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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낡은 ‘북변동 거리’를 사랑해야 되는 이유[사회적기업 탐방]재생의 아이콘 ‘어웨이크’
양미희 기자  |  suho@city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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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6.03  16:4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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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5월, 북변동을 찾은 서대문구로컬크리에이터 청년들.

오래전 일이다. 작은 극장에서 뮤지션의 공연이 열린다. 극장은 뮤지션을 꿈꾸는 아이들의 양성소가 되고 이곳에 청년들이 하나둘 모이기 시작한다. 사회적기업 ‘어웨이크’의 옛 모습이다.

사회적기업이란 부의 극대화 추구보다는 반쯤은 영리를 추구하고, 반쯤은 사회적인 목적을 추구하는, 즉 일자리사업에 근간을 가지고 있다. 어웨이크는 여기에 하나 더 얹혀 일자리사업의 대상을 ‘청년’으로 삼고, 그 장소를 ‘북변동’에 둔다. 

이는 미국 유명한 건축 평론가 제인 제이콥스(Jane Jacobs, 1916~2006)의 혜안과도 짝을 이룬다. 제이콥스는 ‘도시에 오래된 건물이 없다면 아마도 활기찬 거리는 물론이고 지구의 성장도 불가능할 것이다’라 했다. 이는 도시화로 질주하는 요즘, 오래된 건물의 효용성이 다시 부각되는 이유의 기초가 된다. 

어웨이크는 이점을 너무도 잘 알고 있기에 ‘청년’과 ‘북변동’의 연결고리를 ‘문화‧예술’로 삼는다. 그리고 지난 2013, 청년이 즐겁게 일할 ‘꺼리’를 찾고자 ‘어웨이크주식회사’를 설립한다. 이어 경기도 예비사회적기업의 워밍업을 거처 고용노동부가 인증하는 사회적기업의 명함을 들고 활동을 시작한다. 불과 4년 전, 2016년 일이다.

한편, 사회적기업으로의 전환을 코앞에 둔 2015년 어웨이크는 그동안 차곡차곡 관심을 둔 북변동의 숨은 이야기를 토대로한 ‘백년의 거리 축제’를 기획한다. 그러나 남는 건 자신들의 부족함 뿐. 이를 채우기 위해 이듬해부터 주민들의 의견을 반영해 옛 터미널 건물에서 축제를 기획하고 나름의 성과도 얻는다.

여기서 어웨이크는 앞으로 사업에 대한 지향점을 ‘로컬처 디자인’으로 삼는다. 기획과 디자인 그리고 교육이 결합한 ‘로컬’과 사람과 공간 그리고 미디어가 어우러진 ‘컬처’를 합성한 ‘로컬처’ 말이다. 이로 어웨이크의 방향은 더욱더 단단해진다.

2018년 로컬처 의미에 의미를 더하는 ‘북변동 다른이름 저장’이 기획된다. ‘북변동 다른이름 저장’은 청년 예술가들을 이곳(북변동)에 모이게 하고, 이들에게 ‘북변동’이라는 하나의 주제로 창작활동할 수 있도록 멍석을 깐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 30년 가까이 방치되던 옛 김포우체국자리(북변동 363번지)에 ‘북변363 예술광장’을 기획하고 사람과 사람, 마을과 마을, 사람과 마을을 하나로 잇는데 성공하면서 김포지역에 청년이 주인공이 되는, 문화‧예술 분야에 선각자로 자리매김한다.

청년들의 활동이 북변동에서 활발해지자 올 5월에, 이들을 벤치마킹하기 위해 서울 한복판에서 생활하는 청년들이 낡고 허름한 거리 북변동을 찾는다.

서대문구로컬크리에이터로 구성된 이들 청년들은 지역 내 창업‧문화예술 활동 교육생으로 김포 청년 공간 ‘모두의 공간’과 올해 초 오픈한 ‘해동1950’, 종이 인쇄를 탈피한 신개념 ‘김포인쇄사’ 등을 돌며 마을공간에 고정관념을 과감히 내려놓는다. 또한, 옛 군청과 오래된 건물, 그리고 거리에서 근‧현대에 초점을 맞추고 북변동의 거리를 그들만의 것으로 만들어 갔다.

최근 경기도는 테마거리를 조성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 김포 북변동 거리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리기도 한다.

그렇다면 서울 한복판에서 생활하는 청년들이, 경기도가 조성하려는 테마거리가 우리 북변동 거리를 들먹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건축가이자 디자인연구소 ‘이선’ 김종대 대표는 요즘 ‘힙’한 곳인 성수동에 젊은이들이 몰리는 이유와 열쇠집, 금은방, 철물점, 도장 파는 집 등이 현존하는 서대문구 영천동에 사람들이 북적이는 이유에 대해 “화려하게 변신한 마을의 모습에서 잠시 벗어나 진짜 우리에게 필요한 삶의 가치를 위하는 게 무엇인지 생각해 보자”고 이야기한 바 있다.

내놓으라하는 건축가들은  보편적으로 드러나는 도시의 장소는 ‘거리’와 '건물'로 두고 있다. 도시의 거리와 건물이 살아나는 것이야말로 살아 숨 쉬는 도시가 되기 위한 최고의 지향점이자 삶의 가치를 찾는 인간의 본능이기 때문일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본다면 어웨이크의 지향하려는 일련의 철학도 시대가 지향해야 할 점과 일맥상통하다. 여기에 ‘청년’과 그들이 일할 ‘꺼리’인 문화와 예술이 밑바탕 되었을 때 시너지효과는 극대화되며, 그 누구도 모방할 수 없는 재생의 아이콘을 제시할 것이다. 우리가 낡은 거리 ‘북변동 거리’를 사랑해야 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마지막으로 청년들과의 다양한 문화예술 콘텐츠를 준비하고 있는 김포시 사회적기업 어웨이크 여운태 대표가 그의 페이스북을 통해서 했던 말은 새 것과 화려함에 익숙한 우리에게 큰 울림을 준다.

“오래되었다는 것은 낡고 더럽다는 것이 아니다. 현재가 모방할 수 없는 시간의 흔적을 가꾸어간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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