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봉사를 위해 71세에 미용사 자격증을 취득한 이정화 할머니(사진 왼쪽)와 8개월 간 실기를 지도한 김포뷰티아카데미 이순녀 원장.

60대도 아닌, 71세 어르신이 봉사를 위해 김포에서 미용사 자격증을 땄다. 주인공은 이정화 할매.

할머니는 지난 1일 한국산업인력공단으로부터 미용사 실기시험 합격증을 받았다. 올 4월 필기시험에 합격 뒤 7번 도전 만에 최종 국가자격증을 가슴에 품었다.

"아이들 다 출가 시키고 보니 ‘나머지 시간을 어떻게 보낼까, 어떻게 하면 보기 싫지 않게 활용할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을 했어. 무식한 말로 가위 하나 들고 소독 솜만 있으면 다른 것 없이도 어르신들이 길에 계시든, 아파서 누워 있든 달려가서 잘라 줄 수 있잖아. 내가 차 운전도 돼. 근데 자격증이 있어야 남의 머리를 만질 수 있더라고. 그래서 ‘작심하고 배워서 자격증을 따야겠다!’ 그렇게 맘을 먹었지."

할머니는 김포와 한몸이었던 인천 검단에서 환갑을 보냈지만 신도시가 들어서며 10여 년 전 강화도로 터전을 옮겼다. 2남 2녀를 모두 출가시키고 슬슬하에 손주도 11명이어서 시간이 빠듯한 할매. 살면서 "정미소며 방앗간이며 안 해 본 거 빼곤 별거 별거를 다 해봤다"는 할머니는 다시 인생 7막 이후 봉사를 꿈꾸며 올 4월 김포시 북변동 미용학원의 문을 두드렸다.   

8개월 간 할머니를 지도한 김포뷰티아카데미 이순녀 원장(55세, 미용장)은 "큰 욕심 안 부리며 소규모 창업을 목표로 60대가 미용을 배우는 경우가 있지만 70대는 이번이 처음"이라면서 "50대 분들이 전화 와선 ‘지금 나이가 많은데 될까요?’ 하고 물으시는데 50대는 젊은 편이고, 이젠 답이 더 확실해 졌다"고 웃었다.

이정화 할매는 "자격증도 땄으니까 이제 봉사해야지. 내가 다리도 아프고, 허리도, 눈 두 짝도 다 수술을 했어. 이거 따면서 눈에 실핏줄도 터졌고. 하지만 한 번 한다고 결심했으니까 해야지. 지금은 너무 좋아!"라고 말했다. 

그리고 격정의 시대를 만나 나름 질풍노도(?)의 시절을 보내고 있는 5, 60대에게 한 말씀을 부탁하자 "‘늦다 생각마라. 시작했음 끝을 봐라. 그럼 언젠간 된다’ 딱 그 말만, 더 무슨 말을 하겠어."라며 기운 내라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