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 식물에만 성장 조건이 필요하겠는가. 우리네 인생도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기 위한 조건이 필요할 터. 그럼 인생의 성장조건 중 에너지원은 과연 무엇인가? 저마다 다양한 조건을 제시하겠지만 여기에 그 해답을 정(情)에서 찾은 청년이 있다. 바로 우리동네 청년 쉐프 양승준 씨다.

“안녕하세요! 우리동네 청년 쉐프 양승준입니다”

올해 나이 24세. 청년 중 청년이다. 이즈음의 나이는 부모 슬하에서 자신의 인생을 설계할 나이. 그러나 청년 양승준은 쉐프라는 길을 이미 걸으며 인생에 꽃을 피울 준비를 하고 있다.

“어려서부터 음식을 만드는 걸 좋아했었습니다. 아니, 제가 만든 음식을 가족이나 친구가 먹는 게 좋았다는 게 더 옳을 것 같습니다. 서투른 음식 솜씨로 아마 그들에게는 곤혹이었을 수도 있었을 거라는 생각이 지금에서야 드네요”

일찍이 음식 만드는 걸 좋아했으니 당연히 요리를 전공했을 거라는 예상은 정확히 빗나갔다. 그는 대학에서 패션을 전공한 스타일리스트다. 그런 그가 일식을 하게 된 이유는 뭘까?

“음식 만드는 걸 좋아하지만,  패션에도 많은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그에 관련된 사진이나 자료들을 자주 접하게 되죠. 사진 속에 선명히 드러나는 색감의 어울림. 그 어울림을 음식에 접목해 보는 게 어떨까 싶었는데 일식과 가장 맞아 떨어지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명쾌한 상상력을 가진 그는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는 속담을 정확히 파악하고 자신이 만드는 음식에 패션을 더하기 위해 도전에 노력을 더한다. 그러나 수없이 많은 시행착오에 시달려야 했던 청년 쉐프 양승준.

“벽을 넘길 때마다 발전하고 있음을 느낍니다”

그가 현재 운영하는 퓨전 일식집 이름은 ‘청년미소’다. 퓨전 일식집이니 우리나라 된장과 흡사한 일본식 된장 미소(みそ:味噌)를 생각했다면 오산이다. 여기서 나오는 미소는 소리 없이 웃는 우리의 미소(微笑)다.

“요리 개발 후 지인들의 소견을 듣습니다. 물론 혹평이 오가죠. 평소 미식가인 부모님은 최종결정권을 가지고 있습니다. 정말 넘기 힘든 벽입니다. 그러나 그 벽을 넘을 때마다 제가 발전하고 있음을 느낍니다”

어느 부모가 자식 잘 되기를 바라지 않을까. 부모의 마음을 읽어버린 그는 9월에 다시한번 일본 연수를 계획하고 있다. 이번엔 혼자가 아닌 직원과 함께.

“일단 돈을 많이 벌고 싶습니다. 어느 정도 돈이 모이면 건물을 사고 싶습니다. 이유는 조금 더 편안하게 제 음식을 손님께 선보이고 싶어서죠. 또한, 직원들의 복지차원에서도 반드시 이뤄졌으면 합니다. 직원들의 복지가 안정적일 때 손님도 편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으니까요”

직원들의 복지까지 생각하는 그는 멋진 사람이 분명하다. 9월 직원과의 일본 연수는 새로운 메뉴 개발에 아이디어를 얻고자 함이란다. 덮밥을 유독 좋아해 퓨전 일식 덮밥을 주종목으로 매달 한 가지 메뉴를 선보이고 싶다는 포부도 보인다.

그는 가수 윤종신의 음악 철학을 닮고 싶다고 한다. 매달 한 곡의 음악을 완성기로 유명한 윤종신. 이를 본받아 자신도 매달 한 가지의 요리를 선보이고 싶다고 한다. 현재 6가지 새로운 메뉴를 개발했으며 최종결정자인 결제도 받은 상태다.

“요리는 결국 정(情)으로 통합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하는 사람이 행복하다 했던가. 덮밥을 좋아하는 청년쉐프는 덮밥에 승부수를 걸었다. 그래서 덮밥 천국 오사카행 비행기를 무작정 탄다. 그리고 일본 음식문화에 신선한 충격을 받는다. 그리고 양승준 표를 만들었다.

“덮밥을 유독 좋아합니다. 그래서 오사카 행 비행기를 탔죠. 그곳에서 덮밥과 라멘을 섭렵했습니다. 그때 음식에 대한 시야가 넓어졌죠. 또한, 편의점은 어떤 게 들어오는 지도 파악하고 싶었습니다. 오므라이스를 포함한 각종 음식이 즐비했으며 분야는 다르지만 다양한 케이크 등을 보며 소소한 아이디어를 찾았습니다”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라고 했던가. 양 쉐프는 오감을 다 열어놓고 자신의 음식에 대한 아이디어를 이곳저곳에서 찾는다. 그래서일까 그가 내놓는 음식은 상상초월이 기본이다. 거기에 맛은 서비스. 그에게 추천하고 싶은 메뉴를 물었다. ‘불백’이란다. 퓨전 일식집에서 ‘불백’이라니….

“요리명은 ‘불백’이지만 매콤 우삼겹 덮밥을 생각하면 됩니다. 음식에 대한 이름을 지을 때 저만의 독특함이 들어가 있으면 합니다. 그래서 지어진 이름이죠. 매콤하니까 붉은 식재료가 들어가고 그 식재료를 부각하려니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불백’이라는 단어가 제격이라 생각했습니다”

기발해도 너무도 기발하다. 이 외에도 ‘명란 우삼겹 덮밥’도 강추한단다. 말 그대로 명란젓갈과 우삼겹이 주재료다. 여기에 그가 개발한 양념과 소스가 환상적인 맛을 자아내면서 명란젓갈과 우삼겹에 대한 예의를 충실히 한 메뉴다.

마지막으로 그에게 ‘요리’란 무엇이라 생각하냐고 물었다. 그는 요리는 정(情)이란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생기는 바로 그 정. 이유를 묻자 자신이 만든 음식을 맛있게 먹는 사람들과 그들을 위해 다시 음식으로 대접할 수 있는 상황. 사람과 사람을 연결할 수 있는 음식이 바로 정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란다.

딘(DEAN)의 음악과 그의 실험정신에서 많은 영감을 얻는다는 양승준 쉐프. 자신의 요리가 많은 이에게 인정받는다면 가수 딘을 초대하고 싶다는 그는 내일을 꿈꾸는 파릇한 청년이다. 패션을 통해 음식을 보고, 상상을 초월하는 기발한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는 양승준 쉐프. 그는 오늘도 넘실거리는 불쇼 앞에서 세상에 단하나밖에 없는 양승준 표 맛을 찾기위한 음식 창작에 열중이다.

성장의 에너지를 사람과 사람 사이의 정에서 찾는 그는 맛난 즐거움을 주는 우리동네 청년 쉐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