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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한 그림체로 유럽 갤러리도 인정한 '청원경찰이 된 화가'[인터뷰] 우리동네 외국인 근로자의 '형' 기업은행 통진지점 이성남 서비스 매니저
양미희 기자  |  suho@city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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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12.11  16:2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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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의 영적 스승이라 불리는 바바하리다스. 그는 히말라야 지방에서 생활체험을 한권의 책으로 묶어 세상에 소개하는데, 바로 우리가 잘 아는 ‘성자가 된 청소부’다.

일곱 개 이야기로 구성된 이 책은 지금도 꾸준히 읽히고 있는데, 아마도 진솔한 사람들의 이야기는 감동이 될 수 있다는 진리 때문이 아닐까 싶다. 이처럼 지극히 평범할 수 있는 우리네 이야기는 그 누군가에게는 감사의 마음을 갖게 하고 또 누군가에게는 삶의 변화도 꽤하게 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씨티21뉴스는 평범하지만, 많은 이에게 감사의 마음을, 혹은 감동을 주고 있는 인물을 소개하려한다. 그는 현재 IBK기업은행 통진지점에서 서비스 매니저로 근무하고 있는 ‘청원경찰이 된 화가’ 이성남 씨다.

   
 

“우리에겐 단순한 업무, 그들에게는 까다롭고 어려운 일”

김포 마송은 김포에서 ‘다문화 특구’라 할 수 있을 정도로 외국인들이 활발한 움직임이 보이는 지역이다. 이들은 대부분 중국, 베트남, 러시아 등지에서 온 근로자로 여권이나 국제관계 확인서 등의 서류를 챙기지 않아 다시 은행을 방문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이곳을 찾는 어르신들 또한 마찬가지다. 대부분 통장 개설이나 입‧출금 업무와 연말정산으로 은행에 찾지만, 신분증, 도장 등을 챙기지 못하고 방문하는 통에 발을 돌려야 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그 때, 그들에게 구세주처럼 나타나는 이성남 매니저.

“대기 고객이 많다 생각되면 무엇이 필요한지 먼저 묻습니다. 그리고 은행 업무를 빨리 볼 수 있도록 사전에 준비해야 할 것들을 설명해 드립니다. 고객의 대기시간을 최소화하기 위해 제 선에서 처리할 수 있는 건 처리하는 편입니다”

그가 근무하는 기업은행 통진지점은 여신규모가 상당한 곳으로 알려져 있다. 그만큼의 서비스도 필요할 터. 이성남 매니저의 민원 해결로 직원들의 업무량을 홀쭉해 지며, 그만큼의 고객만족도도 높아졌다고 한다.

“외국인 근로자에게는 ‘형’, 지역 어르신들에게는 ‘아들’”

사실, 이성남 매니저를 알게 된 건 모 기업인에 의해서다. 기업은행 통진지점을 주로 거래하는 그는 이곳에 방문할 때마다 고객을 응대하는 이 매니저를 눈 여겨 봤다고 한다. 그리고 한결같은 그의 모습을 두고 ‘꼭! 칭찬해 주고 싶은 사람’이라며 존경을 표하기도 했다.

다른 기업인들도 이성남 매니저의 모습에 ‘이 시대에 꼭 필요한 인물’이라는 평이다.

이 매니저와 함께 근무하고 있는 기업은행 통진지점 박지현 부지점장은 그의 역할에 대해 다음과 같이 귀띔한다.

“고객의 동선을 파악해 그들이 필요한 것을 돕고 있습니다. 지역 어르신들이나 외국인 근로자들은 이 매니저가 부재중일 때 제가 도와 드리겠다고 하면 그가 올 때까지 기다리겠다고 해 난처할 때가 한두번이 아니죠. 이 매니저는 직원 그 이상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제복을 입고 기업은행 통진지점 치안을 맞게 됐지만, 은행 업무에 대한 특수성을 인지하지 못한 탓에 실수도 잦기도 했다. 그리고 약 4년 후 그는 이곳을 찾는 외국인 근로자에게는 ‘형’이, 지역 어르신들의 ‘아들’이 된다.

   
 

“유럽 갤러리도 인정한 독특한 그림체, 국내에서도 유일”

‘청원경찰이 된 화가’ 이성남 매니저는 말 그대로 미술학도 시절을 거친 화가다. 우리나라에서 유일한 그림체를 가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그의 작품은 유럽에 있는 갤러리들의 러브콜을 받기도 한다.

어려서부터 그림그리기를 꽤 좋아했다는 그는 그림을 그리기 위해서 안 해 본 일이 없다. 방황도 수차례 했다. 그래도 포기할 수 없던 그림에 대한 끈질긴 신념이 나은 결과물 일 것이다.

하지만, 우리네 인생사가 어찌 뜻대로만 되겠는가. 당장 먹고 살 돈은 없어도 그림그릴 돈을 마련해야 하고 싶었던 화가 지망생에게 닥친 생활고는 너무도 냉혹하고 처절했다. 인생을 온통 해매다 도착한 곳이 바로 이곳 김포다.

“운이 좋았습니다. 김포에 온지 1년이 되지 않아 이곳(기업은행 통진지점) 서비스 매니저로 일해보지 않겠느냐는 제안이 들어왔습니다. 유사한 일을 해 본 경험이 있기에 자신이 있어죠”

그는 운이 좋았다고는 하지만, 운 또한 준비한 자만을 찾는 법. 이성남 매니저는 감지할 수 없어도 분명 내면 어딘가에는 김포와의 인연을, 기업은행 통진지점과의 인연의 끈을 만들고 있던 게 분명하다.

   
 

“기회가 된다면 갈곳 없고 배고픈 미술학도들에게 작은 공간을 마련해 주고 싶습니다”

이성남 매니저는 늘 자신의 포트폴리오를 지니고 다닌다. 미술에 대한 열정이 아직도 식지 않았기 때문이다. 배고픈 시절 그 많던 작업량이 지금은 완성을 못해 고민이라는 그.

“그림을 그리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다 해보았습니다. 끼니는 놓아도 그림은 놓을 수 없었기 때문이죠. 지금도 그런 생활을 하는 친구들이 많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조그마한 공간을 마련해 그들을 가르쳐 주고 싶습니다. 배고픈 이들이기에 돈은 받지 않을 것입니다. 다만, 저처럼 힘들게 그림의 길을 가지 않길 바랄 뿐입니다”

그림에 전념할 수밖에 없는 매력을 알기에, 그 끈을 놓을 수 없다는 걸 알기에, 그렇기 때문에 가난을 벗어날 수 없다는 걸 누구보다도 잘 알기에 작은 공간을 마련해 그들의 힘이 되어 주고 싶은 마음은 그냥 나오는 건 아닐 것이다.

지극히 평범한 금융기관의 청원결찰인 이성남 매니저. 겉으로는 감지할 수 없던 그 만의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바바하리다스가 그의 책을 통해 전하려하는 진솔한 사람들의 이야기는 멀리 있는 게 아니라는 진리를 알게 됐다.

어쩜, 이성남 매니저의 이야기는 우리네 이야기를 모두 담고 있는 건 아닌지. 코로나19로 도둑맞았다 억울했던 2020년 한 해. ‘청원경찰이 된 화가’ 이성남 씨의 이야기가 억울함을 덜어준다.

마지막으로 배고픈 시절에 비해, 지금 배고픈 이들에 비해 소소하게 작업할 수 있는 지금에 감사하고, 자신을 소개할, 자신을 인정하는 곳들이 있어 복 받았다고 누차 이야기하는 이성남 매니저. 그의 바람처럼 조그만한 공간에서 수많은 미술학도의 꿈들이 몽글거리길 바란다.

그날을 위해 기업은행 통진지점 이성남 서비스 매니저는 오늘도 외국인 근로자들의 형이자 지역 어르신들의 아들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 작품명 :  달
   
▲ 작품명 : 소나기 소년과 소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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