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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 타임머신 타고 엄마, 아빠 살았던 곳으로 떠나 볼까? … 덕포진교육박물관
양미희 기자  |  suho@city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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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7.26  15:3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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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파초등학교 3학년 1반 어린이들

추억의 영화 ‘백 투 더 퓨처(Back to the Future)’. 마이클 J. 폭스를 일약 스타덤에 올린 그 영화. 1985년 개봉한 SF/코미디 영화를 기억하는 독자들이 상당할 것이다. 당시 타임머신이라는 신선한 소재로 30년 전 시간여행을 하는 설정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 어린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했다.

그럼, 과연 영화처럼 타임머신 타고 과거로의 여행이 가능한가? 김포에선 가능하다. 장난감 하나 없어도 즐겁던 시절. 지금 아이들에게는 상상도 못할 그런 시절이 있었다. 책가방조차 흔하지 않았던 그 시절. 지금부터 그 시절로의 여행을 떠나보자. 땀방울과 사랑 냄새 물씬한 ‘덕포진교육박물관(이하 교육박물관)’에서 말이다.

‘땡! 땡! 땡’ 선생님의 종소리에 아이들은 금세 순간이동 한다. 오늘은 금파초등학교 3학년 1반 친구들이 주인공. 낯설고 생소하고 불편한 상황에서도 우리 아이들 너무도 재밌나 보다.

■ 술래잡기 고무줄놀이 말뚝박기 망까지 말타기…

거친 마룻바닥에 나무책상과 걸상. 책상 위에 반으로 가른 선은 38선보다 야속하다. 벽에 붙어 있는 반공포스터는 지금도 어색함이 없다. 조개탄을 넣어야 제구실을 하는 통통한 난로는 여전히 교실 가운데 떡하니 버티고 있고 그 위로 양은 도시락 속 묵은 김치가 익어간다. 좀 산다는 아이 도시락에 있을 법한 달걀 후라이나 분홍색 챔피언 소시지도 침샘을 자극하는 하루다.

교육박물관 1층에 마련된 추억의 교실 모습이다. 옛날이야기 같은 할머니, 할아버지 어린시절 이야기가 어찌나 재미있는지 졸고 있는 학생은 눈 씻고 찾고 싶어도 찾을 수 없다.

쥐꼬리를 제출하는 게 숙제였던 시절. 코흘리개가 놀림거리가 되지 않았던 시절. 배고픔이 일상이었던 시절. 금파초 어린이들 끔찍해하지도, 지저분하다고 질색하지도 않는다. 도시락을 못 싸 오면 급식 먹으면 된다는 아이의 거침없는 답변에 여든이 넘는 선생님도 빵! 터진다.

교과서에서만 보았던 흑백사진과 같은 사연을 우리 아이들은 어떻게 받아들일까. 그 속에 자신의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삶이 녹아 있다는 걸 알아차리는 못 하더라도 아쉬움은 없다. 다만 살아 있는 역사를 피부로 느끼기에는 부족함이 없기 때문이다.
   
 김동선 선생님(덕포진교육박물관 관장)이 학생들과 반공 수업 중이다.

■ 책받침 속 그들이 아직도 설레는 곳

80년대 후반, 우리나라 대중문화의 새 바람이 분다. 요즘 말하는 아이돌 스타의 등장과 일명 워크맨(Walkman)이라 불리는 소형 카세트 플레이어 보급이다. 워크맨은 일본 소니사 제품이 최고였지만 그것에 버금가는 국내 토종 제품 삼성 마이마이(mymy)를 빼놓는다면 그 시대를 풍미했다고 보기 어렵다.

어학 공부에 필요하다며 부모 졸라 샀던 미니 카세트는 과연 그 용도로 사용됐을까? 귀에 쏙 들어가는 이어폰만으로도 신세대임을 내세울 수 있었던 품목. 모르긴 몰라도 음악 감상용으로 사용했던 독자들이 꽤 될 터. 자녀가 딴 짓 한다고 꾸지람할 자격이 있는지 이곳에서 잠시 반성하는 시간을 가져보자.

교육박물관 학창시절 체험관에서 잊고 지내던 과거가 하나둘 피어오른다. 가수 이지연이 표지모델이 된 가요 포켓북과 긴 생머리 날리며 웃고 있는 소피 마르소는 아직도 가슴을 설레게 한다. 이뿐이겠는가. 후크 달린 교복과 교련복 입은 친구가 어깨를 나란히 하고 기념사진을 찍기 충분한 곳이다.

졸업식에 졸업통을 꼭 들어야 진정한 졸업생이 될 것 같았던 부모의 어린 시절을 아이들은 하나도 놓치고 싶지 않은가 보다. 핸드폰 카메라를 연신 눌러대는 것을 보니 오늘 저녁 엄마, 아빠의 과거를 모두 알고 돌아왔다며 엄포를 놓을 수도 있으니 방심하지 말자.
   
 '친구... 우리 한 컷 찍어볼까' 찰칵~

■ 독고탁 삼촌 만나 딸기 얘기 나눠볼까?

1층에서 2층으로 이어지는 공간에 돌아온 독고탁과 맞닥뜨린 아이들의 표정이 다채롭다. 웹툰 세대인 어린이들 독고탁 만화보다 딸기가 등장하는 책에 눈길이 먼저 간다. 만화라는 매체는 어쩜 저리도 세대를 넘나드는가. 방학이 되면 만화책방에서 독서량을 채우던 부모의 눈빛도 저 모습 그대로였으리라.

교육박물관 2층은 교육과정의 변천사를 한 번에 꿰찰 수 있는 곳이다. 조금씩 사라져간다는 문방구에는 불량식품이 아직도 아이들을 유혹하고 있다. 갱지 비슷한 공책이며, 신나게 놀아야 할 여름방학 발목 잡던 탐구생활은 세월이 흐름에도 위풍당당하다. 지금의 EBS 방송 전신인 KBS 3TV 가정중학 교재도 버젓이 자리하고 있다.

최근 문화다양성이 관심을 끌면서 이곳에도 여러나라 문화를 만날 수 있는 공간이 준비했다. 이곳에서는 중국, 일본, 베트남의 국기, 언어, 화폐, 수도와 대표 산업이 무엇인지 한눈에 파악 가능하다. 또한, 의복, 음식 등의 소박한 문화를 소개도 잊지 않는다. 아이들은 나라별 개성을 체험하며 문화다양성에 대한 안목을 넓힌다.

3층 농경문화 교육관은 또 어떠한가. 김포는 예로부터 농경문화 정착이 탁월했던 지역. 우리 민족의 근간이라고도 할 수 있는 농경에 대한 식견을 넓힐 수 있는 곳이 이곳 말고 또 있을까? 촌스럽고 낯설면 어떠하랴. 그 촌스러움과 낯섦이 우리나라를 세계 강대국 반열에 오르게 한 원동력임을 어린 친구들에게도 알려주기 충분한 곳이다.
   
 만화책방을 방불케하는 덕포진교육박물관 2층과 3층 사이 서가.

■ 옛 박물관에서 만나는 영어 이야기

아이들의 시간여행을 돕는 학예사가 질문한다. 우리나라 글이 무엇이냐고. 금파초 3학년 학생들은 한명도 빠짐없이 한글을 외친다. 그렇다면 한글을 만든 인물은 누구냐는 질문도 거뜬히, 만들게 된 동기도 막힘없다. 역시 우리 3학년 학생들 똘똘하다.

이처럼 한글은 창제 연도나 원리가 명확히 밝혀진 글자다. 전 세계를 둘러봐도 이처럼 과학적 짜임으로 만들어진 글자는 없으니 우리 학생들이 똘똘할 수밖에 없나보다. 그렇더라도 글로벌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영어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다.

상상해보자. 아침에 일어나 밤에 잠들기까지 영어를 사용하지 않는 생활이 가능한지 말이다. 굳이 한 표 찍으라면 불가능 쪽에 던지는 게 정답과 가까울 것이다. 글로벌 시대를 살아갈 우리 아이들의 영어 사용은 어쩜 필연이 아닐까 싶을 정도다.

이에 착안한 것이 바로 ‘박물관 길 위의 인문학’. 영어를 사용하고 있지만 그 탄생의 비밀을 알고 있는 이가 몇이나 있을까. 영어 종주국이라 내세우고 있는 영국부터 현대 영어의 아버지라 불리는 셰익스피어까지 영어 인문학의 여행길을 제대로 안내하는 곳이 바로 교육박물관이다.

   
 보기만하는 박물관에서 체험하는 박물관으로. '박물관 길 위의 인문학'을 활용한 영어 체험학습.

교육박물관 체험이 남다른 이유는 어르신 대상 프로그램의 진행이다. 동창생도 좋다. 친구도 좋고, 사제지간도 좋다. 옆집 고촌댁과 함께 풍금 반주에 동요를 불러도 전혀 쑥스럽지 않은 곳. 백발 어르신도 선생님께 꾸지람 들을 수 있는 유일한 곳. 바로 덕포진교육박물관이다.

함께한 열 살배기 꼬마들에게 오늘 체험은 아마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만큼이나 생소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생소함 속에서 상상력이 자라고 창의력이 커지는 건 아닐까. 어차피 현대 과학의 발전은 과거의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함이었으니 말이다. 시간여행의 피로감도 없이 활짝 핀 우리 아이들의 표정을 보니 또 다른 내일이 기대된다.

덕포진교육박물관은 대곶면 덕포진로 103번길 90에 있다. 미취학아동 1,000원, 초등생은 1,500원, 청소년 2,000원, 성인 3,000원이며 단체는 할인도 된다. 자세한 사항은 덕포진교육박물관 (☎031-989-8580)이나 김승태 학예사 (☎010-7688-8580)에게 문의하면 된다.
   
중국, 일본, 베트남 문화 탐색에 나선 금파초 학생들.

   
 '그래,  나 어려서는 그랬지~' 어르신 체험.
   
 김동선 선생님과 금파초 3학년 1반 학생들.
   
 가수 이지연이 표지 모델로 등장한 포켓 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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