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의 땅과 물을 상징하는 김포시의 심볼마크와 도시브랜드 'Best Gimpo'를 바꾸자는 목소리가 나왔다. 김포의 역사와 정체성을 담고, 지역의 오늘과 내일을 상징할 수 있는 새로운 CI, BI로 개정하자는 주장이다. 사진은 중구난방으로 혼합돼 쓰이고 있는 김포시의 심볼마크와 브랜드, 슬로건, 시정구호.<편집=최구길 기자>

"알지도 써먹지도 못하고 공감도 없는 도시 슬로건, 이제는 바꿀 때가 됐다."

정하영 시의원이 행정사무감사, 5분자유발언, 시정질의를 통해 김포시의 CI(Corporate Identity, 심볼마크), BI(Brand Identity, 도시브랜드) 개정을 주문해 결과가 주목된다. 김포의 역사와 정체성을 담고, 지역의 오늘과 내일을 상징할 수 있는 새로운 CI, BI로 바꾸자는 것이다.

특히, 새로운 CI와 함께 '환타지아, 문화특별시 부천' '꽃보다 아름다운 고양'처럼 김포의 특징을 살린 BI 제정 필요성을 누차 강조했다.        

정 의원의 지적이 이어지자 유영록 시장은 지난 12일 시정질의 답변에서 "CI, BI가 1997년 제정돼 현실과 동떨어져 민선 5기에 개정을 추진했지만 상당 예산이 필요해 적극적으로 설명하지 못했다"며 "시민들의 동의와 의원 협의를 거쳐 재추진하겠다"고 답했다.

현재 김포시가 사용하고 있는 CI는 1997년 김포군 시절에 제작됐다. 그 이듬해는 '김포시 상징물 조례'를 만들고 시를 상징하는 심볼마크로 시기(市旗), 휘장, 도시브랜드, 마스코트, 캐릭터, 동·식물을 정했다. 하지만 그 CI는 민선4기를 거치며 현재는 시기에만 사용된다.

사진은 전국 지방자치단체의 슬로건과 통합이미지(CI).

광활한 평야와 드넓은 대지, 풍부한 수자원을 타원형 이미지로 표현했다는 심볼마크(CI), 진취적 미래상을 형상한 BI 'Best Gimpo'다.

김포시는 Best Gimpo 활성화를 위해 민선 3기 당시 '4대 전략 40개 실천사항'을 정하고 선포식도 열었다. 각종 모임과 회식 때마다 건배제의를 "Best!(선창)" "Gimpo!(후창)" 하면서 이미지 확산에 노력했다. 이어 민선 4기에서 사용 기준을 정하고 조례를 전면개정하기도 했다.

하지만 브랜드 홍보와 인지도 확산 노력에도 불구, 시민에게 혼란을 가중시키는 일들이 반복됐다.

민선 3기에 출처 불명의 도시브랜드를 또 하나 만들고, 민선 4기 때는 Best Gimpo의 구성요소를 임의로 변경해 Best의 B를 '축복의 땅(Blessed)'에서 'Beautiful(아름다운)'로 바꿨다.

조례에 의해 시장은 상징물을 제정, 개정할 때 시민 여론수렴 절차를 거쳐야 하지만 공무원들이 임의로 제작, 변경한 뒤 오히려 시민들의 인식부족을 탓한다.

한글을 도시슬로건으로 선정한 전주. 서류봉투부터 결재판까지 통합이미지를 사용한다. '한바탕 세계를 비빈다'는 슬로건으로 지역 대표음식인 비빔밥과 통합의 이미지를 잘 살렸다.

정 의원은 지난 시정질의에서 "지금도 시민들이 김포시의 심볼마크와 도시브랜드 'Best Gimpo'가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지 잘 모른다"며 "심지어 사용할 때 시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지, 시민들도 사용할 수 있는지도 알지 못하는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12일 시정질의에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김포시의 상징마크와 설명을 올린 뒤 나온 시민들의 반응도 소개했다.

시민들은 덧글에서 "설명을 듣고도 저 마크가 그런 뜻을 담고 있다고 보긴 어렵다." "6~70년대의 향기가~ 전문인으로서 관공서의 CI 작업들은 너무 정형화되어 있고, 새로운 시도에 다소(?)의 두려움을 가지고 있는 듯 하다." "지자체의 브랜드 작업은 과거/현재/미래를 담아내야 하는 섬세함이 필요할 듯." "베스트 김포, 그 막연한 가치가 주는 공허함은 뭘까요?" "이제, 바꿔도 될 듯 한데요? 물론, 제작비 관련 예산 등등 보다 시민창의제안 통해서." 등 개정 의견이 다수였다.

정 의원은 "지난달 경기도 남경필지사가 민선 6기 도정 운영 비전과 원칙을 담은 새로운 BI로 '굿모닝 경기'와 'NEXT경기'를 발표하면서 '기존에 사용하던 BI도 병행 사용한다'고 밝혔다. 자리 잡는데 오랜시간이 걸려도 정책단계까지 간다는 것"이라면서 "민선 3, 4기 배려도 중요하지만, 시장은 김포라는 상품을 파는 장사꾼으로서 호감과 경쟁력 있는 브랜드를 만들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한편, 권오준 시의원도 지난 행감에서 공보담당관에게 "딱히 김포 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인물이 됐던, 특산물이 됐던, 지역이 됐던 다른 지역에 비해서 떨어지는 것 같다"지적하면서 "우리 김포를 내세울 수 있는 특별한 방안이 있냐"고 질의하기도 했다.

박기원 공보담당관은 "금년 8월 시에 대한 이미지를 한 가지로 정체성 있게 이끌어나가려고 '한강의 끝 변화의 시작'이라는 타이틀로 계속 초점을 맞춰서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베스트 김포' '지속가능한 창조도시 김포' 외에 또하나의 도시슬로건이 생기는 것이다.