡고 있는 업무(축사방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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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김포
오미크론 확산에 마음도 몸도 쓸쓸해질 무렵에 명절 앞두고 이렇게 따뜻한 기사 접하니 좋습니다.
박용호님 감사드립니다. 승승장구하시길 기원드립니다.

(2022-01-28 08:3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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