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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기고>"의전(儀典)이 꼴불견이 되어서야…"
김시용/ 전 경기도의원  |  webmaster@city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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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11.25  16: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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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시용 전 경기도의원

의전은 행사나 일을 치루는 예의라고 할 수 있다. 행사계획을 수립하고 참석 대상자를 초청하고 행사장을 꾸미고, 손님을 맞아 행사를 운영하고 결과보고서를 만들때까지 일체의 과정과 절차에 있어 의전이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크다. 때문에 현장에서는 행사가 아무리 잘 끝나도 의전이 잘못되면 결국 실패한 행사라는 말까지 있다.

오랫동안 JC에 몸 담고 시의원과 도의원을 하면서 이런저런 일로 크고 작은 모임과 행사에 초청을 받거나 참석해야 하는 일이 많았던 나로서는 의전과 회의 진행에 관심을 갖고 나름대로 별도의 공부도 했던 까닭에 의전에 대한 남다른 관심과 식견을 갖고 있다고 자부한다.

여러가지 행사에 있어 의전의 기본은 상대방에 대한 배려이어야 한다. 주최 측은 날짜와 장소 등을 정할 때나 행사 진행에 있어 참석자들의 편리와 선택을 최대한 존중해야 하며, 초청을 받았든 자발적으로든 행사에 참석하는 사람들은 자기 자신으로 인해 행사 운영이 차질이 생기거나 다른 참석자들의 눈살을 찌푸리는 일이 없도록 신경써야 한다.

도의원을 그만두고는 초청하는 사람도 그리 많지 않고 그저 관심있는 지역 행사에나 다니는 편인데 요즘 들어 행사의전에 대해 모르는 건지 아니면 알면서도 다른 의도가 있어 무시를 하는 건지 분간이 되지 않을 정도로 원칙과 기준도 없는 행사가 너무도 많다.

행사 이름을 밝히지는 않겠지만 볼성사나웠던 사례를 몇가지 들어보겠다. 먼저, 의전 서열의 문제이다. 김포시와 김포시의회는 물론 경찰서와 교육청 등 기관에는 의전서열이라는 것이 존재한다. 의전서열은 당사자가 참석한 경우에나 적용하는 것 일텐데 당사자는 보이지도 않는데 대신 참석한 사람이 버젓이 앞자리에 앉거나 축사를 대신 읽기 위해 당사자가 참석한 의전서열을 뛰어 넘어 먼저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좌석배치시 불참자는 건너 띄고 대리 참석자는 그 사람에 맞는 자리를 찾아서 배치해야 한다. 축사를 대신하는 경우는 없다. 영상으로 보내 온 경우 장비가 허락한다면 대체할 수 있겠으나 대리 참석자가 앞서서 축사를 대독하거나 사회자가 대독하는 것도 맞지 않는다. 사회자가 당사자가 작접 오지 못해 축사나 축하 메시지를 보내왔다는 사실을 공지하는 멘트를 하는 정도가 적당하다.

또 한가지는, 의전서열상 챙겨야 할 사람들이 그때그때 다르거나 무분별하게 많아지는 경향이다. 내년 총선이 있어서인지 모든 행사마다 출마 예정자들을 예외없이 행사장 앞 쪽에 자리를 주고 내빈이라는 이름으로 일일이 소개를 하고 있다. 맨 앞에서 밝힌 것처럼 행사의 주인은 참석한 모두이다. 특정 내빈이나 정치 일정에 의한 어떤 누구도 아니다.

행사 성격과는 전혀 무관한 사람들을 소개하고 인사를 하느라 다른 참석자들은 영문도 모르고 시간을 보내고 박수를 치고 있다. 정치를 하고자 하는 분들이라면 행사장을 다니면서도 많은 사람을 만나고 얼굴을 알리는 것이 당연한 일이겠으나 일단 행사가 시작되면 앞쪽에서 자리를 기웃거리지 말고, 자신을 소개해달라고 명함이나 메모를 주최측에 전달하는 일 따위는 하지 말아야 한다.

논어 팔일편에 의하면 공자께서 태묘에 드시어 제례에 관해 일일이 묻는 걸 두고 혹자가 “누가 공자를 예를 아는 사람이라 했는가”하며 힐난 하자 공자께서는 “그렇게 하는 것(일일이 묻는 것)이 곧 예의니라”고 말씀하셨다 한다.

모임이나 행사를 주최하거나 참석하면서 의전에 대해 잘 모르겠거든 제대로 아는 이에게 물어야 한다. 시청의 경우 의전 업무를 담당하는 행정과가 있고 각 기관이나 단체에도 총괄 기능을 담당하는 부서에서 충분히 안내나 유권해석을 할 수 있다. 그리고 제발, 모임이나 행사에 참석하는 사람들은 사회통념으로 정립된 의전 기준과 원칙을 지키지 말아달라고, 자신을 특별하게 우대해 달라고 어거지 쓰거나 부탁하지 말아야 한다.

제대로 된 의전은 행사를 더 빛나고 품위있게 하지만 잘못된 의전은 많은 사람의 기분을 상하게 해서 결국 행사를 망치게 되니 말이다. 어물전 꼴두기 신세는 되지 말아야 한다는 얘기다.

*외부 기고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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