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요즘. 우리 아이들에게 지식집약형 4차 산업을 어떤 방식으로 접근하도록 해야 하는가. 진리는 의외로 단순하다. 바로 1차 산업의 핵심인 자연으로부터의 활용이다. 이번 씨티21뉴스가 찾은 체험장은 김포 수안산 자락에 자리한 수안산생태원(이하 생태원)이다. 이곳에서 자연으로부터 얻은 4차 산업의 답을 찾아보자.

■ 이제 밥! 많이 먹을 거예요!

가을이 제대로 가을 하는 10월 중순. 김포시 대곶면 율생리 일대가 들떠 있다. 도시에서 자연을 찾은 아이들을 반기기 위함이다. 너른 들판을 만나니 모두 야생마가 됐나 보다. 그래도 질서는 지켜야 한다며 야무지게 친구의 손을 잡는 신풍초등학교 1학년 아이들. 역시 우리 김포 어린이답다.

도시 생활을 하던 시골 생활을 하던 요즘 보기 드문 물건에 학생들의 눈은 하나같이 휘둥그레. 농기계 개량으로 지금은 벼를 수확할 때 콤바인을 사용하지만 예전에는 ‘벼훑개’로 줄기에서 이삭을 독립시킨 기구다.

마른 벼를 한 움큼 집고 처음 보는 벼훑개 발판을 꾸욱 밟는다. 그리고 어깨의 힘을 최대한 풀고 벼를 훑개에 맡긴다. 우수수. 줄기와 벼이삭이 분리되자 기구를 사용한 친구도, 그 모습을 지켜보던 친구도 탄성이 절로 나온다. 누가 개발했는지 언제부터 사용됐는지 확실치 않지만 조상들의 지혜에 우리 아이들 다시 한 번 탄성이 쏟아진다.

아이들은 자신이 훑은 벼가 쌀이 되고 밥이 되기까지의 과정을 자연스럽게 익힌다. 이를 통해 자연이 주는 고마움과 농부의 노고, 그리고 부모의 정성으로 자신이 성장하고 있음을 배우기 충분하다.

■ 고구마 … 고 …고소한 맛은 땅속!

다음 코스는 고구마 캐기. 좋은 토양에서 질 좋은 수확물이 생산된다는 건 너무도 당연함에도 이를 지키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우리 아이들에게만큼은 좋은 토양에 좋은 수확물을 안기고 싶다는 생태원은 남다르다.

생태원 본관을 벗어나 한참을 걸어야 우수 토양을 만날 수 있다. 고구마 밭에 도착하니 선생님이 도구 하나를 덥석 쥐여 준다. 바로 호미다. 콩쥐가 쥐었던 호미를 자신이 드니 금세 온 밭을 갈 태세다. 그러나 날카로운 도구임에 주위 사항은 꼭 몸에 익히는 아이들에게서 진지함이 엿보인다.

각자 자리를 잡고 호미질을 하는데, 좀처럼 고구마 녀석은 코빼기도 보이질 않는다. 이때 선생님이 장쇠를 들고 등장. 이 또한 무엇에 쓰는 물건인고 했더니 굳은 흙을 깊게 팔 때 쓰이는 도구. 선생님이 장쇠를 이용해 흙을 푹푹 팔 때마나 숨어있던 고구마가 모습을 드러낸다. 아이들은 다시 호미를 들고 고구마 캐기에 몰입한다.

하나 둘 캔 고구마를 봉지에 담으니 어느새 봉지 주둥이까지 올라왔다. 봉지를 채우지 못한 친구를 위해 자신이 캔 고구마를 넙죽 건네는 친구도 있다. 엄마‧아빠는 물론 동생의 몫까지 챙기는 모습이 어찌나 예쁜지. 나눔의 기쁨은 소유의 만족감보다 앞선다는 걸 고스란히 실천하는 우리 아이들.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으니 고맙기만 하다.

■ 곤충과 한 방에 친해질 수 있어요!

가을걷이를 했으니 배꼽시계는 평소보다 더 요동칠 터. 맛있게 차려진 점심을 대접받고, 이번엔 곤충과 친해질 시간. 생태원에 마련된 곤충관에서 그동안 궁금하던 곤충의 세계를 만날 수 있다.

이곳 곤충관은 장수풍뎅이 애벌레, 귀뚜라미, 슈퍼밀웜 등 다양한 곤충으로 가득하다. 기다란 막대에 깃털을 붙인 도구로 귀뚜라미 낚시를 한다. 살살 간지럼을 피우기 시작하자 귀뚜라미 어느새 웃음보가 터진다. 그 모습이 신기한지 아이들 자신도 웃음보가 터진다.

흙 속에서 찾은 장수풍뎅이. 만져보라고 하자 한 남학생이 거리낌 없이 손을 내민다. 보기만으로는 성에 차지 않았나 보다. 역시 체험 학습이 중요한 건 듣는 것보다는 보는 게, 보는 것보다 직접 만져보는 과정 속에서 아이들은 지적 성장은 물론 감성의 성장까지 할 수 있어서인가 보다.

이곳 생태원이 더욱 좋은 건 밀폐 장소가 아닌 들판에서 곤충들과 친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사방이 튀인 자연 속에서 낮에는 메뚜기, 잠자리, 나비들과 밤이면 귀뚜라미, 반딧불이 등 사진으로만 보던 곤충들이 자신 곁에 친구가 되어주니 말이다.

위에서 소개한 체험 외에도 사계절 이용가능한 ‘레일썰매’가 준비 돼 있어 가슴 속까지 냅다 달릴 준비가 되어있다. 또한 ‘미니 동물원’에서 동물들 친해질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를 제공한다.

아이들은 오늘만큼 네모난 세상을 벗어나 오솔길 따라 조곤조곤 걷고 뛰며 자연과 하나 된다. 오가며 만난 사슴과 금방 친해져 이야기도 나눈다. 흙 위로 한 뼘이나 올라와 있는 가을무와 살이 통통하게 오른 김장 배추가 낯설 수밖에 없는 신풍초 1학년 학생들의 질문 공세가 쏟아진다. 모르긴 몰라도 이날 선생님은 무척이나 피곤했을 거다.

사계절이 뚜렷한 나라에서 자라는 우리 어린이들. 그만큼 자연이 주는 즐거움과 고마움을 느끼기 충분한 환경에 살고 있음은 복임이 틀림없다. 오늘, 우리 아이들은 자연과 함께한 짧은 시간이 오래도록 몸에 배어 앞으로 진행될 4차 산업의 답을 스스로 찾을 것이다.

지피지기(知彼知己)면 백전불태(百戰不殆 )라 했다.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번 싸워도 위태로움이 없다는 뜻. 4차 산업에 노출된 우리 아이들에게 자연과 함께 그 핵심을 알려주고, 현명하게 접할 수 있는 지혜를 심어주는 건 어떨까. 김포 수안산생태원(이하 생태원)과 더불어서 말이다.

체험에 따른 자세한 사항은 수안산생태원 전화(☎031-989-4547~8)으로 하면 된다. 수안산생태원은 김포시 대곶면 율생리 215번지에 자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