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3월 개통 예정인 제2외곽순환도로 제1구간 IC명칭도 이미 새로운 이름으로 선정되었다. 인천에서 김포에 이르는 해당 구간 지자체인 김포시는 IC명칭을 선정하면서 큰 오류를 범하고 만다. 서와 북을 제대로 분간하지 못한 선정이지만 자체 시정위원회에서 정하였다는 이유로 그것을 끝까지 고수한다. 민원을 냈더니 자신들은 의견을 제출했을 뿐 국토교통부에서 명칭을 최종 확정한다고 무성의하게 답한다.

김포시 지도에서 보면 누가 봐도“대곶IC”가 서김포에 해당되고, "서김포IC"가 북김포에 해당되어 이 오류를 재검토 해달라는 것인데 답변시 이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이 없다. 그들은 김포시의 위상을 격상시키기 위해 통진IC의 의견은 무시한채 그렇게 정하였고, 그것이 혹자는 지자체단체장의 업적이 되도록 함이라 한다. 게다가 IC는 건물이 위치한 속지주의(양촌 흥신리)가 우선이라며, IC 출구가 통진(48번국도)임에도 “양촌, 통진”이라고 병기 까지 한단다.

이러한 김포시의 잘못된 IC명칭 선정에 대해 국토교통부에 민원을 냈더니, 거기선 한국도로공사로, 한국도로공사에선 인천김포고속도로주식회사로 이첩했고, 회사 담당자로부터 전화와 함께 민원답신을 받았다. 자신들은 지자체에서 받은 명칭으로 정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결국 전국민이 사용하는 도로명을 지자체 맘대로 선정한다는 말이다. 해당 지역구 국회의원에게도 민원을 냈는데 귀하신 분들이라 그런지 가타부타 아무 응대도 없고, 통진이장단 회장에게 전화를 걸었더니 그것이 어째서 잘못되었냐며 전화를 끊어버린다. 이후 국민들의 고충을 해소하는 최상위기관인 국민권익위원회에 민원을 냈고, 권익위에서는 다시 국토교통부로 이첩했으며, 그 다음은 전과 똑같이 고속도로 주식회사에서 전화가 걸려온 것이 전부이다. 결국 상부기관에 낸 민원은 아무런 소용도 시원한 답변도 들을 수 없는 민원인만의 쓸데없는 애국심일 뿐이었다.

이렇게 대응하는 이 나라의 민원 응대 수준을 보고 나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이게 오늘날 우리 정부의 민원 처리시스템이자 민원 답변의 수준이기때문이다. 공무원들이 마이동풍인데다 동서남북도 분간 못하는 것을 보면 필시 그들의 나침반은 고장이 나고 만 것이다.

특히 고속도로 IC 이름의 선정은 전 국민의 편익에 해당되는 매우 중요한 일이다. 그 도로가 자기 지역을 지난다고 하여 그 지역 사람들만 이용하는 것이 아니므로 시장 맘대로 결정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적어도 국토교통부는 그것을 국가적 차원에서 명명하고 관리해야 되지 않겠는가. 그리고 권익위는 고작 민원 이첩만 담당하는 곳인지 한심하기 짝이 없다. 차라리 주민들의 의견은 상관없이 도로 명칭의 선정은 지자체 단체장이 정한다고 명문화하든지, 서로 책임질 일들을 떠밀며 민원인들을 기만하고 있다.

3곳의 정부기관 등에 민원을 보냈는데 희한하게 민간 주식회사로부터 똑같은 민원 답신을 받는다는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나는 민간에 민원을 내지 않았다. 민원인이 억지를 부리는 것도 아니기에 민원인이 물으면 답변이라도 제대로 해줘야 되는 데 그것을 묵살하는 태도는 아무래도 이해가 안된다. 국가 행정의 고장 내지는 태만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 불행하게도 지금 우리나라 도로의 나침반은 지자체 단체장이 맘대로 바늘을 움직이고 있어 계속 고장 중이다.

*독자 투고 글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