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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북변동‧공동체가 중심이 되면 마을회복은 가능합니다”청년과 마을을 잇는 우리동네 진짜 청년, 어웨이크 여운태 대표
양미희 기자  |  suho@city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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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4.04  10:5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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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문재인 대통령의 초청으로 청와대를 방문한 한 청년이 모두발언 중 울컥하며 눈물을 보였다. ‘정권이 바뀌었지만, 정부의 청년 정책이 달라진 게 없다’는 그의 눈물에 대통령을 비롯해 자리에 있던 이들은 모두 울컥할 수밖에 없었다.

그 청년의 눈물은 비단 한 사람에 국한되는 건 아니다. 우리의 현실이 그들이 설 자리를 마련해 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포라고 해 다를 게 하나 없다. 그렇다고 넋 놓고 있을 수 없는 일. 그래서 씨티21뉴스는 당사자인 김포 청년에게 그 답을 물었다.

이번 씨티21뉴스 인터뷰 주인공은 김포 청년이자 사회적기업 어웨이크 여운태(38세) 대표다. 그는 옛 도심 북변동을 중심으로 청년들의 설 공간을 마련하고자 힘쓰고 있다는데 지금부터 그의 솔직하고 당찬 이야기를 들어보자.

   
청년과 마을을 잇는 우리동네 진짜 청년, 어웨이크 여운태 대표.

“옛 도심 ‘북변동’ … 그리고 ‘청년’ 저의 어릴적 모습입니다”

불과 30여년 전만해도 북변동은 서울의 명동이었다. 김포군청을 비롯한 관공서를 중심으로 자연스럽게 상가가 즐비한 번화가였다. 그러나 관공서 이전과 신도시 개발 등의 이유로 지금의 이곳은, 말 그대로 ‘칙칙한’ 옛 거리일 뿐이다.

그러나 칙칙한 이 거리에 몇 해 전부터 싱그러운 바람이 분다. 젊은이들이 이곳을 찾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옛 도심 북변동과 청년. 어울릴 것 같지 않지만 결코 어울리는 콜라보를 기획한 건 바로 여운태 대표다.

“몇 해 전, 전주여행을 다녀온 후 저 스스로가 김포에 대해 상당히 낮은 평가를 하고 있다는 것에 대해 충격을 받았죠. 김포에 살면서 오랫동안 지역문화나 지역 색깔이 학습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등잔 밑이 어둡다고 했던가. 그는 북변동은 전주의 한옥마을 그것 보다 더 많은 역사적 자원과 이야기가 담겨 있는 곳이라면서 어디 내놓아도 빠질 게 없다고 자신했다. 그의 자신감은 결코 헛됨이 없다.

실제로 북변동은 김포성당, 김포향교, 김포제일교회, 김포초등학교 등 100년을 훌쩍 넘긴 이야기 거리가 가득하다. 그는 북변동은 아직 발견되지 않은 보물섬이라며, 이 보물을 세상에 알릴 방법을 모색한다. 그리고 지난해 젊은 예술가들이 이곳에 모여 ‘북변동 다른이름 저장(북다져)’ 프로젝트를 성공시킨다.

“‘깔세’로 시작한 청년공간, ‘이야기 다방’으로 이을 수 있었죠”

기존에 저장이 되었던 도시의 이미지들을 다른 이름으로 저장하는 프로젝트인 ‘북다저’는 우리에게 익숙하고 편견 가득한 옛 도심을 청년 예술가들은 어떻게 볼까? 라는 질문에서 시작한다.

근현대문화 살리기의 일환으로 경기도의 지원을 받아 시작한 프로젝트였다. 북다저는 예전의 것을 모으거나 정리하는 차원이 아닌 ‘해석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는 주체 측의 호평이 있을 정도로 대 성공을 거둔다.

북다저가 성공을 거두기까지는 여운태 대표가 그동안 북변동과 청년을 잇는 수 많은 프로그램과 공간 그리고 청년과 북변동을 동일시하는 마음 때문이다.

“2005년 당시, 젊은 친구들에게 자신을 표현할 무대를 만들어주고 싶었습니다. 당시 한 달에 60만원 깔세를 내고 북변동 후미진 곳 지하에 무대와 공연장을 마련하니 청년들이 모이더군요. 그때는 절로 신이났습니다”

그리고 6년 뒤, 김포의 청년들이 서울을 부러워하지 않는 김포로 만들겠다는 그의 꿈은 열흘간의 시한부 형을 받는다. 건물주가 다른 용도로 사용하겠다는 일방적인 통보가 왔기 때문이다. 조물주 위에 건물주니 어쩔 수 없이 내어주는 수밖에….

당시 여 대표에게는 망설임도 사치였다. 수소문 끝에 북변동 375-16번지 지하를 찾는다. 이곳은 김포의 최초 다방인 ‘이야기 다방’ 자리다. 여 대표를 포함한 청년들은 열흘의 땀을 쏟아낸다. 그리고 탄생한 것이 ‘어웨이크 소극장’이다.

   
'어웨이크 소극장'으로 출발한 청년들의 공간은 현제 '모두의 공간'으로 홀용되고 있다. 이곳은 공연, 학회 등 청년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한 평당 만원’ 프로젝트는 마을이 내 집이라는 개념입니다”

어렵사리 얻은 소극장은 날마다 활기로 가득했다. 그리고 세월이 훌쩍 지나 2017년 여운태 대표는 다시 고민에 빠진다. 김포외톨이라 불리는 김포에 온 청년들이 갈 곳을 찾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인데, 그들을 흡수할 방법을 모색하던 중 ‘파티’를 기획한다. 이름하여 ‘김동파(김포동네파티’.

“김동파는 김포에 온 청년들의 모임입니다. 그들은 한달에 한번 모여 이곳 모두의 공간에서 공연을 관람하고, 게임기며, 밥도 준비합니다. 그러는 과정에서 낯섦은 익숙함으로, 익숙함은 정으로 이어지죠”

김동파의 영향이었을까 일부 청년들은 북변동에서 사업을 시작하고, 작업장을 만들고, 사무실도 마련한다. 실제로 1950년 들어섰지만 폐업 중이던 ‘해동서점’은 지난해 마을공간 ‘1950 해동서점’으로, 방치된 공간이었던 ‘김포인쇄소’는 젊은 예술가들의 작업실로 재탄생한다.

“요즘 도시재생의 트랜드는 마을호텔과 같은 관광입니다. 마을 경제 활성화에 이만한 효자도 없지만 저는 반대 입장입니다. 단기적이기 때문이죠”

관광지는 언제라도 이동할 수 있고, 관광지로 만들어진 마을은 관광의 매력이 사라질 때 더 심한 침체를 겪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럼 그가 생각하는 앞날의 북변동은 어떤 모습일까.

“북변동에 청년들이 사는 것이죠. 다만, 자신의 삶과 일터가 분리되지 않는 공간이 마련될 때 가능한 일입니다. 저렴한 안정성과 기간에 대한 안정성, 이 두 가지만 충족이 된다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봅니다”

그래서 그가 지금 계획하고 있는 일은 ‘한 평당 만원’ 프로젝트다. 계약금도 보증금도 그렇다고 입지도 따지지 않고, 그냥 한 평에 만원으로 삶과 일터를 꾸릴 수 있는 그런 공간 말이다. 기발하다.

이곳은 내 집이라는 개념으로 접근하면 된다. 침실은 작더라도 거실에는 늘 사람이 모여 북적거리고, 작업실을 제약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집. 그가 계획하고 있는 청년사회주택의 모습이다.

관공서의 이전과 재개발의 움직임으로 북변동의 건물들은 대부분 공실인 상태. 이를 활용해 활기를 넣자는 취지다. 저렴하게 오래 머물 수 있는 공간, 또 목적에 맞게끔 살 수 있는 공간. 가난한 청년들에게 안성맞춤의 공간이 아닐까 싶다.

“청년‧북변동‧공동체가 중심이 되면 마을회복 가능합니다”

여운태 대표는 요즘 ‘363광장 프로젝트’를 준비가 한창이다. 옛 김포우체국 청사 부지를 활용해 청년 예술가와 시민이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 공유하고 싶다고 한다. 참고로 옛 김포우체국 지번은 북변동 363번지로 이번 프로젝트의 포인트다.

“북변동이나 김포에 가지고 있던 추억, 기억들을 드로잉하고 시민이 채색해 100개의 작품을 완성하는 것입니다. 이곳은 약 220평으로 가로세로 1m 정도 되는 캠퍼스를 제작해 예술가와 시민을 매칭시켜 퍼블릭 아트를 하기에 적합한 장소죠”

이번 ‘363광장 프로젝트’가 기대되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청년 예술가와 시민을 잇는, 시민이 자연스럽게 북변동과 이어지는 것, 우리 함께 공동체로 살아가는 것 말이다.

그는 새로워지는 건 기존의 것을 갈아엎고 새것이 들어오는 게 아니라고 일축한다. 마을 사람들과 청년, 그리고 공간이 모여 공동체를 이루고, 그 공동체의 활동이 활발해지면 그 것이 새로워지는 것이라 말한다.

그런 면에서 볼 때 그가 구상하고 있는 여러 작업은 어쩜 북변동이 옛 명성을 다시 찾을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 건 아닌지 싶다.

   
'모두의 공간'에서 진행된 세미나

앞서 이야기한 청와대에서 눈물을 보인 청년의 말처럼 그들 세대에게는 숙의를 할 수 있는 시간도 부족하고 그걸 자체적으로 행할 수 있는 자원도 절대적으로 부족한 게 현실이다. 이들의 문제는 정부에서 주는 보조금이나 수당으로 결코 해결되지 않는다.

기성세대와 다른 지금의 청년들. 그들을 깊게 이해하고 그들이 설 자리와 공간을 마련해 줘야할 것을 우리는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치 않다. 

인터뷰 내내 여운태 대표의 키워드는 '북변동, 청년, 공동체'로 그의 솔직하고 당찬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가 솔직하고 당찰 수 있었던 건 어쩜 세 단어 덕분은 아니었을까 싶다.

그런면에서 볼때 우리 김포는, 아니 김포 청년들은 하나도 걱정할 게 없다. 우리동네 진짜 청년이 오늘도 옛 도심을 돌며 젊은 청년들이 설 자리와 그들이 살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하루를 초단위로 쪼개 쓰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해 왔던 사업들에 대한 진행형으로 출간한 '북변동 다른이름 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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