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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 예술로 물들다[탐방] 작지만 크고, 끝이지만 시작인 곳 … 작은미술관 보구곶
양미희 기자  |  suho@city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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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7.04  11:3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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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시 월곶면 보구곶리. 이곳은 접경지역으로 긴장과 이완이 반복되는 곳이다. ‘평화’를 이야기하는 이즘에 분단이 불러온 긴장으로 경직된 삶을 살아가는 것은 비단 접경지역 마을 주민만의 몫이 아닐 것이다.

얼마 전, 이들이 사는 마을 입구에는 유사시 대피할 튼튼한 민방위주민대피소가 만들어졌다. 옥상에 설치된 크나큰 확성기는 남과 북이 한창 긴장상태일 때 설치되었다.

주민대피시설로 만들어지기는 했지만 하루하루 멍하게 보내던 이곳에 지난 2017년 12월부터 활기가 움을 튼다. 우리나라에서 북한을 가장 가까이 볼 수 있다는 점을 살려 전국 최초로 주민대피시설을 활용한 미술관이 들어섰기 때문이다. 이름하여 ‘작은미술관 보구곶’.

긴장과 이완의 환경에서 내 부모의 땅을 지키며 성실히 살아오는 보구곶리 사람들. 그리고 작은미술관 보구곶. 지금부터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 보구곶 풍경, 사물 그리고 사람... 작품 되다

작은미술관은 주민이 미술장르에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풍경‧사물‧사람’ 세 가지 요소로 접근한다. 이는 이곳 주인인 마을사람들을 미술전시에 직접 참여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첫 번째 전시 ‘보구곶 풍경’은 2017년 11월부터 두 달간 열린 전시다. 보구곶의 풍경과 이웃을 화폭에 담은 전시로 4명의 참여 작가는 마을 사람들을 만나고, 풍경을 스케치하면서 농촌의 일상에 그들만의 색을 더했다.

두 번째 전시 주제는 ‘보구곶 사물’이었다. 지난 1월부터 3월 초까지 열린 이번 전시를 위해 작가들은 각 가정을 방문해 녹록지 않던 시절의 아련함과 잡을 수 없는 시간의 흐름을 담고 있는 사물을 화폭에 담아낸다. 이쯤 되니 화가들과 마을 주민이 친해져 미술관 작가라고 하면 각 가정의 대문은 자동문이 되었다는 후담도 들린다.

세 번째 전시는 ‘보구곶 사람들’이다. 지난 3월부터 두달 동안 진행된 이 전시는 그동안 만났던 마을 사람들의 모습을 앵글에 담았다.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담은 그들의 깊은 주름에서 우리의 희‧노‧애‧락을 여과 없이 전시했다. 수십년을 마을에서 함께 살아왔지만,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이웃의 모습에 다시한번 깊은 주름이 웃는다.

그리고 지금 ‘우리이웃 작가전’이 한창이다. 보구곶리에 작업실을 두고 있는 미술작가는 4명. 이웃하고 있는 성동리 작가까지 포함해 총 5명의 작가 작품이 전시를 이끈다. 홍정애, 홍선웅, 백광숙, 김종정, 고 문영태 작가의 작품들이 아낌없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이번 전시는 오는 7월 28일까지다.

   
 

■ 농한기! 감각있는 프로그램 진행

대다수 농촌이 그러하듯 겨울은 모두 수면상태다. 주민들에게 이렇다 할 작은 일거리조차 없기 때문이다. 고작 하는 건 텔레비전 시청으로 그나마 문화생활을 하는 것. 그러나 이곳의 사정은 좀 다르다. 마을 주민이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는 덕분.

‘니트니트, 온기담기’ 프로그램은 그야말로 히트였다. 대바늘 뜨게 강좌인데 대부분의 마을 어머니들이 참여해 그 의미를 더했다. 겨울의 이미지와 새해의 이미지를 살려 오색복주머니도 만들고, 쁘띠머플러, 수세미 등 생활 필수 아이템을 40세에서 90세 어머니들이 소화해냈다.

모든 일이든 즐거우면 아쉬움이 남는 법. 주민들의 열화와 같은 요청으로 2차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코바늘 기초과정과 모티브 강좌가 그것. 이 또한 우리 어머니들의 정서와 그동안 숨어 있던 솜씨를 마음껏 발산한 시간이었다. 이밖에도 설을 이용해 부모님을 찾은 가족들과 연하장을 만들고, 사진 촬영 후 바로 인화해 그들에게 색다른 추억을 남기는 프로그램도 진행했다.

김포문화재단 전시팀은 다음 프로그램을 마을 아버지들도 참여할 수 있는 붓글씨나 그림그리기 등을 계획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옥상에서 개최할 상상대회를 준비하고 있는데, 이는 미술관에 채색도구를 준비해 두고 이곳을 찾는 이들이 자유롭게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상시 프로그램으로 운영할 방침이다.

   
 

■ 농촌마을 보구곶리, 미술관을 만나 예술로 물들다

앞서도 이야기 한 바와 같이 접경지역인 보구곶리는 긴장과 이완이 반복되는 곳이었다. 그러나 작은미술관을 만나 예술로 물들고 있다. 시대가 시대인 만큼 SNS를 통해 이곳의 이야기 소개되면서 농촌마을 보구곶리가 아닌 예술을 품은 마을이 됐다.

처음에 미술관이 들어선다는 말에 콧방귀를 끼던 어르신들에게 이제 이곳은 사랑방과도 같은 공간이 되었으며, 마을의 자랑이다.

낯설게 다가온 작은미술관. 늘 지나던 마을길, 이웃의 집과 담벼락이 예술로 변했다. 어디 그뿐이겠는가. 마을 어머니들이 새색시였을 때 애지중지 여기던 요강이며, 반짇고리, 꽃 쟁반 등도 이곳에서는 미술 작품이 된다.

   
 

취재 마무리 단계에서 만난 마을 어머니, 아버지는 민방위 시설을 미술관으로 활용해 활기로 움틀 수 있게 도움을 준 김포시 안전총괄과 민방위팀에게 감사드린다고 했다. 또한, 행정지원과 예산을 적극적으로 지원해 준 김포시 문화예술과 직원들에게도 감사함을 아끼지 않았다. 무엇보다도 ‘작은미술관 보구곶’에 남다른 애정과 열정을 갖고 진행해 준 김포문화재단 박정현 팀장을 비롯한 모든 스태프에게도 인사를 전했다.

역시, 우리동네 보구곶리 사람들이다. 그 사람들과 함께 오늘도 보구곶리는 예술로 물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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