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동네 > 인터뷰
딸이자 아내, 그리고 엄마 … ‘81년생 김수정’[인터뷰] ‘굴’과 함께 대명항의 아침녘을 깨우는 우리동네 ‘81년생’
양미희 기자  |  suho@city21.co.kr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21.01.28  18:20:37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누군가의 딸이자 아내 그리고 엄마로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81년생 여성들. 이들은 현재 마흔 한 살로 가정의 안녕과 평화를 책임지고 있을 어엿한 삶의 주역들이다.

아침일찍 남편 출근시키고, 아이들 교육기관에 보내고 집안 정리를 마치고 이웃들과 차 한잔의 가벼운 수다를 즐기거나, 취미생활로 스트레스를 해소한다. 혹은, 아침 전쟁이라 불릴 정도로 남편, 아이들 챙기고, 자신도 출근해야 하는 81년생들도 있다. 우리의 인생은 보통은 다~ 그러하다.

이번 씨티21뉴스 인터뷰 주인공 수정 씨는 후자에 속한다. 후자이긴 후자인데 그 색이 좀 다르다. 겨울철만 되면 대명항의 아침녘을 ‘굴’과 함께 깨우기 때문인데, 지금부터 대명항에서 굴과 함께 아침녘을 깨우는 우리동네 '81년생 김수정'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보자.

   
▲‘굴’과 함께 대명항의 아침녘을 깨우는 우리동네 ‘수정 씨’

“우리는 가족이잖아요 … ‘딸’ 김수정”

수정 씨는 81년생, 올해 마흔하나다. 곁으로 봐서는 어디로 나이를 먹었나 싶지만 사실이다. 그의 소속은 대명항에 있는 ‘무진장 수산활어회센터’ 1‧2호점과 ‘제주통돼야지’ 등 3곳이다. 엄밀히 말하자면 이곳에서 부모님, 남편과 함께 일반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다.

수정 씨는 중학교 2학년 되던 해에 가족과 함께 김포 북변동으로 주소지를 옮긴다. 그 후 전류리로, 그리고 지금은 대명항에 정붙이고 살고 있다.

사춘기가 한창인 시절, 누군들 부모 속 안 썩이고 사춘기를 보낸 이가 있을까마는 그는 그 시절을 떠올리면 수줍게 웃는다. 그의 웃음에서 지금 자신에 대해 담담함이 배어난다. 그리고 옆에서 지켜보던 친정엄마의 눈엔 막내딸에 대한 짠한 맘이 가득하다.

“결혼 후 약 6년간 화성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시댁 부모님을 도왔습니다. 그 지역에서는 나름 유명한 곳이라 손님들이 꽤 많아 일손이 늘 부족했죠. 평소 가만히 있는 성격이 못되기에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도왔는데 부모님께서는 그런 저를 참 이뻐해 주셨어요”

아무리 시댁 일이라도 어린 새댁이 두 팔 걷고 나서기는 쉽지 않았을 터인데, 수정씨는 “제 가족이잖아요”라며 입가가  방그레 진다.

   
▲ 작업장 앞에서

“사랑스러운 그리고 고마운 … ‘아내’ 김수정”

친구들과 어울리기를 좋아했던 어린 수정은 손재주가 또래보다 예사롭지 않았다. 지금도 수정 씨에게 있어 수작업은 막힘이 없다. 결혼 전에는 대학 전공을 살려 풍무동에 작은 피부 숍을 운영한다.

고객이 늘고 영업장이 정착돼 갈 무렵, 수정 씨에게 달콤한 운명이 다가 온다. 수정 씨의 반려자이자, 동반자이자, 지지자이자, 사랑스러운 세 아이의 아빠 윤재 씨다.

윤재 씨는 몇 년이 지났지만 지금도 아내인 수정 씨가 굴을 까는 게 못마땅하다. 한기가 뼛속까지 들어오는 겨울철 외부에서 추위를 이기고 몇 시간을 작업하는 것도, 날카로운 도구를 사용해야 하는 것도 그렇고, 그로 인해 손이 망가지는 것도 모두 탐탁치 않다.

“처음엔 호기심에 시작했죠. 하다 보니 재미가 붙더라고요. 물론 굴을 까는 일은 힘을 필요한 노동이 분명합니다. 그러나 서로 엉겨 붙은 껍질을 분리하고, 굴이 다치지 않게 하는 것, 이 작업이 핵심입니다. 이는 힘으로만 될 수 없는 기술과 요령이 필요한 작업이죠”

남편 윤재 씨가 뾰로통해지면 수정 씨는 이렇게 너스레를 떨며 남편의 마음을 풀어준다. 그런 아내를 그 누가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 간 굴을 정리하는 수정 씨

“너무도 잘 자라주는 우리 아이들 … ‘엄마’ 그리고 김수정”

수정 씨의 너스레에는 이유가 있다. 자신의 힘을 조금만 보태면 부모님도, 남편도 조금 편하게 일 할 수 있을 것이라 한다. 이것이 가족애인가? 그런 가족애로 시작한 굴 까는 작업은 그 업계에 전문가를 배출시켰나 보다.

하지만, 엄마인 수정 씨에게 아이들을 생각하면 짠하기만 하다.10살, 8살, 6살 삼남매는  감사하게도 너무 잘 자라고 있다. 아니, 잘 자라 주고 있다. 특히, 첫째아이는 남다른 영리함을 보여 수정 씨 부부는 고민 중에 있다.

“이웃이 없는 생활에 아이들은 정에 대한 갈증을 느끼는 것 같기도하고, 또래와의 교류도 없어 자칫 성장과정에 공백이 생길까 싶기도 해 불안합니다. 그래서 남편과 많은 이야길 하죠. 도시로 나갈 것인가 말 것인가에 대해서요”

동생들 챙기느라 너무 일찍 철이 들어버린 큰아이. 그리고 엄마‧아빠 말보다 오빠 말을 더 잘 듣는 작은아이와 막내. 너무도 사랑스러운 아이들에게 부모라고 해 줄 수 있는 게 적어 너무도 미안하다는 수정 씨.

   
▲‘ 수정 씨의 에너지원 '가족'

2019년 아프리카돼지열병에 이어 2020년 코로나19로 매출액이 반 토막이 난 지난 2년. 그래도 각종 수산물 철이 되면 잊지 않고 찾아 주는 손님들 덕에 힘을 낼 수 있단다.

철부지 시절 부모 속 많이 썩인 게 한없이 송구하고, 남편인 윤재 씨를 만나 행복이라는 걸 알게 되었고, 부모의 손길 부족해도 너무도 잘 자라는 삼남매에게 감사하다는 ‘81년생 김수정’. 그는 어느덧 딸에서 아내 그리고 엄마로의 길을 걷고 있는, 현시대를 당당히 살아가는 우리 자화상이 아닐런지.

한파가 기승을 부리던 1월 중순. 웬만한 동장군도 꼼짝 못한다는 대명항의 겨울. 오늘도 우리동네 수정 씨는 굴과 함께 대명항의 아침녘을 깨운다.사랑스런 삼남매, 든든한 남편 그리고 못난 자식을 지지해 주는 부모님이 잠에서 깨기 전에 말이다.

※ 에피소드 - '그때 그 손님'을 찾습니다
지금으로부터 7년 전, 이들 부부가 처음 굴 판매를 시작했을 때, 한 손님이 “이것도 굴이라 판매하느냐”며 호되게 지적한 일이 있었답니다. 당시 굴에 대한 상식이 전무했던 윤재 씨는 서울서 유명한 수산시장서 납품받아 판매했다죠.

그 후, 윤재 씨는 발품을 팔고 팔아 전남 고흥에 마침표를 찍습니다. 그리고 굴 철이 되면 매주 몇 번이고 고흥에 내려가 직접 굴을 선별해 공수해오고 있답니다. 최상품으로요.

이들 부부는 7년 전, '그때 그 손님'에 대한 깊은 감사를 드리고 싶다고 하네요. 진심 어리리게 말해 주신 '그때 그 손님' 덕분에 질 좋은 굴을 찾을 수 있었다고요. '그때 그 손님', 만일, 이 사연을 보신다면 대명항 ‘무진장수산활어회센터(T.031-982-2989)’로 연락주세요. 이들 부부가 기다리고 있으니까요.

   
 

 

 

[관련기사]

양미희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최근 인기기사
1
김포시종합사회복지관, 이번엔 ‘직장 내 성희롱’ 논란
2
학운5산단 변경, 道승인 … 고용 5,435명, 생산유발효과 1조1,071억
3
시의회, 김포문화재단 행정사무조사 ‘부결’
4
시의회, 코로나19 긴급생활지원금 80%…내부 진통 끝 가결
5
김포시, 현안해결 위한 긴급 당정협의회 개최
6
"국민의힘의 사사건건 발목잡기, 더이상 안돼"
7
장기본동행정복지센터, 농협 ATM 설치·운영
8
"민의 저버린 민주당 행위, 혹독한 비판과 대가 치를 것"
9
김포자원화센터 다이옥신 측정결과 '대기환경 안전'
10
동윤가설산업·㈜글로벌비전, 자원봉사센터에 물품 기탁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게시판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등록번호: 경기 아 50303 등록일: 2011.11.15 발행인·편집인: 전광희 청소년보호책임자: 전광희
주소: 경기도 김포시 사우중로 48 드림월드프라자 704호 Tel: 031)998-6161 Fax: 031)984-7117  |  이메일 : jkh@city21.co.kr
Copyright © 2004 씨티2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