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덕연 김포복지재단 이사장

지난달 12일 조덕연 전 김포사랑운동본부 이사장이 김포복지재단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평소 나눔을 생활화하고 있는 조 이사장은 현재 국제교류회한국네팔연대(이하 김포 한네연) 회장을 겸해 김포를 비롯한 네팔에서도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복지재단 이사장으로 임명받고 많은 걸 스케치 해 보았습니다. 나름대로 김포 복지를 위해 우리 재단이 어떻게 도울 수 있는지도 고민했었죠. 그러나 막상 출근하고 보니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눈에 띄더군요. 김포 복지를 위해 할 일이 많습니다”

취임한 지 한 달, 형식적인 취임식도 내려놓은 조 이사장은 일정 소화에 하루 24시간을 쪼개 쓰고 있다. 그는 무엇보다 중요한 건 현장에서 직접 보고, 듣고, 투입할 여건을 만들어 가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이사장으로 있는 동안 복지 사각지대를 돌아보며 퇴임해야겠다고 생각했다는 조 이사장은 한 분이라도 소홀할 수 없다 했다.

혼자가 아닌 여럿이

조 이사장 취임 후 직원들 어깨에 힘이 가득하다. 매주 직원들과의 회의를 통해 정보 교류는 물론 앞으로 진행될 업무와 사업 계획 아이디어 등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말미암아 재단은 체계화되고, 업무 효율성은 향상된다.

“매주 회의를 통해 직원들과 소통하고 있습니다. 다음 주는 ‘찾아가는 복지 서비스’라는 주제를 가지고 회의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실질적으로 복지는 진정 받아야 할 사람이 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현실은 받아야 할 사람이 받지 못하고 있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복지 혜택을 몰라서 우리(재단)를 찾지 못하는 분들이 계십니다. 혹은 알면서도 찾지 못하는 분들도 계시죠. 이분들은 절차를 몰라 복지 사각지대에 놓이게 되는 경우라 볼 수 있습니다”

취임 후 여러 단체에서 후원 관련 부탁을 해 오는 경우를 접한다고 한다. 조 이사장은 그때마다 혼자의 결정이 아닌 직원들과의 의견을 수렴해 진행한다. 혼자가 아닌 여럿이 모이면 업무 추진에 있어 시너지효과를 볼 수 있다는 개념이다.

“한 분이라도 소홀할 수 없는 자리입니다. 또한, 혼자 할 수 없는 자리죠. 처음 부임했을 때, 후원해 주는 분들을 일일이 찾아뵙고자 했는데, 그 또한 녹록치 않습니다. 그러나 여러분이 우려하는 투명성만은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작은 것이라도 원칙을 지키고, 후원자에게 도움이 필요한 곳을 알려 주는 것이 우리 복지재단이 지향할 목표라 생각합니다”

독립할 수 있도록 꾸준한 지원이 진정한 나눔

조덕연 이사장 하면 땔 수 없는 행적이 바로 ‘김포한네연’이다. 네팔 여행 중 우연히 접한 현지 사정을 보고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는 그는 학교 두 개교를 설립하고 현재도 꾸준한 관심을 두고 있다. 오지에 학교를 설립하고, 그곳 출신 아이들이 성장해 자립하는 것을 볼 때 가장 뿌듯하다고 전한다.

“처음 약속은 2년만 도움을 주기로 했습니다. 보육센터로 시작한 곳이 초등학교로 이관할 여유 시간이 필요했던 모양입니다. 그러나 현실은 달랐습니다. 정부에서 초등학교 이관을 받아들이지 않았던 거죠. 그래서 5년간 유지하게 되었습니다. 그 후 그들이 자급자족할 방법을 모색하다가 양 100쌍(200마리)을 지원하기로 했죠. 양을 키우면서 생길 수익을 생각하면서요. 그러나 생각 못 했던 부분이 있었습니다. 어린양에게는 단기간에 수익이 생기지 않는다는 거죠. 아차! 했지만, 지금은 어느 정도 수익이 발생해 다행입니다”

“얼마 전 보건소 설립에 도움을 주었습니다. 오지에 보건소가 들어서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된 거죠. 상주 의료진은 없지만, 일주일에 한 번씩 시에서 의료진이 파견돼 그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약품은 우리병원을 비롯한 뜻을 같이하는 곳에서 후원받아 지원했습니다. 최근 놀이방도 만들어 현지 주민 호응이 상당히 높습니다. 모두 감사한 일이죠”

네팔 안나푸르나를 지나는 대로변에 당당히 ‘김포한네연’이라는 이정표가 있어 이곳을 찾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큰 자긍심이 된다고 한다. 그만큼 네팔에서 김포한네연이 안정적 지원을 할 수 있었던 것은 회원들의 노력과 관심 덕분이란다.

또한, 지난해 발생한 대지진은 재앙이었다며, 김포시 차원의 모금을 비롯해 한 푼 한 푼 모인 성금은 붕괴한 학교 1개교를 지원하였고 지진 피해지역 복구에도 모금액이 투입 되었다. 그는 대상자가 자립할 수 있도록 꾸준한 관심을 갖고 지원하는 것이 진정한 나눔이라 말한다.

어떠한 일이든 ‘신뢰’가 가장 중요

김포복지재단의 기본 방향은 공감, 신뢰, 협력, 나눔, 전문성, 투명성이다. 이 중 가장 중요히 생각하는 게 무엇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조 이사장은 주저 없이 ‘신뢰’라 했다.

“공감, 신뢰, 협력, 나눔, 전문성, 투명성 모두 중요합니다. 특히, 우리 복지재단 같은 경우 투명성을 생명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투명성보다 앞서야 할 것은 ‘신뢰’라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여러 활동을 해 왔지만, 신뢰만큼 중요한 건 없었습니다. 가정이든 사회든 신뢰가 우선 돼야 한다고 봅니다. 믿고 지켜봐 주는 분들에게 보답할 방법은 바로 여기에 있죠. 신뢰를 바탕으로 했을 때, 공감, 협력, 나눔, 전문성, 투명성이 함께할 수 있습니다. 그저 저는 힘이 닿는 데까지 온 힘을 다하자는 소신 있게 임할 뿐이죠”

“아내를 포함한 가족에게는 미안한 마음뿐입니다.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지만, 가족과 함께 보낸 시간이 부족했기 때문이죠. 그런 저를 아침마다 식사 챙겨 출근시켜주는 아내에게 고마울 뿐입니다. 처음 봉사를 하게 된 계기도 아내 덕분이죠. 배울 점이 많은 사람입니다”

 나눔이란 마음만 있다고 쉽게 이뤄지는 일이 아닐 것이다. “봉사란 내 생활 자체다”라고 말하는 조 이사장은 앞으로 김포복지재단이 나갈 길에 대해 묻자, 복지 혜택을 몰라 못하는 시민을 위해 ‘찾아가는 복지 서비스’를 구현할 것이라 하면서, 진정으로 받아야 할 사람이 받는 복지를 펼치겠다고 했다. 그러기 위해 오늘도 현장에서 직접 보고, 듣고, 투입할 여건을 만들어 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