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합 > 오피니언
<독자기고> 반바지와 틀 깨기김준세 / 김포시청 주무관
씨티21  |  webmaster@city21.co.kr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9.07.03  11:53:49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 김준세 / 김포시청 주무관

김포시가 직원들의 업무능률 향상과 에너지 절약을 위해 7월부터 9월 하절기동안 전 직원 복장 간소화를 실시한다. 반바지 착용도 가능하다.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440명중 387명, 88%가 반바지 착용에 대해 찬성했다.
2012년 서울시를 시작으로 경기 안양시, 수원시, 용인시, 부천시 등까지 확산됐던 공무원
반바지 착용 허용 조치가 올해부터는 경기도와 부산광역시에서도 시행됐다.

반바지 착용과 관련해 시민과 공무원들의 반응은 찬반으로 엇갈린다.
경기도가 자체 온라인 여론조사 시스템을 통해 도민을 대상으로 ‘경기도 공무원 복장 간소화 방안(반바지 착용) 관련 온라인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1천 621명중 80.7%가 찬성했다.

찬성 이유로는 ‘폭염 속 업무능률 향상에 도움이 될 것 같아서’가 35.2%로 가장 많았다. 반대하는 도민들은 반대 이유로 ‘반바지가 아닌 복장 간소화로도 충분해서’(42.2%)를 가장 많이 들었다.
이어 ‘공무원으로서의 근무자세와 품위를 해칠 수 있어서’(28.4%), ‘민원인 등에게 불쾌감을 줄 수 있어서’(17.9%), ‘직장예절에 어긋나는 것 같아서’(7.7%) 등으로 나타났다.

반바지 착용은 허용됐지만 막상 시행되고 나서도 선뜻 반바지를 입은 공무원을 찾기란 어렵다.
주변의 뜨거운(?) 시선 때문이다. 경기도에서 처음으로 반바지를 입은 어느 공무원은 언론에 기사화될 정도다.

이렇듯 반바지 하나 입는 것조차 눈치(?)를 보게 되는 것은 공조직내의 특성 때문이기도 하다. 공조직에서 기존에 수십년간 쌓여 온 틀을 벗어난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사실 공조직뿐만 아니라 사기업에서도 틀 깨기가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CJ나 삼성전자같은 대기업은 기존 조직문화의 문제점을 타개하고 수평적 조직문화를 만들기 위해  직급 호칭을 없앴다. 상·하급자 구분없이 이름 뒤에 '님'을 붙여 부르기도 한 것 것이다.

다른 기업에서도 이를 받아들여 호칭을 없애기도 했지만 결국 다시 원점으로 회귀한 기업도 있다.
KT는 2009부터 5년간 직급 대신 매니저 호칭을 사용했지만 2014년부터 사원·대리·과장·차장·부장급 등 기존 체제로 돌아갔다. 업무 권한을 명확히 하고 직원의 사기진작과 자부심을 높인다는 이유다.

포스코도 2011년 7월 이후 매니저·팀 리더·그룹 리더 등으로 간소화한 것을 2017년 2월부터는 결구 기존 체계인 대리·과장·차장·부장 등 보편적 직급으로 돌아갔다.

우리의 뇌는 진화의 과정을 거치면서 자신에게 익숙한 것을 좋아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낯설고 생소한 것에는 거부 반응을 일으킨다고 한다.

17세기 프란시스 베이컨은 인간에 대한 관찰을 통해 인간이 새로운 것에 대해 거부반응을 보인다는 점, 그리고 먼저 판단하고 뇌가 이를 증명하기 위해 변명을 한다고 했다.

“인간의 지성은 일단 어떤 의견을 채택한 뒤에는 모든 얘기를 끌어들여 그 견해를 뒷받침하거나 동의해 버린다. 설사 정반대를 가리키는 중요한 증거가 훨씬 더 많다고 해도 이를 무시하거나 간과해 버리며 미리 결정한 내용에 죽어라고 매달려 이미 내린 결론의 정당성을 지키려 한다”는 것이다.

인간은 비록 틀린 답을 선택했더라도 자신이 내린 결정에 대한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해 뇌가 끊임없이 해석하며 합리화시켜 나간다는 뜻이다. 그러다 보니 보편적 행동에서 벗어난다든지, 고정관념을 깨는 게 어려운 것이다.

틀을 깨서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가 있다. 일본 도쿄 국제포럼 전관에서 열린 ‘라 폴 쥬르 오 자폰-열광의 날 음악제2007’이라는 클래식 공연이다.

클래식은 사람들이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분야다. 그럼에도 이 클래식 공연에 66만여명이 참가했다.
누구나 즐기기는 쉽지 않은 클래식 공연에 도쿄 시민들이 열광한 까닭은 다름아닌 기존 클래식 공연의 틀 깨기에 있었다.

반바지에 티셔츠의 편한 차림도 허용한 것이다. 통상 정장을 요구하는 일반 클래식 공연의 ‘드레스코드’를 탈피한 것이다. 이게 주효했다.

보통 우리는 정해진 틀 안에서 합리화시키기 쉽다. 때문에 누구건간에 기존의 틀을 벗어나기란 쉽지 않다. 그리고 그러한 것은 공무원조직에서는 더 하다. 공직사회같은 공조직에서 틀에서 벗어난다는 것은 나름 큰 용기가 필요할 정도다.

때문에 어찌보면 반바지 착용은 단순히 옷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틀을 깨는 아주 작은 도전일 수 있다. 공무원이 반바지를 입든, 안 입든 그게 중요한 게 아니다. 공무원이, 공조직이 틀을 깨려고 한다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시행착오가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이를 두려워하면 공조직은 영원히 기존의 것을 답습하고 따라할 수 밖에 없게 될 것이다. 반바지를 입은 공무원에게 너무 많은 관심은 부담스럽다. 그러나 박수는 쳐주자.

아주 작지만 그는 틀을 깨 보려 시도한 용기있는 자이기 때문이다. 대신 발가락 양말을 무릎까지 치켜올리고 샌들을 신은 채 반바지를 입고 오면 이러지는 말라고 충고는 해주자.
틀을 깨도 너무 많이 깬 거니까....
 

씨티21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최근 인기기사
1
김포도시철도 개통식 취소…아프리카돼지열병 탓
2
[김포시 인사] 6급 이상
3
한강총연, “김포, 더욱 발전된 방향으로 이끌 것”
4
김포시 조직개편으로 경제국 4개부서 이전
5
농지전용허가 이중잣대 행정하는 김포시
6
월곶 저잣거리 역사문화축제 개최
7
이기형 도의원, 김포 4개 학교 체육관 건립 추진
8
홍철호 “한강신도시 마산도서관 건립 특교세 8억 확보”
9
‘김포민속5일장의 안전한 운영을 위한 정책토론회’ 25일 개최
10
김포시북부노인복지관, 개관5주년 마을잔치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게시판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등록번호: 경기 아 50303 등록일: 2011.11.15 발행인·편집인: 전광희 청소년보호책임자: 전광희
주소: 경기도 김포시 사우중로 48 드림월드프라자 704호 Tel: 031)998-6161 Fax: 031)984-7117  |  이메일 : jkh@city21.co.kr
Copyright © 2004 씨티2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