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학운초등학교(학교장 고현숙)에서 이색 결혼식이 진행됐다. ‘우리 결혼했어요!’라는 주제로 3학년 학생들이 부부의 아름다운 언약식을 가졌다.

혁신학교로 지정된 학운초는 그동안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학생들의 전인 교육에 앞장서고 있다. ‘우리 결혼했어요!’ 프로그램은 모의 인생게임을 통해 아이들에게 결혼 문화의 다양한 형태를 알려주기 위함이다. 또한, 결혼 후 들어온 축의금은 전액 기부해 건강한 결혼문화를 일깨워 주기 위해 마련됐다.

결혼식의 주인공은  아이들이다. 신랑‧신부는 물론 양가 부모님, 주례, 사회자, 하객 등 모두 3학년 아이들이 역할을 맡아 진행됐다. 

여느 결혼식장에서 볼 수 있는 모습처럼 입구에는 축의금 접수로 분주하다. 미리 준비시킨 가상화폐로 축의금을 내는 학생들과 축의금을 접수하는 학생들의 모습이 사뭇 진지하다.

본격적인 결혼식이 시작된다.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신랑‧신부의 행복한 앞날을 위해 양가 어머니가 화촉을 밝힌다. 이어 신랑이 늠름한 걸음으로 등장하고 하객의 박수도 이에 못지않게 우렁차다. 다음은 신부 입장. 아버지의 손을 잡고 들어오는 신부는 오월의 햇살만큼이나 눈이 부시게 곱다.

‘서로 믿고, 의지하며, 평생을 사랑하겠냐’는 혼인서약에 신랑의 목소리가 식장을 가득 채우고 이에 신부는 다소곳한 목소리로 서로의 사랑을 맹세한다. 꼬마 하객들의 볼은 왜 발그레해지는지. 자리를 함께한 어른들은 추억 속 새색시와 새신랑이 된다.

몇 날 며칠 고심했을 주례사가 엄숙한 분위기를 자아내며 그들의 앞날을 축복한다. 이어 친구들이 준비한 축하공연이 이어진다. 공연을 지켜보는 하객들도 모두 하나 돼 노래 부르고 어깨를 들썩이며 축제를 즐긴다. 친구의 결혼식을 축하하기 위해 그들은 오랜 시간을 연습에 연습으로 구슬땀을 흘렸으리라.

초등학교 3학년 사회교과 연계로 이뤄진 모의 인생프로젝트 ‘우리 결혼했어요!’. 아이들은 가상 결혼식을 통해 가족 구성원의 역할을 자연스럽게 배웠다. 또한, 역할 분담과 협의를 통한 부부의 생활을 학습함으로 부모에 대한 감사함과 가정 내에서 자신의 역할을 다지는 기회였다.

아름다운 언약식의 자리인 만큼 이날 들어온 축의금 십여만원은 초록우산김포아이사랑센터에 기부됐다.

사돈이 된 양쪽 집안 어머니

신부와 팔짱 끼고 들오는 아빠

혼인서약의 시간

멋진 주례 선생님

자녀의 결혼을 지켜보는 부모님

축의금 전액 기부

학운초등학교 3학년 아이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