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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가 있는 그대들은 자랑스런 하성인”[인터뷰] 김포하성고등학교 김택환 교장
양미희 기자  |  suho@city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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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8.23  18:5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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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학사(하성고 기숙사) 앞에서 학생들과 담소 후 포즈를 취하고 있는 김택환 교장(가운데)

1978년 2월, 김포하성고등학교(이하 하성고) 운동장에서 제1기 졸업식이 있었다. 졸업식에 임하는 학생들의 위풍당당한 모습에 겨울 칼바람이 잠시 동작을 멈추던 자리다.

당시 교장이었던 박수창 선생님의 축사가 이어지고 그 안에 까까머리 남학생이 서 있다. 그 남학생은 40년이 지난 2017년 2월, 박수창 교장선생님이 서있던 단상에서 축사를 이어간다. 그리고 졸업생에게 주문한다. ‘여러분은 영원한 하성인’이라고…….

위 내용은 믿거나 말거나에 나올법한 이야기지만 실화다. 이번 씨티21뉴스 인터뷰는 하성고 제1기 졸업생이자 제40회 졸업생을 배출시킨 김택환 교장이다.

“열악한 교육환경으로는 신뢰를 얻기 힘들어”

기자가 찾은 날은 방학 동안 잠들어있던 학교가 개학으로 기지개를 켜는 날이었다. 너른 초록 운동장을 가운데 두고 오른쪽으로 하성중이 왼쪽으로 하성고가 반긴다. 운동장 끝으로 하성중과 하성고를 잇는 동성학사(하성고 기숙사)가 열‧공 모드에 접어들어 있다.

하성고 김택환 교장은 하성중과 하성고 겸임 교장으로 지난 2015년 부임했다. 이곳을 떠난 지 딱 38년만이다. 그가 찾은 모교는 예상보다 더 열악했다고 한다.

“부임 당시 하성고 정원은 150명이었습니다. 그러나 교실을 채운 학생은 75명이었죠. 중학교 상황은 더욱 처참했습니다”

그는 부임하자마자 학생들이 하성중과 하성고를 찾지 않는 원인에 대해 분석하기 시작했다. 내린 결론은 학교가 지역주민에게 신뢰감을 못 주기 때문이란다. 즉 열악한 학습 환경이 그들을 떠나게 한 주원인으로 판단하고 당장 예산확보에 발 벗고 나선다. 그는 당시 교육부에서 추진하던 지원사업 공모에 덜컥 신청하고 덜컥 선정된다. 김 교장은 운이 좋았다고 하지만 철저히 분석하고 계획한 덕분이리라.

“지난해는 중학교 전 학년이 파주 영어마을에 다녀오기도 했습니다. 얼마 후는 체험활동으로 제주로 가게 됩니다.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가는 터라 학부모의 부담은 전혀 없습니다”

꿈만 같은 이야기가 이곳에선 현실로 이어진다. 음악실을 만들고 그랜드 피아노를 갖추니 폼이 나더란다. 또한 1인 1악기의 시대를 펼치고 아이들의 인성과 감성을 건드리기 시작했다. 그뿐만 아니라 도심 학교에서 너무도 당연히 진행되는 원어민 교육도 지원사업 선정으로 가능할 수 있었다고 한다.

또한 하성사랑나눔회, 동문회, 지역기업, 마을학교 등의 관심에 무척 감사하다고 한다. 그들의 관심과 사랑이 후학을 발전시키는 큰 힘이 된다며 학생들 든든한 뒷배가 된다며 힘을 실었다.

“목표가 학생들을 성장시킬 수 있어”

그럼 고등학교 사정은 어떨까. 입시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우리 고등학생들. 입시를 두고 전쟁이라는 표현을 쓸 만큼 대학 진학은 학생은 물론 부모의 최대 관심사다. 앞서도 김 교장이 이야기한 바와 같이 150명 정원에 75명만이 입학한, 말 그대로 하성고는 미달 학교의 오명을 고스란히 안고 있었다.

하지만 그 학생들이 졸업한 2017년 대학 진학률은 실로 대단하다. 졸업생의 절반가량이 서울에 있는 대학에 진학했으며 명문대라 불리는 곳에 하성고의 이름으로 저격했다.

“하성고는 입학할 때 성적보다 졸업할 때 성적이 향상되는 곳이죠. 이는 교사가 잘나서도 학생이 우수해서도 아닙니다. 바로 교육을 어떤 초점에 맞추느냐가 중요하죠. 평소 인성과 원칙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아이들이  바른 민주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게 교사나 저의 역할이 아닐까요”

작고 조용한 외로운 고등학교에 3년 동안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김 교장은 교사는 공부를 많이 해야 한다며 입시 경향에 대해 공부하고 분석하는 것이 뼛속까지 스며들어 있어 보였다. 경기도 양평에서 시작한 교직생활을 김포 대곶중으로 옮기면서 그는 일을 내기 시작했다.

“대곶중에서 처음 담임을 맡았죠. 안타깝게도 아이들에겐 재능은 있으나 꿈이 보이질 않아 보였습니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목표를 정해주었죠. 그랬더니 놀라운 변화가 생겼습니다”

목표. 그는 고등학교 진학을 앞둔 아이들에게 유학이라는 목표를 주었다. 물론 부모의 설득이 거창하게 필요했으리라. 그 결과 2명의 학생을 부천고등학교에 입학시킨다. 당시 부천고는 30명이 넘는 졸업생을 서울대에 입학시킨 저력을 가지고 있었다는 김 교장의 자체 분석에서다.

그의 분석과 판단은 적중했다. 입학 당시 하위권을 누리던 두 학생의 졸업식은 화려했다. 서울대 의대와 연세대 학생증을 갖게 되었으니 말이다.

그의 이야기를 듣다 보니 하성고의 3년 생활에 대한 실타래가 풀린다.

“후배들이 자라는 모습이 행복이죠”

모교의 교장을 한다는 건 부담으로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편한 정년을 맞이하기 위해 잘 다져진 학교를 선택했을 수도 있다. 그럼에도 하성고 교장을 자처한 이유는 뭘까.

“김포고 교감을 재직 당시 하성중과 하성고의 학생이 줄고 있다는 이야길 들었습니다. 교직에 몸담고 있다 보니 모교가 기울어간다는 소식을 빠르게 접할 수 있었죠”

당시 교육부는 공석으로 있던 하성중‧고 교장직을 공개 모집하고 있었다. 김 교장은 앞뒤 계산도 하지 않고 지원서를 제출했다. 하성고 졸업생이 모교를 예전처럼 살리겠다는 의지가 뚜렷해서 인지 바로 발령이 났다. 발령 후, 손 볼 곳이 한두 곳이 아니었다고 한다. 그는 뚝딱뚝딱 학교 다지기에 몰입한다.

우선 담배연기, 학교폭력 없는 학교를 선포하고 공부하는 학교 모드로 전환하기 위해 자신부터 바로 세운다. 자신이 성실함을 보일 때 학생들과 교사들이 신뢰가 동반할 수 있다는 교육 철학에서다.

김 교장은 발령 후 지금까지 하루도 빠짐없이 오전 7시 30분에 출근부에 도장을 찍는다. 또한 하루도 빠짐없이 학생들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귀를 기울인다. 그리고 실천한다. 바로 이점이 그가 모교를 살리고 있는 이유이며 하성고가 성장하고 있는 기준이다.

그래서일까. 동성학사에서 만난 하성고 학생들은 하나같이 해맑다. 해맑다는 표현 외에 딱히 떠오른 말이 없을 정도다.

“하성(중‧고)는 행복이다”라고 말하는 김택환 교장 곁은 항상 후배들의 재잘거림으로 가득하다. 제자가 아닌 후배들이 말이다. 그들이 자라는 모습 자체가 삶의 의미이며 행복이라 말하는 그. 긴 여름 해는 서산을 넘기기 위해 그림자를 앞세우고 있지만 그는 오늘도 목표를 위해 도전하는 후배들의 그림자가 된다.
   
▲ 지난 4월 대선 주자였던 유승민 후보가 하성고등학교를 찾아 일일교사를 했다.(바른정당 블로그 캡쳐 사진)

   
하성고등학교 전경
   
하성중학교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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