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욱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공동경비구역 JSA(200년작)’는 판문점을 배경으로 세계에서 유일한 민족분단 국가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어 화제가 된 작품이다.

이 영화는 비단 남과 북, 북과 남으로 나뉜 분단의 아픔 안에 서로 닮았지만 다른, 다르지만 닮은 우리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는 한국인만이 공감할 수 있는 끈끈한 정일 수도 있고, 핏줄일 수도 있다.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에서 말하고 싶은 건 남한군으로 그려지는 이수혁(이병헌 분) 상병과 남성식(김태우 분) 일병, 그리고 북한군 오경필(송강호 분) 중사와 정우진(신하균 분)이 남과 북의 서로 다른 이념으로 총대를 겨누지만 결국 그들은 똑같은 이시대의 청년들이다.

지난 21일부터 월곶면에 있는 작은미술관 보구곶에서 이와 같은 이야기 ‘Border│Korda in bogugot’가 전시 중이다. 남과 북을 이웃으로 두고 있는 일본 사진작가 히시다유스케는 제한된 촬영 환경에서 보편적인 동시대 모습을 담아내면서 가깝고도 먼, 멀고도 가까운 우리의 닮음을 작품으로 드러낸다.

작가는 북한에서의 일상을 자신의 필름에 담아내고 남쪽에서의 일상을 작가의 시선으로 인화한다. 인화된 사진 속 그들은 서울과 평양이라는 다르지만 닮은, 닮았지만 다른 모습으로 21세기에 조화를 이룬다. 작가의 정밀한 포착이 두드러지는 대목이다.

더운 여름날, 특별한 갈 곳을 찾는 다면 ‘작은미술관 보구곶’을 추천한다. 히시다유스케의 사진전 ‘Border│Korda in bogugot’과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의 두 작품이 이야기하는 다름 속에 닮음, 닮음 속에 다름을 찾는 과정에서 평화라는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기대되는 전시다.

히시다유스케의 사진전  ‘Border│Korda in bogugot’는 9월 18일(수)까지며, 매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관람할 수 있다. 일요일과 월요일은 휴관이다. 전시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김포문화재단 전시기획팀(031- 996-7343)으로 하면 된다.

"직선거리로 190킬로 떨어진 서울과 평양, 사람들은 저마다 나름의 일상을 살아간다. … 학생들은 교복을 입고 등교하고 병사들은 군사분계선을 사이에 기고 대치한다. 버스와 지하철을 이용하고 비가 오는 날에는 우산을 쓴다. 제각기 자기 나라에서 태어난 아이는 장차 자기 나라의 가치관을 갖고 성장해 간다"                                                                     

- 히시다유스케 작가노트 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