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천 연수구에서 18세 A양이 같은 동네 사는 8세 B양을 납치해 살해한 후 시체를 유기한 사건이 사회적 충격을 주고 있다.

조사결과 A양은 조현병을 앓고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정신분열증이라고도 불리는 조현병은 망상, 환청, 와해된 언어, 정서적 둔감 등의 증상과 사회적 기능에 장애를 일으킬 수도 있어 꾸준한 치료가 필요한 정신 질환이다.

조현병은 '현악기의 줄을 조율한다'는 뜻으로 환자의 상태가 현악기가 조율되지 못했을 때와 비슷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대부분 사춘기를 전후하여 발생하는 이 증상은 현실과 다른 것을 믿으며 망상이 가장 주요한 증상으로 알려져 있다.

앞서 말한 A양의 경우처럼 극단적인 상황은 아니더라도 우리 주위에는 폭력, 성, 범죄, 가출 등에 무방비하게 노출된 청소년들이 있어 관심을 필요로 하고 있다. 이들을 위기청소년이라 분류하고 법적으로 보호하고 있지만, 우려스러운 건 A양과 같이 법적보호대상자가 아닌 사각지대에 놓인 청소년의 이탈이다.

이에 김포시청소년육성재단 청소년상담복지센터(이하 센터)는 위기청소년이 자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고민에 고민을 하고 있다. 특히, 경증정신질환 청소년을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를 한다면 이런 끔찍한 사건을 미리 막을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다.

센터는 그동안 김포시청소년통합치원체계를 구축하고 위기청소년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 왔다. 이번 호는 센터에서 진행하는 청소년 사회안전망 위기지원사업에 대해 알아본다.

■ ‘김포시청소년통합지원체계(CYS-Net)’는 무엇?

지역사회 시민 및 청소년 관련 기관과 단체가 위기상황에 처한 청소년을 발굴하고 구조하는 과정을 거처 치료의 과정까지 참여하도록 하는 시스템이다. CYS-Net(Community Youth Safety-Network)로 불리는 이 체계는 위기청소년이 건강한 성장에 도움을 주려는 연계망으로 보면 된다.

■ CYS-Net 서비스 진행은?

우선 위기청소년 발견과 의뢰 과정을 거친다. 경찰서, 학교, 1388청소년지원단, 연계기관 등을 통한 위기 청소년을 발견 즉시 의뢰하는 과정을 말한다.

다음 단계는 청소년의 위기 정도를 평가하는 ‘위기정도 판정 맞춤서비스 계획’ 단계다. 이 과정에서 서비스 계획을 수립하게 된다. 수립 후 본격적인 ‘지원서비스 제공’이 투입된다. 김포시청소년통합지원체계를 통한 지원서비스 제공되며, 이를 통해 학교적응, 가정복귀, 사회진출, 자립 등 건강한 시민으로 성장하도록 돕는 ‘사회적응’ 단계로 마무리된다.

■ 다양한 CYS-Net 사업

센터는 공공기관과 민간기관 등 다양한 기관과 협력하는 방법을 추진하고 있다. 이른바 ‘지역연계협력사업’으로 위기 개입 사례로 회의를 진행한다. 이 회의는 실행위원회, 1388청소년지원단, 학교지원단 등이 참여하며 운영 활성화 방안 논의는 물론 반영에 힘쓰고 있다.

예방만한 치료는 없을 것이다. 센터는 위기청소년 발생을 사전에 예방하고 재비행 예방을 위해 인성순화 교육과 비행예방 프로그램을 3월부터 12월까지 진행하고 있다. 또한 인터넷과 스마트폰에 과다히 노출된 청소년을 위한 중독예방‧해소사업을 연중 진행 중이다.

위기청소년이 센터로 방문해 자신의 위태로움을 호소하기란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이점을 보완하기 위해 센터는 ‘이동상담실’과 청소년전화 ‘1388’을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이동상담실’은 매주 목요일은 사우문화광장 상담실에서, 금요일은 통진도서관에서 각각 방과 후에 진행된다.

위기청소년의 구심점은 가정일 것이다. 센터는 부모와 자녀의 소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판단하고 ‘위기청소년 가족역량강화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8월과 10월에 시행하는 캠핑을 통해 부모와 자녀가 마음을 열 수 있는 장을 마련하는 것에 목적을 두고 있다.

■ 학업에 지장없도록 돕는 '낮 병동 프로그램'

위기청소년의 경우 이상증후를 조기에 발견하면 치료는 충분히 가능하다. 하지만 학업과 치료를 병행한다는 건 현 교육 여건 상 그리 녹록지만은 않다.

그동안 센터는 대인관계에 불편함을 보이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종합심리평가를 하고 평가 결과 의심되는 청소년에게 병원의 진료를 권유했다. 물론 조기 발견은 부모와 학교의 몫이다. 학교에서 상담 형식으로 접근해 센터로 의뢰하면 센터는 종합심리평가 후 병원과 연계하여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돕는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건 수업시간과 진료시간이 겹치는 부분이다. 이에 센터는 ‘낮 병동 프로그램’을 운영해 수업시간 중인 낮에 진료를 받으면 출석으로 인정하는 방법을 찾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교육기관과의 협의가 필요한데 현재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다.

또한, 의료기관과 MOU 체결을 해 위기청소년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치료에 임할 수 있도록 돕는다.

열 손가락 깨물어 아프지 않은 손가락은 없다. 건강하게 일상생활 잘 하는 청소년은 물론 여러 사연으로 위기청소년이 된 아이들에게는 관심과 사랑을 주는 건 당연하다. 이에 공공기관과 민간기관이 힘써 열 손가락이 가지런히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게 사회 안전망의 순기능일 것이다.

※ 다음 호에서는 ‘학교폭력원스톱지원’에 대해 알아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