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만장학회 위창수 회장

그러나 아쉬운 점은 시기가 늘 이즈음이라는 것이다. 추운 겨울이고, 연말연시를 맞이해 따뜻한 정을 나누는 것이야 너무도 감사한 일이지만, 일 년 내내 힘들었을 그들을 생각하면 아쉬운 마음이 앞선다. 그런 점에서 이제 우리 기부문화도 변해야 되지 않을까?

이런 기부문화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는 단체가 있다. 바로 ‘김포일만장학회’다. 좀 생소하다. 그도 그럴것이 출범한지 약 3개월된 새내기 단체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여느 장학재단과의 차별성을 두며 작고 미세한 날갯짓을 하고 있다.

2017년 씨티21뉴스 마지막 인터뷰는 장학사업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김포일만장학회’ 위창수 회장이다.

“아이들을 위한 봉사만큼 깨끗한 건 없어”

위 회장은 오래전부터 자라는 아이들에게 관심을 쏟고 있었다. 그래서 시작한 게 학교운영위원회 일이다.

“학교에서 운영위원을 하다보니 아이들을 위한 봉사만큼 깨끗한 건 없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물론 보람도 있고요. 이 아이들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경제적으로 부족해 하고자 하는 걸 못하는 아이들이 상당수입니다. 그 아이들에게 희망의 끈을 연결해 주고 싶습니다”

그는 기존의 장학회들이 역할을 충분히 잘하고 있지만, 대부분 내용을 들여다보면 학교에 장학금을 일괄 위탁을 하거나, 아니면 학업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이 그 수혜자가 되는 것이 아쉬웠다고 한다. 현 교육시스템 상 사교육에 노출돼 있지 않은 아이들이 학업성적을 높이기란 여간 힘든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그의 말에 적극 동감이 갔다.

“물론, 가정형편이 어려운 아이들도 수혜를 받습니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당사자에게는 쓰이는 경우 보다는 가정생활에 쓰는 경우가 다반사죠. 또한, 일회성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지요. 참으로 안타까운 상황이 아닐 수 없습니다”

위 회장은 이런 사각지대에 놓인 아이들을 위한 방법을 모색하던 중 뜻이 맞는 지인들과 장학회 설립에 대해 몇 해 전부터 고민하고 있었다고 한다. 고민 끝에 지난 9월 21일 출범식을 갖고 현재 15명의 회원과 함께 앞으로의 정관과 계획을 꾸려가고 있는 중이다.

“김포시민 1만명이 1만원으로 아이들을 지원할 수 있는 그날까지”

보통 장학회라 하면 무게감 있는 한자어나, 의미심장한 뜻을 지닌 단어, 그도 아니면 설립자의 아호를 사용하는 게 일반적이다. 그런 면에서 본다면 ‘일만장학회’는 무슨 의미를 가지고 있는 걸까? 눈치 100단 독자들은 이미 눈치 챘겠지만, 위창수 회장은 다음과 같이 이야기했다.

“김포시민 1만명이 1만원의 성금으로 아이들을 지원하자는 의미입니다. 저희 회원들은 매월 만원의 회비를 모으고 있으며, 앞으로 많은 분들의 참여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위 회장은 아이들에게 장학금을 주는 것만이 그들을 위하는 건 아니라 말한다. 그는 아직 계획단계에 있는 구상을 살짝 소개했다. 바로 전문기관과 손을 잡고 수혜 아이들이 학교 졸업은 물론, 안정된 직장까지 이어줄 계획이라 한다.

“김포발전도 발전이지만 미래를 그 아이들이 책임지는 부분인 거죠. 어른들의 역할은 그네들이 잘 자랄 수 있도록 보호하고 도와줄 수 있는 거지 그들을 이끄는 게 절대 아닙니다. 어른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은 아이들이 바르게 성장해 또 하나의 희망을 전달 할 수 있지요"

일만장학회는 장학금을 주고 끝나는 일회성이 아닌 회원 스스로가 멘토가 돼 하나의 올바른 독립체가 될 수 있도록 힘쓰겠다는 멋진 포부를 가지고 있다. 감사함을 받은 아이들은 곧 감사함을 줄수 있는 성인이 될 것이라는 게 그의 철학이다. 즉, 그들이 다시 일만장학회 회원이 돼 또 다른 아이들에게 희망의 끈을 이어줄 수 있다는 것이다.

“돈에 대한 가치보다 그 의미를 더해야”

현재 일만장학회는 준비단계에 있으며, 차차 보안해 가고 있는 상황이다. 즉 시간이 필요하다는 이야긴데 이런 모습을 보고 그들과 함께하고자 하는 시민이 분명히 있을 터. 그럼 마음만 있으면 회원이 될 수 있는 걸까?

“장학회 정관 회원자격에 의하면 김포시 학교운영위원회에 등록된 전‧현직 운영위원 및 학부모로 두고 있습니다. 이 규정은 일반 시민도 좋지만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이 앞장 섰으면 하는 바람에서죠. 내 아이들을 가장 많이 알고 사랑하는 학부모들이 주가 되고, 그 다음 시민이 참여하는 게 의미가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입니다”

일반 가정에서는 자신의 아이는 똑바로 볼 수 있지만,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아이들은 보기도 보듬기도 힘든 게 사실이다. 그런 의미에서 볼 때, 일만장학회가 정한 정관에 고개가 절로 끄떡여졌다.

“만원이라는 돈은 크게 보면 큰돈이고, 적게 보면 적은 돈이라 여길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필요한 사람에게 알맞게 쓰인다면 그처럼 의미 있는 일도 없죠”

돈에 대한 가치보다 그 의미를 더해야한다는 위 회장. 그는 어려운 아이들의 사정을 알고 돕고 싶은데 방법을 모르는 이들이 상당하다며, 일만장학회가 그 방법을 제시하고 연결해 주는 데 앞장서겠다고 한다.

“장학은 미래 재원 발굴, 먼 미래에 대한 투자”

출범한지 3개월 밖에 되지 않는 새내기 장학회에 앞으로 할 일도, 해야 할 것도 많을 것이다. 그러나 장학회의 목적은 장학금을 받을 대상이 있어야 하는 것. 비록 출범한지 3개월 남짓이지만 일만장학회는 올해 첫 장학금을 학운협(학교운영위원협의회)을 통해 기탁하기도 했다.

“회원들이 꾸준히 모은 회비와 기탁금으로 학운협을 통해 700만원의 장학금을 전달했습니다. 관내 고등학교 13곳과 새솔학교 등 총 14곳에 각각 고르게 전달되었죠”

위 회장은 장학사업도 현실에 맞는 맞춤형 장학제도가 필요하다고 한다. 문제는 수혜 학생을 어떻게 발굴할 것이며, 어떻게 전달하며 관리할 것인지, 그리고 전달할 때 아이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를 고민해야한다고 말한다.

“장학회의 기본은 장학금이 필요한 아이들을 어떻게 발굴할 것이며, 그네들을 지원할 방법도 서로 논의해 가야하겠지요. 중요한 건 필요한 시기에 장학금이 적절하게 지급해야 된다고 봅니다. 학기 초나 학기 중을 가리지 않고 필요한 시기에 전달하는 게 옳다고 생각합니다”

이 또한 참으로 옳은 말이다. 가정형편이 연말에만 어려운 건 아닐텐데 대부분의 후원은 연말에 집중돼 있는 게 현실이기 때문이다. 학생을 둔 가정에서는 분명 학기 초에 돈이 더 필요할 게 뻔한데도 관행처럼 연말에 치중되어 있는 것에  일만장학회는 아쉬움이 컸나보다.

끝으로 장학이란 무엇이라 생각하느냐 묻자 위창수 회장은 ‘미래 재원의 발굴’이라며, 기업으로 따지자면 투자와 비슷한 개념이라 말한다. 사회의 따뜻한 정을 피부로 느낀 아이들이 성장해 또 다른 사회의 따뜻한 정을 나누워 줄 것이라는 신념에서다.

나비의 작은 날갯짓이 날씨 변화를 일으키듯, 위창수 회장을 비롯한 회원들의 작은 움직임이 김포는 물론 더 나아가 사회 전반에 불어 의미있는 결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일까? 김포일만장학회 회원들은 오늘도 복지사각지대에 떨고 있을 아이들에게 시민 모두가 희망의 끈을 이어줄 수 있는 그날을 꿈꾸며 부지런히 날갯짓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