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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의 ‘김포’를 위해 지금의 '김포'를 우리소리로 남기고 싶습니다”[인터뷰] 옛 김포팔경을 소리로 담은 우리동네 소리꾼 김나영 원장
양미희 기자  |  suho@city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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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7.05  17:3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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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대표 민요인 ‘아리랑’을 모르는 사람은 간첩이다. 그만큼 우리에게서 아리랑은 우리민족을 대변하기도 하고, 우리네 한을 풀어주는 음악적 도구다.

아리랑은 본디 노동요로 시작했으나 세대를 거듭하면서 여러 음악 장르에 자연스레 수용됐다. 이는 아리랑은 사람 살아가는 보편적인 주제를 담고 있으며, 단순한 곡조와 사설구조를 갖추고 있어 즉흥적인 편곡과 모방이 가능했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아리랑은 정선아리랑, 밀양아리랑, 진도아리랑 정도다. 그러나 전문가들에 따르면 아리랑이라는 제목으로 전승되는 민요는 약 60여종, 3천 6백여 곡에 이른다고 설명하는데 그럼 우리 김포에도 아리랑이 있을까. 당연히 있다.

이번 씨티21뉴스 인터뷰 주인공은 김포에서도 옛 팔경의 빼어남을 아리랑으로 승화시킨 우리동네 소리꾼 소리샘 국악원 김나영 원장이다.

   
 

“어르신들의 기억을 모으고, 자료 수집해 탄생한 게 ‘김포팔경 아리랑’이죠”

소리꾼 김나영은 경북 상주에서 어린시절을 보냈다. 어머니 곁에서 어머니의 가락을 듣고 아버지 곁에서 아버지 장단을 보고 자랐다. 어머니의 가락과 아버지의 장단을 골고루 받은 어린 김나영은 환갑을 넘긴 지금 ‘김포팔경 아리랑’과 함께 소리 인생을 살고 있다.

국악을 전공하지도 않았을 뿐더러, 어릴 적부터 득음 한 것도 아닌 소리꾼 김나영. 그는 10여년전, 김포와 인연을 맺고 황해도 무형문화재 제3호 놀랑사거리 예능보유자인 성산효대학원대학교 이문주 교수를 만나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한다.

이 교수는 제자 김나영의 소리에서 ‘희생’을 발견하고 그의 소리가 세상 밖으로 나올 수 있게 돕는다. 그리고 탄생한 것이 바로 ‘김포팔경 아리랑’이다.

“김포팔경 아리랑을 내기까지 꼬박 2년이 걸렸습니다. 김포 전역을 돌며 어르신들의 기억을 모았고, 자료를 수집하기 시작했죠. 지금은 도시개발과 군보호시설로 보존된 곳이 몇 없지만 사라져가는 김포의 아름다움을 소리로 남기고 싶었습니다”

현재 소리샘 국악원 원장으로 후학양성에 전념하고 있는 김나영 원장은 이문주 교수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지난해 8월 김포의 비경을 담은 첫 앨범 ‘김포팔경 아리랑’으로 당당하게 국악계에 출사표를 던진다.

“당신들에게 인생사는 법을 배우러 왔습니다”

앞서도 밝힌 바와 같이 김나영 원장은 어려서부터 재능을 키워온 것도, 남들처럼 국악에 대한 버젓한 학위도 없다. 그런 그가 소리의 길을 걷고 소리꾼이 된 결정타는 바로 ‘어머니’다.

“30대 초반에 김영임 씨의 ‘회심곡’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회심곡의 구절구절에 눈물이 고여 어머니를 생각 안 할 수가 없었죠. 어머니는 젊은 시절 가락을 참 잘하셨는데, 그런 어머니에게 회심곡을 꼭 들려드리고 싶었습니다”

그 후, 회심곡을 수도 없이 연습하고, 어머니 앞에서 수도 없이 불렀다. 그러던 중 문득 내 어머니 외에 다른 어머니들에게도 회심곡을 듣게 해 주고 싶었다. 그래서 찾은 곳이 몸이 불편한 어르신들이 모인 요양원이었다.

다른 어머니들에게 회심곡을 들려 줄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첫 공연을 준비했으나 막상 요양원에서 아픈 어머니들과 맞닥뜨리니 가슴이 먹먹했다는 그. 이렇게 몸이 안 좋은 분들에게 흥에 겨워 소리를 한다는 게 현실로 받아들여지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너무도 먹먹해 하는 김 원장에게 관계자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이곳에 계신 한분이 5분만 즐거울 수 있다면, 선생님은 역할을 다하신 겁니다’라고…. 그의 첫 공연은 그렇게 시작한다.

“아픈 어머니들 앞에서 소리를 하면서 마음을 정리할 수 있게 됐습니다. 어머니들이 살아온 인생을 뒤밟아 보면서 저 스스로 치유를 하고 있습니다. 결국, 인생은 모든 걸 버리고 갈 수 밖에 없다는 걸 알게 됐죠. 그래서 공연할 때마다 말씀드립니다. ‘당신들에게 인생사는 법을 배우러 왔습니다’라고요”

“인생에서 가장 훌륭했던 건 제3호 놀랑사거리 이수한 것입니다”

김포에 정을 붙인지 십여년. 학연도, 지연도 없는 타향에서 적응은 그리 녹록지 않았을 터지만, 소리에서 제2 인생을 설계하던 김 원장에게는 1분 1초가 모자랐다고 한다. 그의 자택인 구래동에서 인천까지 날마다 오가며 소리에 매진할 수 있었기 때문이란다.

그의 굳은 신념이 있어서일까. 이문주 교수와의 만남은 소리꾼 김나영의 인생에 터닝포인트로 작용한다.

“김포팔경 아리랑은 이문주 교수님이 아니었다면 탄생할 수 없었을 겁니다. 이 교수님은 앨범 제작비를 제게 선뜻 내 주시고 저에 대한 가능성에 힘을 실어주신 분이죠. 그분에게 제3호 놀랑사거리를 사사 받았다는 건 제 인생에서 가장 훌륭했던 순간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 후, 김나영 원장은 소리꾼으로 성장에 성장을 거듭한다. 그는 황해도 무형문화재 제3호 소도소리 예능이수자, 평안북도 무형문화재 4호 평북농요 예능전수자, 평안북도 무형문화재 4호 평북농요 보존회 단장, 경기민요 교육지도자 1급, 민요우리춤 1급, 실버춤 1급 등을 보유한 알짜배기 소리꾼이다.

그런 그가 지난해 우리도 잘 모르고 있었던 ‘김포팔경 아리랑’을 일본 도쿄에 전파한다.

“지난해 10월 일본 도쿄 수이도바사에 있는 재일본한국 YMCA회관에서 ‘우리 효’라는 경로잔치가 있었죠. 그곳에서 우리의 소리 ‘김포팔경 아리랑’을 불렀습니다. 김포팔경 아리랑은 남녀노소 누구나 따라 쉽게 따라 할 수 있어 여러 차례 앙코르 요청을 받는 등 현지 반응이 뜨거웠고, 그 반응은 그대로 언론에 보도됐죠”

김포팔경 아리랑은 국악과 농악이 중심을 이루고 양악이 살짝 어우러진 퓨전곡이다. 그는 결국 노래라는 건 대중이 많이 듣고 많이 불러줘야 생명이 유지된다며, 그런 면에서 김포팔경 아리랑을 듣는 시민이 자연스럽게 흥얼거릴 수 있도록 퓨전 곡으로 만들었다는 자신만의 소리에 대한 철학을 이야기 한다.

“내일의 ‘김포’를 위해 우리소리로 ‘김포’를 남기고 싶습니다”

김포 여러 지역을 다니며 김포만의 매력에 흠뻑 빠져 김포팔경을 소리로 재발견한 우리동네 소리꾼 김나영 원장. 그런 그가 팔경 중 절경이라 손꼽는 곳은 가현산의 낙조다.

“김포는 아늑하고 조용한 곳입니다. 아늑하고 조용해 잊히고 사라지는 곳이 많아 안타깝습니다. 그래도 가현산의 낙조는 아직 남아 있어 다행입니다. 서쪽으로 지는 해는 내일을 약속하듯이 우리도 내일을 위해 남겨야 할 것은 남겨야 하는 것 아닐까요”

서쪽으로 지는 해는 내일을 약속하는 것처럼 김 원장도 앞으로 2집을 약속했다. 내일을 위해 남겨야 할 것은 남겨야 한다는 그는 김포시에서 새로운 김포팔경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2집은 새로운 김포팔경을 소리로 선보일 것이라 한다.

그리고 3집을 준비하고, 또 4집을 준비해 김포의 지명이나 유래에 대한 이야기를 우리소리로 남겨, 김포의 내일을 준비하고 싶다는 김나영 원장. 그의 작업실이자 소리샘 국악원이 있는 대곶면 약암리는 더운 여름날을 하루하루 즐겁게 보내고 있다. 오는 9월 김포아트홀에서 있을 ‘김나영 콘서트’ 준비에 여념이 없기 때문이다.

어머니께 들려드리고자 소리를 배운 소리를 배우고, 배운 소리를 여러 어머니께 들려드리며 그들에게서 인생사는 법을 배웠다는 우리동네 소리꾼 김나영 원장. 그는 김포팔경 아리랑과 함께 제2 인생을 꿈꾸고 있다.

내일의 김포를 위해 우리소리로 김포를 남기고 싶다는 그의 말은 가현산의 낙조와 함께 내일의 김포를 기대하는 이유 중 하나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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